전세가율 81%… 되살아나는 ‘강서구 빌라왕’ 악몽

이소현 기자 2025. 4. 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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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전세 2억500만 원짜리 빌라를 구한 A 씨.

서울에서 '빌라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컸던 강서구의 연립·다세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일 한국부동산원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최근 3개월) 강서구의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은 8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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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72.2%서 8.8%P 올라
2022년 전세사기 발생때도 82%
3개월간 보증사고 155건 ‘최다’
연립 등 보증금 미반환 우려 커져

2021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전세 2억500만 원짜리 빌라를 구한 A 씨. 전세 만료 기간이 지났지만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다. 부랴부랴 집의 매매 시세를 알아보니 전세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2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 3월 서울남부지법은 해당 가구에 대해 강제경매 개시 결정을 내렸다.

서울에서 ‘빌라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컸던 강서구의 연립·다세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만큼 전세 사기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2일 한국부동산원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최근 3개월) 강서구의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은 81%로 나타났다. 이른바 ‘강서구 빌라왕’ 사건이 발생한 2022년 12월 82%와 1%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강서구 전세가율은 한동안 전세 기피 현상으로 70%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들어 다시 치솟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만 해도 72.2%까지 하락했지만 올 2월 현재 81%로 급등한 상황이다.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집을 처분해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서 깡통전세로 분류한다. 사회초년생 시절 까치산역 인근 빌라를 구해 2021년부터 4년간 살았다는 B 씨도 보증금 1억40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로 세 달째 1억 원에 대한 대출이자를 갚고 있다.

강서구는 최근 3개월 보증사고 건수가 155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압도적으로 많았다. 강서구 다음으로 많은 사고가 발생한 금천구(51건)의 3배가 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보증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용산구의 2월 전세가율은 41.1%에 불과했다.

더욱이 경매로 넘어가도 전세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을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A 씨 거주 가구에 대한 청구액은 2억512만9100원, 올해 3월 기준 시세는 2억445만 원이다. 경매는 5∼6개월 전의 시세 수준에서 이뤄진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매물이 나오기 때문에 낙찰 가격이 채권 청구액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도 입찰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 낙찰자 입장에선 보증금보다 낙찰가격이 낮으면 추가 자금을 들여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경매낙찰통계를 보면 2월 강서구의 경매 낙찰률은 32.4%, 낙찰가율은 79.9%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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