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산불이 쏘아올린 '재난주관 방송사 KBS' 역할론

손병관 2025. 3. 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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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이재명 항소심 판사 '성향' 문제삼은 조선일보

[손병관 기자]

 3월 27일 한국일보 1면 기사.
ⓒ 한국일보
1) 산불이 쏘아올린 '재난주관 방송사 KBS' 역할론

경북 의성 산불이 닷새째 동시다발로 확산하는 가운데 재난주관 방송사인 KBS 등 공영방송들이 사태 초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산림청이 전국의 산불재난 관련 국가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발령한 것은 지난 25일 오후 4시. 그러나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6일 성명에서 "재난주관 방송사 KBS는 기록적인 산불 재난이 6일째 확대되고 있는데도 특별재난방송을 긴급 편성하지 않았다. 짧은 뉴스특보로 상황을 알리거나 정규방송을 진행하면서 자막으로 내보낸 정도"라고 지적했다.

산림청 위기경보가 발령된 25일 KBS 1TV는 10~20분 가량 뉴스특보 6회, 1시간 뉴스특보 1회, 100분 뉴스특보 1회를 편성했고, 나머지 시간은 정규방송을 유지했다.

KBS 1TV는 이날 오후 6시50분 뉴스특보와 9시 특집뉴스 사이에 일일연속극 '결혼하자 맹꽁아!'를, KBS 2TV는 같은 시각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 '셀럽병사의 비밀 스페셜'을 방송했다. MBC는 25일 다섯 차례 뉴스특보를 편성했지만, 오후 7시40분부터 10시까지는 한국 대 요르단 월드컵축구 예선 경기를 예정대로 중계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한 시청자가 25일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 올린 <공영방송 KBS는 의무를 다하기를 바랍니다> 제목의 청원이 하루 만에 답변 요건인 1000건 이상 동의를 얻었다.

"지방은 산불로 불타고 있던데 KBS는 1채널, 2채널 두 개나 쓰면서 한 곳에서는 생생정보 한 곳에서는 6시 내고향을 하고 있더라"라며 "지방은 공공에 포함이 안 되나?
...(중략) 일본의 공영 방송사인 NHK는 재해, 재난 상황에서는 도쿄든 지방이든 할 것 없이 24시간 특보를 한다. 말로만 공영 방송이라며 수신료 걷어가지 마시고 해야 할 의무는 다하셔야 한다."

KBS가 재난 정보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고령층, 난시청지역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경북 독립언론 뉴스민의 천용길 전 대표는 미디어오늘에 "농촌 지역의 경우 고령층이 많이 산다. TV매체를 밀접하게 보는 데다, 신속한 대피를 돕고 안내할 청년층의 수도 매우 부족하다"고 했다. 천용길은 이어 "내가 사는 동네에서 불이 났지만 TV에선 축구중계와 연속극이 나오면, '그 정도로 심한 상황이 아닌가보네'라며 현실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고도 지적했다.

KBS는 미디어오늘 관련 질의에 "21~25일 자정까지 총 41차례, 18시간 2분 동안 뉴스특보를, 총 5차례 4시간 53분 동안 특집뉴스를 방송했다"고 했다.

지상파 3사만 비교하더라도 3월 21일부터 3월 25일 자정 기준으로 MBC(18회, 6시간 17분), SBS(5회, 1시간 6분)와 비교해 월등히 많은 시간을 뉴스특보에 할애했다는 게 KBS의 입장이다.

2) '물이 있는 계곡은 안전', 잘못 알려진 재난 안전 요령

"산불이 이렇게 빨리 확산될 줄은 몰랐어요."

산불 현장에서 탈출하거나 탈출을 도운 사람들의 체험담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재난안전 요령과 관련해서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른 전문가들의 설명도 있다.

"산불이 나면 물이 있는 곳이 안전하다"는 얘기가 그렇다. 동아일보는 오히려 "물이 흐르는 계곡이 보인다면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이 있어 안전해 보이지만 정반대다. 계곡 일대는 지형이 움푹 파이다 보니 연기가 모여 쌓일 가능성이 큰데, 연기가 꽉 들어찬다면 더는 대피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놓인다. 계곡보다는 산 능선에 있으면서 바람의 방향을 확인하면서 탈출로를 모색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불길이 집 쪽으로 몰려올 때 불이 쉽게 붙는 물건이나 인화성 물질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겨놓고 충분히 물을 뿌려놔야 하지만, 스프링클러나 호스 물을 계속 틀어 놓는 게 반드시 좋지는 않다. 소방관이 출동해 진화 작업에 나설 경우 진화용 물을 끌어와야 하는데 물을 미리 틀어놓으면 수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번 산불의 경우 26일 오후 7시 현재 사망자 26명의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라고 한다. 영덕에서는 요양원 환자 4명을 싣고 피신하던 차량에 불이 붙어 폭발하면서 80대 환자 3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이재준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조교수는 경향신문에 "재난이 닥쳤을 때 도시 거주 노인들은 농어촌 거주 노인들에 비해 사망 피해가 많지 않다"며 "안전안내 문자를 보내고 '알아서 대피하라'는 식의 시스템 대신 반드시 누군가 직접 도움을 드리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3) 제적이냐, 복귀냐... 서울대 의대생들 온라인 투표 돌입

일부 대학교 의대가 등록을 마감한 가운데 학교마다 의대생 복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 의대는 28일 미등록 학생들을 제적 처리하기로 했다. 두 대학에서만 최대 750명이 제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는 24일 전체 의대생(881명)의 45.2%인 398명에게 미등록 제적 예정 통보서를 보냈는데, 등록금 납부를 28일까지 받기로 해 실제 제적생은 줄어들 수 있다.

고려대 의대의 경우, 21일 오후 5시 등록금 납부가 마감된 뒤 "등록 기간을 연장해 줄 수 있느냐"는 학생, 학부모의 전화, 이메일 문의가 쇄도해 행정이 마비될 정도였다고 한다.

고려대 의대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전체 737명 중 300~350명이 제적될 것같다"고 밝혔는데, 연세대와 달리 고려대는 등록금 납부를 먼저 진행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복학원을 제출하게 해 구제할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의대생의 70% 이상이 제적 대상이 된 전남대에서는 뒤늦게 복학을 희망한다는 학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27일 오후 5시를 복귀 시한으로 잡은 서울대에서는 의대생들이 전날 오후 10시부터 의대 전 학년을 대상으로 무기명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마감 시한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27일 오전 잠정집계치를 보고 학생회 차원의 향후 '투쟁 방식'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7일에는 서울대를 비롯해 부산대와 경상국립대, 영남대 의대가, 28일엔 경희대와 충남대, 강원대, 전북대 의대 등이 등록을 마감한다.

4) 이진숙, EBS 사장에 '사랑하는 후배 신동호' 임명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신동호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를 EBS 새 사장에 임명한 것을 놓고 내부 반발이 일고 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은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EBS 사장 공모에 지원한 8명 중 신동호를 임기 3년의 새 사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동호는 1992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아나운서국장을 역임했으며,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총선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임명을 둘러싸고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사장을 임명한 것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일고있다.

대법원이 13일 2인 체제 방통위가 임명한 MBC 대주주 방문진 이사들이 임기를 시작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려진 것에서 보듯 2인 체제에서 방송사 이사들을 선임한 것에 대해 위법 판결이 이미 내려진 바 있기 때문이다.

이진숙과 신동호의 관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진숙이 2013년 MBC에서 기획본부장으로 근무할 때 신동호는 같은 회사 아나운서국장였다. 이진숙이 3년 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진숙 TV'에 '사랑하는 후배 신동호 국장'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릴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이 영상은 현재 비공개 상태인데, EBS 노조는 같은 회사에 재직한 두 사람이 임명권자와 지원자로 만난 것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라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EBS 내부에서는 강력한 반발이 일고 있다. 보직 간부 54명 중 52명이 2인 체제의 사장 선임에 항의하는 의미로 보직 사퇴를 선언했고, 김유열 전 사장도 27일 법원에 방통위의 임명 의결 무효확인 소송과 신임 사장 임명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하기로 했다.

언론노조 EBS지부는 새 사장이 첫 출근하는 27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5) 이재명 항소심 판사 '성향' 문제삼은 조선일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1심에서 허위사실 공표로 보고 유죄로 판단한 사실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정도의 허위성은 없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1심을 뒤집는 결과에 대해 여야의 입장은 엇갈렸다.

이재명의 항소심 유죄 가능성을 높게 봤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다른 신문들과 달리 판사들의 면면을 자세히 조명하는 기사를 썼다.

항소심 재판부는 작년 2월 서울고법에 나란히 부임한 최은정·이예슬·정재오 판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2024년 두 건의 굵직한 재판을 맡은 바 있다.

지난해 6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아들이 인턴 활동을 실제로 했다"고 발언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의원 항소심은 1심과 같은 유죄(벌금 80만 원)가 나왔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고발사주'의혹으로 기소된 손준성 검사장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런데 이들은 부장판사 1명과 배석판사 2명으로 구성된 합의 재판부와 달리 비슷한 경력의 세 판사가 대등한 위치에서 사건을 심리하고 합의하는 '실질 대등 재판부'였다.

이 때문에 재판장은 사건마다 번갈아 가며 맡았는데, 최강욱 사건은 이예슬이, 손준성 사건은 정재오가 각각 재판장을 맡았다고 한다. 이재명 항소심의 재판장은 경북 포항 출신의 최은정 판사였다. 조선일보는 정재오에 대해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들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전신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12월 퇴임한 김상환 전 대법관 후임으로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고 썼다.

6) 팔레스타인에 걸린 '하마스 테러리스트' 펼침막

17개월째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25일 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무장단체 하마스를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AP와 로이터,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가자 북부 베이트라히야의 인도네시아 병원 앞에서 열린 시위에 주민 수백 명이 '하마스 테러리스트', '하마스 퇴진' 등이 적힌 펼침막을 들고 행진을 벌였다. 인근 자발리야 난민촌에서도 주민 수십여명이 '우리는 먹고 싶다'는 구호를 외치며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아베드 라드완은 AP에 "우리 아이들이 죽고 집이 무너졌다"며 "전쟁과 하마스, 파벌, 이스라엘, 그리고 세계의 침묵에 항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도 AFP에 "사람들은 이제 전쟁에 지쳤다"며 "하마스는 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권력을 포기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하마스는 2006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이듬해 경쟁정파 파타를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지배해왔다. 2019년 물가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을 때 하마스가 시위대에 곤봉을 휘두르며 강제 진압한 일도 있었다.

외신들은 이번 시위를 2023년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곳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반 하마스 시위로 평가했다. 가자전쟁으로 지금까지 5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최근 들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일부 주민들이 상황이 교착된 책임을 하마스에게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7) 오늘의 1면톱

▲ 경향신문 = 이틀 새 20여명 사망… 산불 '참사'
▲ 국민일보 = 이재명, 선거법 2심 무죄… 최대 사법리스크 해소
▲ 동아일보 = 산불에 26명 사망, 지리산도 뚫렸다
▲ 서울신문 = 이재명 선거법 2심 무죄… 1심 징역형 뒤집혔다
▲ 세계일보 = 26명 삼킨 '로켓 산불'… 지리산까지 번졌다
▲ 조선일보 = 최악의 영남 산불, 부산도 위협… 이재민 2만8000명
▲ 중앙일보 = 이재명 항소심 무죄
▲ 한겨레 = 이재명 항소심 '무죄' 대선행 고비 넘었다
▲ 한국일보 = 역대 최악 산불 피해, 늑장 대피령이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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