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없으니, 어떡해" 제주대병원 응급실 '탈진상태'

제주의소리 2025. 2. 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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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의정갈등 1년 의료현장... 의료진 부재로 환자 불편 '가중'

[제주의소리 원소정]

 19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 대기실.
ⓒ 제주의소리
"응급실 대기시간이 확실히 길어졌죠. 의사가 없으니 빠른 처치를 기대하기도 어렵고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에서 이탈한 지 1년을 맞은 19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응급의료센터).

구급대원들이 들것에 실린 환자를 다급히 후송했다. 환자가 지나간 문이 완전히 닫히기도 전에 또 다른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왔다.

보호자가 진료 접수하러 간 사이 환자는 대기실 구석 벽에 기댔다. 대기실 자리는 이미 만석이었다.

응급실 의료진들은 밀려들어 오는 환자들을 바삐 상대했다. 그 사이에도 환자들은 하나둘씩 늘었다. 오전 9시53분 대기실 전광판에 '현재 환자 수 17명' 문구가 비쳤다.

잠시 한숨 돌리던 응급실 관계자에게 의정 갈등 사태 전과 후 차이를 물었다.

그는 "환자들은 응급실 대기시간이 확실이 길어졌다"며 "의사가 없으니 빠른 처치를 받기 어렵지 않겠느냐. 기다리다 지쳐 접수를 취소하고 다른 병원을 찾아가는 환자들도 많다"고 전했다.

제주대병원 응급실, 외상 처치도 어려운 상황
 19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
ⓒ 제주의소리
현재 의료진들이 빠져나간 제주대병원 응급실에서는 골반, 대퇴부 골절 외 외상 처치가 불가능한 상태다.

환자가 손가락, 발가락 등이 절단돼 응급실을 찾아도 수족지접합 시술을 받지 못하며 안과 응급 수술, 췌장·담도 내시경 시술인 ERCP(내시경적담췌관조영술)도 하지 못한다.

모두 의료진 부재에 의한 결과다.

의정 갈등 사태 전 제주대병원 응급실에서는 전문의 10명과 전공의 8명 등 의사 18명이 배치돼 일일 3교대로 8시간씩 근무했지만, 현재는 전문의 6명이 일일 3교대로 8시간씩 일하고 있다. 1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인원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한 응급실 전문의는 현 상황에 대해 "전공의가 모두 빠져나가 과부하 상태"라고 짧게 설명하기도 했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눈을 붙였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의사.
ⓒ 제주의소리
응급 환자뿐 아니라 타과 외래 환자들도 불편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제주대병원 1층 로비에서 만난 박옥선씨(72)는 "예약 후 내원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남짓 걸린다"며 "대신 원하는 날짜에 예약을 잡기가 어렵다. 몸이 불편해 급하게 병원을 찾으려 해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에서 의사가 없다고 하는데, 정말 병원에 오면 의사가 많이 빠져있는 게 눈에 보인다"며 "정부가 이 사태를 해결한다고는 하는데, 될지 말지 이제는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같은 시각 1층 로비 옆 카페는 병원을 찾은 환자들과 보호자들로 북적였다.

그 사이로 흰 가운 차림의 의사 1명이 들어섰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는 카페 직원이 건네준 영수증을 그대로 손에 쥔 채 테이블에 턱을 괴고는 잠시 눈을 붙였다. 얼마 안 가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의사는 테이크아웃잔에 담긴 음료를 챙겨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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