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없으니, 어떡해" 제주대병원 응급실 '탈진상태'
[제주의소리 원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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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 대기실. |
| ⓒ 제주의소리 |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에서 이탈한 지 1년을 맞은 19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응급의료센터).
구급대원들이 들것에 실린 환자를 다급히 후송했다. 환자가 지나간 문이 완전히 닫히기도 전에 또 다른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왔다.
보호자가 진료 접수하러 간 사이 환자는 대기실 구석 벽에 기댔다. 대기실 자리는 이미 만석이었다.
응급실 의료진들은 밀려들어 오는 환자들을 바삐 상대했다. 그 사이에도 환자들은 하나둘씩 늘었다. 오전 9시53분 대기실 전광판에 '현재 환자 수 17명' 문구가 비쳤다.
잠시 한숨 돌리던 응급실 관계자에게 의정 갈등 사태 전과 후 차이를 물었다.
그는 "환자들은 응급실 대기시간이 확실이 길어졌다"며 "의사가 없으니 빠른 처치를 받기 어렵지 않겠느냐. 기다리다 지쳐 접수를 취소하고 다른 병원을 찾아가는 환자들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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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 |
| ⓒ 제주의소리 |
환자가 손가락, 발가락 등이 절단돼 응급실을 찾아도 수족지접합 시술을 받지 못하며 안과 응급 수술, 췌장·담도 내시경 시술인 ERCP(내시경적담췌관조영술)도 하지 못한다.
모두 의료진 부재에 의한 결과다.
의정 갈등 사태 전 제주대병원 응급실에서는 전문의 10명과 전공의 8명 등 의사 18명이 배치돼 일일 3교대로 8시간씩 근무했지만, 현재는 전문의 6명이 일일 3교대로 8시간씩 일하고 있다. 1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인원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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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문한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눈을 붙였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의사. |
| ⓒ 제주의소리 |
제주대병원 1층 로비에서 만난 박옥선씨(72)는 "예약 후 내원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남짓 걸린다"며 "대신 원하는 날짜에 예약을 잡기가 어렵다. 몸이 불편해 급하게 병원을 찾으려 해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에서 의사가 없다고 하는데, 정말 병원에 오면 의사가 많이 빠져있는 게 눈에 보인다"며 "정부가 이 사태를 해결한다고는 하는데, 될지 말지 이제는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같은 시각 1층 로비 옆 카페는 병원을 찾은 환자들과 보호자들로 북적였다.
그 사이로 흰 가운 차림의 의사 1명이 들어섰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는 카페 직원이 건네준 영수증을 그대로 손에 쥔 채 테이블에 턱을 괴고는 잠시 눈을 붙였다. 얼마 안 가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의사는 테이크아웃잔에 담긴 음료를 챙겨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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