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령관 ‘긴급체포’ 검찰이 불승인…경찰 반발

문상호(육사 50기)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한 경찰의 긴급체포가 검찰에서 승인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16일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의 문 사령관에 대해 긴급체포 승인 요청에 대해 “수사 및 체포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군사법원법의 재판권 규정 등에 위반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현직 군인에 대한 강제 수사는 군사법경찰(국방부 조사본부)이나 군 검찰에 의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 사령관이 현직 군인이어서 경찰이 강제수사를 하는 건 군사법원법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이에 국가수사본부는 “검찰의 불승인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수본은입장문에서“검찰은 수사권이 아닌 재판권이 군사법원에 있음을 이유로 들고 있으나 수사권과 재판권은 구분돼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공조수사본부’를 함께 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나 국방부 조사본부(군사경찰)를 통해 다시 문 사령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설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특수단은 15일 문 사령관을 내란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문 사령관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경기 과천 소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사 소속 병력 투입 등을 지시하고, 예하 부대인 북한 침투 특수임무부대(특임대·HID)를 계엄에 동원했단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문 사령관을 참고인 조사하는 과정에서 혐의점이 있다고 보고 신병 확보를 결정했다.
군사법원법은 현직 군인에 대한 재판권은 군사법원에 있으며(2조) 현직 군인에 대한 긴급체포 주체로 군사법경찰관 또는 군 검찰로 규정(232조의 3)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군인에 대해 수사를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현직 군인을 긴급체포하는 것에 대해 승인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은 검찰이 경찰의 긴급체포 승인 요청에 이유가 없다고 인정되면 승인하지 않는다고 지체 없이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경찰은 긴급체포한 피의자를 즉시 석방하고 석방 일시와 사유 등을 검찰에 알려야 한다. 경찰 측은 “문 사령관을 즉시 석방했으나 본인이 조사를 계속 받겠다고 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법무관 출신 김정민 변호사는 “문 사령관이 현역 군인인 만큼 내란죄를 담당하는 방첩사령부 소속 수사관이 피의자 조사를 진행해서 군 검찰의 체포 승인을 받는 게 법 취지에 맞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출신 박성배 변호사는 “설령 검찰이 긴급체포를 승인했더라도 향후 구속영장 청구 시 법원에서 문제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노상원(육사 41기)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경찰의 긴급체포는 승인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군대에서 전역한 민간인 신분인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 전 사령관은 더불어민주당이 ‘계엄 기획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인물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경호처에서 군사관리관을 거쳐 정보사령관을 지낸 뒤 전역했다. 지난 14일 민주당 ‘윤석열 내란 진상조사단’ 박선원 의원은 “노 전 사령관이 12‧3 내란 사건에서 병력 동원에 중요한 임무와 작전을 진행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며 “내란 사건의 기획과 설계에 상당히 깊숙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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