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똘똘한 한 채’ 값으로 저가 아파트 11채 산다

권중혁 2024. 12. 4.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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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 양극화 수준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전국 기준 상위 20% 아파트 한 채 값으로 하위 20% 아파트 11채를 살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상위 20% 한 채가 하위 20% 5.5채 값이다.

전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2022년 11월 10.66을 기록한 뒤 부동산 침체기인 2023년 5월 10.04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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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 양극화 역대 최고
서울의 경우 상위 20% 한 채 값이
하위 20% 아파트 5.5채와 비슷
연합뉴스


전국 아파트값 양극화 수준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전국 기준 상위 20% 아파트 한 채 값으로 하위 20% 아파트 11채를 살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상위 20% 한 채가 하위 20% 5.5채 값이다. 정부는 후반기 국정 목표로 ‘양극화 타개’를 내세웠으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수도권 주택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등이 오히려 양극화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월간 주택시장 동향 시계열 통계를 바탕으로 올해 11월 전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10.93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2008년 12월 통계 조사 이래 역대 최고치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평균을 하위 20%(1분위) 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클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뜻이다.


전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2022년 11월 10.66을 기록한 뒤 부동산 침체기인 2023년 5월 10.04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다시 수치가 올라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10.66→10.78→10.85→10.93) 매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서울 아파트값 5분위 배율도 5.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12월 서울 상위 20% 평균 가격은 9억3389만원, 하위 2억3333만원으로 약 4배 차이였다. 올해 11월은 상·하위 20%가 각 26억8773만원, 4억9061만원이다. 상위 20% 아파트값이 평균 17억5384만원 오를 때, 하위 20%는 평균 2억3521만원 올랐다. 상승 규모는 약 7.45배 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불패와 똘똘한 한 채, 신축 쏠림현상이 겹치면서 초양극화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경기침체 영향도 받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경기가 안 좋으면 수요자들은 안전하게 자산을 지킬 수 있는 곳을 향한다”며 “공사비 급등이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줬고, 지방 인구소멸로 수도권 쏠림이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주택자의 심리도 서울로 집중된다. 결혼을 앞둔 직장인 권모(32)씨는 “예전에 수도권 구도심에 살았는데 집값이 거의 안 올랐다”며 “‘무리해서라도 그때 서울에 집 살걸’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어떻게든 서울에서 터를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양극화 해결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주요 성과·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국토균형발전에 정책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양극화를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있다. 윤은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부장은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수도권 중심의 물량 공세는 수도권 인구집중과 지방쇠퇴 심화, 국토 불균형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윤 부장은 “재건축 용적률 상향은 개발이익에 따른 불로소득 규모를 키운다. 사실상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완화”라며 “수도권 유주택자들의 불로소득을 더 많이 보장해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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