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만 사도 반은 간다지만…‘로또’일까 ‘마피’일까 궁금하다면
#서울원 아이파크 중대형 1순위 미달
# 채상욱의 집문집답은?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유튜브 채널 ‘채상욱의 부동산 심부름센터’,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아파트 가치&가격 연구소’를 운영하는 애널리스트 출신 부동산 전문가입니다. 정부와 국회, 민간의 다양한 자문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동향이나 정부 정책, 시장 전망 등을 알고 싶으신 분은 집문집답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한겨레 이메일 ggum@hani.co.kr로 질문을 보내 채택되시면, 격주로 화요일 오전 11시마다 채상욱 대표가 정확한 정보와 예리한 통찰을 바탕으로 독자님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최근 부동산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안녕하세요, 한겨레 집문집답 운영자인 소심한 무주택자 김소심(46)입니다. 서울 강북 청약시장의 대어로 화제였던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이 끝났어요. HDC현대산업개발의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인 ‘서울원 프로젝트’ 일환으로, 노원구에 4년 만에 공급되는 대단지 아파트죠. 특히 인근 광운대역은 1·6·7호선 이용이 가능한 데다, GTX-C 노선이 신설되면 강남(삼성역)까지 9분 만에 갈 수 있어 관심이 높은 지역이예요. 더군다나 인근 월계동에선 강북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미미삼(미륭·미성·삼호3차)이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어 ‘천지개벽’할 지역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지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중대형 일부 평형이 미달되는 등 기대만큼 좋은 성적은 아니었어요. 1순위 1414가구 공급에 2만1129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4.94대 1을 기록했지만, 중대형 8개 주택형은 1순위 청약 미달로 2순위 청약 접수를 추가로 받았어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은 통상 중저가 아파트가 주류를 이뤘는데, 3.3㎡당 평균 3825만5천원에 이르는 고분양가가 1순위 일부 미달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어요. 국평(전용 84㎡기준) 분양가가 13억8000만원이었지만, 105~170㎡ 주택형의 분양가는 16억~31억6400만원 수준이이어서 그 정도 분양가면 입지가 더 좋은 다른 지역 청약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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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가, 싼가요 비싼가요?
A. 서울원 전용84(34평형)의 일반분양가는 14억원 수준으로, 성북-노원으로 이뤄지는 강북권의 경우, 준신축들의 매매가는 전세 시세 대비 1.8~1.9배를 받습니다. 가령 전세가 6억원이면 매매가가 10억8천만원(1.8배)~11억4천만원(1.9배)입니다. 현재 서울원 아이파크의 국평 분양가가 14억원인데 청약경쟁률이 높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1.8로 나눴을 때 전세 7억7천만원, 1.9로 나누면 7억4천만원 수준이며, 이 정도의 전세 시세가 형성될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축의 경우 주변 구축대비 전세 시세가 높게 잡히니까요. 어쨌든 시장에는 가격의 고평가-저평가의 기준이 존재하고, 서울원 아이파크의 경우 일부 대형평형을 제외한 대부분 평형대가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의 민간 아파트의 경우 고분양가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요. 실제로 서울 동작구와 성동구, 경기 광명과 용인 등 ‘로또 분양’이라고 했었던 일부 단지에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가 등장하고 있구요. 분양가가 적정한지 평가하는 구체적인 기준이나 방법이 있을까요?
A. 결국 주택의 가치는 임차료를 통해서 평가됩니다. 월세는 한달 사는 비용이고, 년세는 1년사는 비용이며, 전세는 20년 사는 비용이고, 매매는 영원히 사는 비용입니다. 따라서 임차료 시세가 변경되면 매매가 시세도 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임차료는 입지(교통, 학군 등)와 상품특징(세대수, 준공연차 등)을 통해서 결정되는데, 신규주택 분양의 경우 임차료 시세가 얼마인지 잘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 가격을 결정하다보니, 자칫 임차료가 올라오지 않는 지역에서 고분양가 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사지연 등 분양가 상승 요소를 시장 상황에 맞지 않게 분양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는 단지들이 적지 않고, 이 경우 고분양가로 분양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양가 적정성을 파악하려면 해당 지역 전세가 얼마인지 혹은 얼마가 될지, 해당 분양가가 전세의 몇배인지 체크해야겠습니다.
전세대비 매매가 비율은 지역마다 다르기에, 해당 지역의 적정 배수를 알아야 합니다. 지역별 적정 배수는 부동산 앱 등을 통해 인근 주택의 시세를 살펴보고 매매가를 전세가로 나눠보면 알 수 있습니다.
Q.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이라고들 하는데, 공사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하면 향후 재건축이 어려워지거나 분양가가 더 올라갈테니 비싸더라도 지금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는 게 최선일까요? 아니면 언젠가 재건축이 가능한 구축 아파트가 더 매력적인가요?
A. 얼죽신은 최근에 생긴 말이 아닙니다. 또 잠시 지나가는 테마가 아니라, 국내 부동산 70년 역사를 한줄로 요약하면 얼죽신입니다. 80년대 목동, 90년대 1기 신도시, 2000년대 대치동, 2010년대 강북권, 2020년대 강남권이 그랬고요, 결국 주택시장은 얼죽신의 역사입니다. 미래에도 그럴 것입니다.
신축아파트가 ‘집중적으로’ 공급되는 지역이 시장의 중심이 되는 법입니다. 얼죽신은 신축이면 무조건 오른다,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블록이나 지역단위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건축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하나가 재건축 된다고 끝이 아닙니다. 재건축이 지속해서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지역에 있는 재건축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법입니다.
Q. 인천을 중심으로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이 많아지는 등 수도권은 미분양 아파트가 늘고 있고, 지역은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미분양도 4개월 연속 줄어드는 추세예요. 2025년 분양 시장 전망은 어떤가요? 예정된 분양 물량 중 대표님이 눈여겨 보시는 단지가 있을까요?
A. 월단위 미분양 수치에 일희일비 할 이유가 없습니다. 핵심은 미분양이 2021년 11월의 1.5만호 저점 이후 증가했고, 현재 6.6만호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준공후 미분양은 2021년 11월에 1만호 미만인데 현재 1.7만호에 이르고 있습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 미분양 감소는 올해 2~3분기 주택시장이 개선되었기에 나타난 현상입니다만, 미분양의 숫자는 전체적으로 높아져서 유지 중인 것도 사실입니다.
분양지 중 눈여겨 봐야 할 곳은 신축이 ‘연속해서’ 공급될 곳이어야 합니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재건축은 시장의 헤게모니를 결정할 정도로 큰 펀더멘탈입니다. 가령 2010년대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만든 아현뉴타운처럼, 신길, 동대문, 길음, 성북, 수색, 전농답십리, 장위, 미아 뉴타운들을 생각해보시면 쉽게 떠오르실 겁니다. 이는 신도시로 확산되어도 마찬가지인데요, 1기 신도시들 중에서 재건축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지역들은 결국 1차 선도지구 지정 단지들을 중심으로 발생할 것입니다.
Q. 3기 신도시 분양이 이어질 예정인데요, 3기 신도시는 일단 청약을 넣어봐야 하나요? 아니면 3기 신도시도 옥석을 잘 가려서 청약 신청을 해야 할까요?
A. 3기 신도시들은 신축 단지가 지속해서 공급되는 지역에 해당합니다. 3기 신도시의 경우 공공이 주도하는 개발사업이고, 1기 2기 신도시 모두 분양시점 이후의 임차료와 매매가격 추이를 보면 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들 지역은 분양가상한제로 분양을 하기 때문에, 구도심 민간분양 대비 고분양가 논란에서 자유롭습니다. 또한 3기 신도시는 3~6㎢ 이상의 면적으로 신도시가 구성되므로, 도시를 구축하고 생활권 건설이 되는 지역으로 자족도시 건설이 가능한 지역입니다. 따라서 이런 신축 연속 건설의 흐름 속에 헤게모니를 가져갈 지역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은 신축만 따라가도 반은 간다는 말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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