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절벽' 현실화하나…"내년부터 수도권 아파트 공급 줄어들 듯"

백민정 2024. 11. 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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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2024.11.17/뉴스1

2022년 이후 건설 경기 침체로 주택 착공 물량이 줄면서 내년부터 수도권에서 주택 공급 감소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현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매년 공급대책(2022년 8·16대책, 2023년 9·26대책, 2024년 1·10대책, 8·8대책)을 발표했지만 가시적인 공급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수도권은 2025년, 지방은 2026년부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주택 공급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간 전국 주택(아파트·비아파트 포함) 공급시장에는 연평균 42만9000가구가 준공됐다. 특히 2019년은 부동산 시장 활황에 힘입어 준공 물량이 역대 가장 많은 51만8000가구에 달했다.

문제는 2022년부터 착공 실적이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는 30만 가구를 밑돌았다는 점이다. 올해 1∼8월의 경우 착공 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로는 36.6% 증가했지만 2005∼2023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40.5%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착공 감소는 준공 감소로 이어지는데, 건산연은 통상 수도권 아파트는 2∼3년, 지방 아파트는 3년 정도의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올해까지는 준공 물량이 연평균(15만6000가구)을 웃돌겠지만, 내년부터는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내년 준공 기준 3년 전인 2022년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이 14만 가구에 그쳤기 때문”이라며 “작년에도 착공 물량이 10만 가구에 그쳐 준공 물량 감소세가 2026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여기에 빌라, 다세대주택 같은 비(非)아파트는 전세 사기 여파 등으로 2020년부터 공급이 줄고 있다. 비아파트는 2005∼2023년 수도권에서 연평균 6만1000가구가 공급됐으나 2020년부터 이를 밑돌기 시작했고, 지난해는 4만 가구 이하로 떨어졌다.

건산연은 “결과적으로 올해 아파트·비아파트를 합친 주택 준공 물량은 21만4000가구로 예년 평균인 21만6000가구를 유지하는 수준이 되겠지만, 내년부터는 2022년 이후의 착공 감소가 직접 반영되면서 예년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준공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오피스텔 등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준주택 상황도 비아파트와 유사해 시장에서 체감하는 공급 감소세가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2~3년간 지속된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착공·준공이 줄며 수도권 아파트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올해 들어 이런 우려가 커지며 지난 5~9월 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가 8·8대책을 통해 대규모 공급 정책을 내고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등 대출 규제가 시작되며 최근에는 아파트값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내년 집값 향방을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내년 하반기쯤 공급 감소가 가시화되며 금리 인하와 맞물려 집값이 다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일각에선 올해 급등기 때 공급 감소 우려가 선반영돼 대출 규제가 지속하는 한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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