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다자녀특공 노리고 위장 위혼"...이런 부정청약 127건 적발

김원 2024. 11. 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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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분양한 한 건설사의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A씨는 남편, 세 자녀와 함께 남편 소유의 경기 파주시 아파트에서 거주하다가, 남편과 협의이혼했다. 하지만 이혼 후에도 계속 동거인으로 거주하고 있으며, 이혼 2개월 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공급하는 다자녀가구 특별공급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다. 무주택자에게만 특공 자격이 주어지는 현행 규정을 회피할 목적으로 위장 이혼을 한 것이다.

B씨는 2주택을 보유한 남편과 결혼 후 두 자녀를 함께 양육하면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의 한부모가족을 유지했다. 그리고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에서 공급하는 공공 신혼부부 특별공급(한부모가족)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다.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이혼한 사람에게만 공급하는 한부모가족 특공의 부적격 사례다.

국토교통부는 ‘상반기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 점검’을 통해 A씨와 B씨 같은 주택 공급질서 교란행위 127건을 적발해 수사 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적발된 사례는 ▶위장전입 ▶자격매매 ▶위장이혼 등으로 다양하다.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과 함께 계약취소(주택환수), 10년간 청약제한 등 강력한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부정청약의 유형별로 보면 위장 전입이 107건으로 가장 많다. 해당 지역 거주자, 무주택가구 구성원 등 1순위 청약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위장 전입을 하거나, 청약자의 청약가점을 높이기 위해 허위의 주소지로 청약하는 형태 등이 이번에 적발됐다. 해당 지역에 있는 상가·공장·비닐하우스 등으로 전입 신고한 사례도 있었다.

고양시 거주하는 C씨는 모친과 장모를 자신의 집에 위장 전입시킨 뒤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서 공급하는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 주택에 당첨됐다. 65세 이상 직계존속을 3년 이상 계속해 부양하는 경우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 청약 자격을 얻는 점을 노린 것이다.

앞선 B씨의 사례처럼 한부모가족 특공을 노린 적발 사례도 18건이나 됐다. 시행사가 저층 당첨자와 공모해 부적격, 계약 포기 주택을 미분양분 선착순 공급으로 가장해 계약 체결한 사례도 16건 적발됐다. 주택을 소유한 배우자와 허위로 이혼(실제로는 함께 거주)하고 청약하는 부정청약도 3건 있었다, 청약 브로커가 개입한 자격매매 적발은 1건 나왔다.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최근 규제지역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과열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며“공정하고 투명한 주택 청약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과 점검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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