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래푸' 34평 내년엔 종부세 낼 듯...강남선 보유세 40% 급등 단지도
정부가 내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올해와 같은 수준인 69%로 확정했다. 현실화 계획 수립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이다. 이에 내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올 한해 집값 상승분만큼 상승한다. 그러나 올해 서울 집값 급등으로 공시가격 역시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아 주택 보유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도움으로 내년 서울과 경기 주요 대단지 아파트의 보유세를 예측해보니,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전용면적 84.60㎡(29층)는 지난해와 올해 내지 않았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낼 것을 보인다. 지난해 마래푸 해당 면적의 실거래 시세가 17억500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19억원 수준으로 오른 영향이다. 이를 반영한 공시가격 역시 지난해 11억6400만원에서 올해 12억6377만원으로 오를 것으로 추정한 결과다.
공시가격 12억원이 넘으면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된다. 다만 지난달 해당 면적에서 이뤄진 2건의 거래가 각각 20억원(20층), 19억5000만원(15층)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내년도 공시가격은 예측치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내년 공시가격은 올해 연말 시세를 기준으로 책정한다.
마래푸의 내년 재산세(도시지역분+지방교육세 포함)는 263만원, 종합부동산세는 12만원가량이 예상돼 보유세는 275만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재산세만 239만원을 낸 것과 비교하면 15%가량 보유세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세액공제가 없는 경우로 재산세 과표 상한을 3%,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재산세는 45%)로 가정했다. 우병탁 전문위원은 “내년 공시가격 추정치는 현재 각 단지의 시세에 각 단지의 올해 초 현실화율을 반영해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세가 20억원 전후로 오른 서울 준고가 아파트 중 일부는 내년 종부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서울 강남권은 보유세가 더 많이 올라 현실화율 71.5%를 반영했던 2022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93㎡(20층)의 보유세를 시뮬레이션해보니 지난해 959만원에서 올해 1331만원으로 38.8% 증가했다. 이 아파트 해당 면적 시세는 42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시세는 33억원 수준이었다. 집값 급등의 여파로 보유세가 2022년 수준(1468만원)까지 오른 것이다. 인근 지역의 아크로리버파크와 반포자이 전용 84㎡도 각각 21.3%(1160만→1408만원), 24.4%(993만→1236만원) 오를 전망이다.
집값 상승 수준에 따라 보유세 상승 폭은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상승률(한국부동산원 집계)을 보면 지난 3분기까지 성동구(9.7%)·서초구(9.6%)·광진구(8.6%)·동작구(7.9%)·마포구(7.9%)·용산구(7.4%) 등 순이었다. 영등포구 대방동 e편한세상1차 전용 84.32㎡는 보유세가 지난해 117만원에서 올해 125만원으로 약 6.6% 상승할 것으로 보이고,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이편한세상 전용 84.95㎡는 보유세 상승률이 14.5%(88만→103만원)일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경기권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까지 실거래가격이 10.2%까지 오른 과천시의 경우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과천시 중앙동 주공10단지 전용 83.13㎡ 소유주는 올해 보유세 222만원가량을 부담했지만, 올해는 24.8% 오른 277만원을 낼 전망이다. 지난해 내지 않았던 종부세도 24만원가량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거래가격이 올해 9월까지 0.4% 하락한 지방 아파트는 보유세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같은 기간 실거래가격 상승률 6.1%을 기록한 수도권 연립·다세대주택은 내년 공시가격이 올해보다 상승하는 곳이 많아 보유세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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