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부동산 뒤흔드는 타지 '큰손'…"피해는 오롯이 지역민이"

김소연 기자 2024. 11. 1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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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부동산 시장에 타 지역 '큰손'들의 유입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외지인들이 지역 주택 구입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시세 차익에 중점을 둘 경우 집값 상승 또는 거래 경색 등 지방 부동산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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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남, 외지인 주택소유 비율 나란히 전국 1·2위
"집값 상승·거래 경색 등 지방 부동산 시장 왜곡 우려"
대전일보DB

충청권 부동산 시장에 타 지역 '큰손'들의 유입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외지인들이 지역 주택 구입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시세 차익에 중점을 둘 경우 집값 상승 또는 거래 경색 등 지방 부동산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행정자료를 활용한 2023년 주택소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소유자 중 외지인(타 시·도 거주자)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30.5%)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17.6%), 인천(17.3%)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국 평균은 13.7%다. 대전은 13.8%로, 광역시 중 인천 다음으로 높았다.

세종과 충남은 지난 2022년에도 전국 평균 보다 높은 외지인 주택 매수 건수를 나타냈다. 지난 2022년 9월 기준 세종에서 이뤄진 주택 매매 거래 총 171건 중 52건(30%)이 외지인 거래로 조사됐다. 충남의 경우 총 2189건 중 724건(33%)가 외지인 거래였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22%를 기록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세종은 지난 2022년 부동산 침체가 심각할 때를 제외하곤 매달 100건 이상 외지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요즘은 200건 안팎 수준으로 외지인 매수세가 늘어났다"며 "충남의 경우 천안·아산 중심으로 외지인 주택 소유율이 증가하고 있다. 아무래도 산업단지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대전의 경우 전국에서 두 번째로 일반가구 주택 소유율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월세 형태로 거주하는 지역민들이 많은 것으로, 주택 매매는 지역민이 아닌 외지인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외지인들의 지역 주택 구입 비중 증가가 지역 실수요자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투기 자본 투입에 따른 가수요가 집값 상승을 부추겨 실수요자들의 주택 매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외지인들이 시세 차익을 얻고 썰물 빠지듯 빠져나간 후에는 오를 대로 오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미분양으로 전락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최근 대전지역 아파트값 상승 요인이 원자잿값·인건비뿐만 아니라 외지 투기 세력이 만들어낸 '가격 거품' 때문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대전의 한 시행사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2500만 원을 향해 가고 있는 점, 기축 아파트 가격대가 들쭉날쭉하게 형성돼있는 점 등을 보면 외지인들의 투기 자본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이들이 빠져나간 후 지방 부동산 시장 거래 경색 등 침체 빠지게 된다. 피해는 오롯이 지역민들이 받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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