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매매가 1.0%↓·수도권 1.0% ↑…전세 1.0% 상승"(종합)
"올해 거래량 늘었지만 지속 어려워"
공급 부진 상승 압력은 하반기부터
국지적 가격 변화 ·가계부채 총량 규제 변수
내년 전국 부동산 매매가격은 1.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도권은 1.0% 상승, 지방은 2.0% 하락하면서 전체 매매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급 부진으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은 내년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6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5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건산연은 내년 전국 매매가는 연간 1.0% 하락하고, 전세가는 1.0%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평균적인 시장의 가격 상승·하락 추이와는 별개로 국지적인 상승과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택 부문 건설 기성, 3년 전 착공 호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공급 부진에 의한 가격 상승 압력은 내년 하반기께나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산연 "현 수준 거래 지속은 어려워"
올해 9월까지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갈아타기가 활발해지면서 시장에서는 거래량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9월 이후에는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정책 등으로 인해 거래량이 둔화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8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는 5.08% 상승, 전세 실거래가는 3.88% 올랐다. 1~9월 수도권 매매거래량은 17만7000건으로 전년 대비 34.0% 증가했다. 지방의 경우 1~8월 아파트 가격은 0.55% 하락, 전세는 0.01% 상승했다. 지방 1~9월 거래량은 20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의 심리가 다소간 회복됐고, 직전 고점에 비해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절대적 가격수준이 높은 점,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하향 조정 폭이 크지 않고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관리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전반적인 경기 회복이 더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현재 수준의 거래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산연은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여전히 강하지만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요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주택 준공물량 정점…인허가 21% 감소
주택 공급물량을 보면 준공 물량이 올해 50만가구를 넘어서면서 정점을 기록했으나 최근 3년간 착공 물량이 급감하면서 향후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행지표인 인허가 물량은 감소했지만 착공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올해 1~9월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21.2% 감소한 19만970가구, 비아파트는 34.4% 감소한 1만4336가구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아파트 착공 물량은 16만8729가구로 56.4% 늘어났고 비아파트는 37.0% 감소한 1만2727가구로 집계됐다.
김 부연구위원은 "착공부터 준공까지 통상 3년가량 소요되는데, 착공 물량은 2021년 정점이었고 준공은 2024~25년에 증가하다가 이후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허가 후 착공비율이 감소하고 인허가를 받았지만 착공 못한 사업장이 늘고 있다. 착공 대비 당해연도 준공이 인허가 대비 안정적인 편이지만 준공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주택 인허가·분양 물량은 2022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분양 물량은 올해 예상치(26만가구)보다 3만 가구 많은 29만가구로 예상했다. 인허가 물량은 44만가구로 올해 예상치(36만5000가구)보다 7만5000가구 증가할 것으로 봤다.
김 부연구위원은 "내년 이후에는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을 인지한 시장의 신축 주택에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셜(PF) 등 공급자 금융 여건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돼 인허가 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집단 대출 등 수요자 금융과 관련한 예기치 못한 정책이 시장에 전개된다면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내년 전세 상승폭 둔화…전세대출 규제가 변수
전세가격은 올해보다 아파트 집중 현상이 완화되면서 상승폭이 소폭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사기 이슈로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를 꺼리는 수요자가 많았지만 LH 등 공공사업자의 매입임대 등이 공급되면서 하락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세자금 대출 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전세자금 DSR 편입 논의도 이어지고 있어 제약 사항이 많아진다는 점은 전세가격 하방 압력 요인으로 꼽았다.
전세가격에 영향을 주는 입주물량을 보면 올해 1~9월에는 월평균 2만9000가구였지만 내년에는 월 2만1000가구, 2026년 상반기에는 2만2500가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전세자금대출 의존도가 확대되고 있으며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어 전세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전세시장은 매매 수요 축소에 기인한 임대차 시장으로의 추가 수요 유입이 예상되며 내년 입주 물량도 올해보다 소폭 줄어들어 가격 상승의 요인이 있다"며 "월세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나 전월세 전환율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 상품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전환 속도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다소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수주 2.2% 증가, 건설투자는 2.1% 감소 전망
내년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2.2%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금리 하락과 주택공급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연간 수주액은 210조4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건설수주액은 20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6.8% 감소한 20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내년 건설 수주는 발주처별로 공공은 1.7% 감소한 65조3000억원, 민간은 4.1% 증가한 145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종별로 주택은 4.7% 증가한 73조9000억원, 비주택은 2.6% 증가한 61조1000억원, 토목은 0.3% 감소한 75조5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건산연은 내년 국내 건설투자액을 전년 대비 2.1% 줄어든 295조3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건설수주가 급감하면서 올해 하반기뿐 아니라 내년까지 투자 감소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소, 기업·가계의 낮은 투자 여력,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한 고금리 상황, 부동산 PF 부실 여파, 여전히 높은 공사비 등은 건설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꼽힌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기업들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포트폴리오 다각화, 공급망 다변화, 재무 유동성 확보 등 리스크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며 "비용 절감, 생산성 증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술 투자 활성화와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을 통한 안전과 품질 관리 강화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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