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층간소음 잡기’ 신기술 경쟁… ‘耳편한세상’ 올까요
현대엔지니어링 천장형 차음 구조 개발
지난달 31일 충북 청주에서 층간소음에 항의한 이웃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 6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올해 1월에는 경남 사천에서 50대 남성이 층간소음 갈등을 빚던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6월에는 인천에서 층간소음에 항의한 이웃을 흉기로 위협하며 “토막살인하겠다” 협박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층간소음은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2012년 1만624건(전화 8795건+현장진단 1829건)에 불과했던 민원 접수 건수는 2023년 4만4204건(전화상담 3만6435건+현장진단 7769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층간소음 관련 살인·폭력 등 5대 강력범죄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 증가했다.
층간소음 문제가 끊이지 않고 정부도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면서 건설업계는 최근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국내 유일의 ‘층간소음 1등급 바닥구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새 바닥구조는 국토교통부 지정 인정기관인 LH품질시험인정센터가 실시한 바닥충격음 성능평가에서 1등급(경량·중량) 인정서를 취득했는데, 1등급은 중량 충격음과 경량 충격음 모두 아래층에 전달되는 소음이 37㏈(데시벨) 이하여야 받을 수 있다.
회사는 새 바닥구조가 즉시 상용화 가능하다고 자평한다. 기존 1등급 제품이 높은 원가와 시공상 문제로 인해 실제 현장에 도입되지 못한 한계를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2등급 바닥구조 ‘D-사일런트 플로어’를 개선해 해당 제품을 개발했다. 보행감과 사용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충격을 분산하고 소음·진동을 최소화하는 마감 모르타르 및 완충재를 적용했다.
또 소음차단 효율이 높은 고성능 복합소재를 단순한 구조로 구성해 시공 과정을 줄였고, 자재 조달 창구를 단일화해 적정 원가를 확보하고 안정적이고 균일한 품질로 대규모 시공이 가능한 여건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바닥’이 아닌 ‘천장’을 통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인 ‘천장형 차음 구조’를 건설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회사는 층간소음 방음소재 스타트업 ‘제이제이엔에스’가 개발한 메타물질 방음소재를 건설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현장실험 및 구조개선을 진행해 공동특허를 출원했다.
천장형 차음 구조는 위층의 바닥 하부와 천장 마감 사이에 메타물질 방음소재를 시공하는 방식으로 층간소음을 차단한다. 위층 바닥 하부에는 고체전달음 을 감소시켜주는 방음소재를, 천장 바로 위에는 공기전달음 을 차단하는 방음소재를 적용한다. 층간소음은 바닥과 벽체 등 ‘고체전달음’이 공간을 통해 ‘공기전달음’을 바뀌며 발생하는데, 천장형 차음 구조는 두 전달음 각각에 방음소재를 활용해 효율을 높인 것이다.
회사는 새 구조가 기존 대비 중량충격음을 4㏈ 더 차단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2~6㎜ 두께의 메타물질 방음소재로 4㏈의 중량충격음 저감효과를 본 것으로, 바닥형 차음 구조에서는 바닥 두께를 약 30㎜ 더 두껍게 시공해야 1~2㏈의 중량충격음 저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또 소재가 얇고 가벼워 시공 및 유지보수 과정이 간편하다. 건식공사가 가능해 시공 기간을 상당히 감소시켜 공사 기간은 3일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기존 건축물의 골조 변경 없이 추가 시공할 수 있어 향후 노후아파트, 리모델링 현장, 층간소음 사후확인제 기준미달 현장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미건설도 두산건설, 유진기업, 베토텍과 연구협약을 맺고 층간소음 저감에 효과적인 고점탄성 모르타르 사용 바닥구조를 공동 개발했다. 이 바닥구조는 일반 표준 바닥 구조보다 8~10㏈ 이상의 소음 저감 효과가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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