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등 그린벨트 풀어… 수도권 5만가구 2031년 첫 입주 목표

김혜지 2024. 11. 6.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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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택지 후보 4곳 공개]
원지·우면동 등 서리풀 2만가구
고양 대곡역세권·의왕 오전왕곡
의정부 용현지구에 3만가구 공급
정부가 5일 서울 서초구 등 수도권 4개 지역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5만 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를 공급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서초구 염곡동 내 그린벨트에 농작물과 풀이 무성히 자라 있다.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건 이명박정부 이후 12년 만이다. 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서초구 내곡·우면동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2만 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를 공급한다. 서울 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한 것은 이명박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추진했던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경기 고양시 대곡, 의왕시 오전왕곡, 의정부시 용현지구에도 그린벨트 해제로 총 3만 가구가 들어선다. 정부는 토지 보상 등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를 목표로 공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5일 이런 내용의 수도권 신규 택지 후보지 4개 지구를 공개했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와 경기도 의왕 오전왕곡(1만4000가구), 고양 대곡역세권(9400가구), 의정부 용현(7000가구) 등 5만 가구 규모다. 국토부는 “이미 훼손돼 그린벨트로 보존할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거나 공장·창고 등이 난립해 난개발 또는 난개발이 우려되는 지역들”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서울 서리풀지구(서초구 원지동·신원동·염곡동·내곡동·우면동 일원)로 221만㎡(약 67만평) 규모다. 이 지구의 그린벨트 비중은 99.9%다. 그린벨트 해제 시 용적률을 250%까지 높일 수 있고, 필요하면 더 올릴 수 있다. 정부는 역세권 고밀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서리풀지구 2만 가구 중 1만1000가구(55%)는 서울시 주택정책인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Ⅱ(미리내집)으로 우선 공급된다. 미리내집은 신혼부부가 전세로 10년 거주하고 아이를 낳으면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다. 20년 후 자녀 수에 따라 시세 대비 최대 20% 싼 가격에 분양받을 수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린벨트 내 개발사업이 공공성을 유지하도록 공공 중심의 개발을 진행하겠다”며 “높은 주거비로 인해 자녀 계획을 망설이는 신혼부부들이 ‘아이 낳을 결심’을 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교통망 확충을 위해 서리풀지구 내 신분당선 추가역 신설도 검토한다. 김배성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수요 분석 후 개발이 적정하다고 판단되면 역 추가 신설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신규 택지 후보지 3곳 가운데 고양 대곡역세권(덕양구 내곡동·대장동·화정동·토당동·주교동 일원) 일대 199만㎡(약 60만평)에는 9400가구가 공급된다. 정부는 대곡역에 복합환승센터를 구축하고, 고양대로·서오릉로의 교통량 분산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의왕 오전왕곡(의왕시 오전동·왕곡동 일원) 일대 187만㎡(57만평)에는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정부는 GTX-C, 동탄~인덕원선의 연계를 강화해 철도이용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의정부 용현(의정부 신곡동·용현동 일원) 일대 81만㎡(24만평)에는 7000가구가 공급된다. 이곳에선 7호선 연장선, GTX-C 등 철도역과의 접근성 제고 등을 통해 서울 도심까지 30분대 진입 계획이 추진된다. 이들 지구는 모두 서울시 경계에서 10㎞ 이내에 있다. 그린벨트 비중은 의왕 오전왕곡(87%)을 제외하면 모두 98~99%다.

정부는 신규 택지 후보지 발표로 ‘공급 불안’ 심리에 따른 집값 변동성을 잠재우겠다는 계획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첫 분양 목표 시점인) 5년 후 양질의 주택이 공급된다는 믿음이 시장에 형성된다면 시장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주택지구 지정 및 지구계획 수립, 토지 보상 등 행정 절차도 단축하기로 했다. 2026년 상반기 지구 지정,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를 목표로 한다. 다만 실제 입주 시점은 토지 보상 등 관련 절차가 얼마나 빠르게 이뤄지느냐에 달렸다. 신규 택지는 공공주택지구 지정부터 지구계획 수립, 토지 보상 등을 거쳐 입주까지 통상 8~10년이 걸린다. 김 단장은 “기간 단축을 위해 지구 지정 전에 선제적으로 보상조사 등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 후보지 4곳을 발표와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후보지의 투기 근절을 위해 ‘공직자·실거래조사·토지거래허가구역·개발행위 제한’ 등 4대 분야에 걸쳐 투기방지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도 수도권 신규 택지 3만 가구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내년 발표 물량에 서울지역 및 서울 그린벨트는 포함되지 않는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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