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급난 해소 관건은 속도…“MB 보금자리주택 참고를”
정부가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해 2만 가구를 공급하는 등 수도권에 5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미 교통망이 잘 갖춰진 서울 도심의 인접 지역에 주택 공급이 이뤄지면서 서울의 주택 공급난 해소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교통이 불편한 외곽에 신도시를 지어 우회적으로 주택 공급 확대를 꾀하기보다 수요자들이 필요로 하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짓는 정공법 공급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 추세가 주택공급 감소에 대한 불안 심리에서 상당 부분 기인했다는 점에서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에 (서초 서리풀지구) 2만 가구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규모”라면서 “서초 지역이 평당 7000만원대인데 여기는 토지 수용을 통해 시세보다 저렴한 3000만∼4000만원에 나올 테니 서울 안에서의 수요 분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의 공급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물량 자체도 너무 적고, 첫 입주 시점도 2031년으로 예상돼 단기적인 효과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마냥 이 지역 아파트 분양만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3기 신도시 등 지속적인 주택 공급이 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사업 속도가 관건이다. 택지지구 개발 등을 통해 주택을 공급하면 계획 발표 후 실제 입주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3기 신도시는 토지 보상이 일부 늦어지고 그사이 문화재 발굴, 공사비 등이 오르며 첫 입주가 당초 2025년에서 2~3년씩 지연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 그린벨트 해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2008년 말 이명박 정부에선 보금자리주택을 짓기 위해 5㎢ 규모의 그린벨트를 해제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말 그린벨트를 풀어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고, 2009년 9월 사전청약, 그해 말 본청약을 진행했다. 2012년부터는 입주가 시작됐는데,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였다.
이에 정부도 2026년 상반기 지구 지정,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를 목표로 제시하며 ‘속도전’을 약속했다. 계획대로라면 5년 만에 분양, 7년 만에 입주가 진행되는 셈이다.
‘속도전’을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공공택지 개발을 위해 토지 수용·보상 절차를 진행하는데, 개인 소유주가 많을 경우 보상에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있다. 실제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서초구 일대 그린벨트 토지 소유주의 42%가량이 개인 소유였다. 또 한 필지를 여러 명이 소유한 지분 쪼개기 등도 변수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3기 신도시 일부 지역도 아직 보상 절차가 다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이번 택지 개발을 맡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의 재원 확보 여부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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