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되면 지구에 일어날 일...전문가 경고 현실된다 [소셜 코리아]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당대의 지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기자말>
[전후석]
2023년 지구는 기온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웠다. 그러나 (연말 집계 결과) 2024년은 더 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립환경정보센터(NCEI)에 따르면 현재의 추세가 지속할 경우 올해가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이 97%라고 예상했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재해와 이상 기온이 전 세계에서 관측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담론이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서 극명하게 나뉜다. 민주당은 기후변화 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탄소 배출 감축, 친환경 및 재생 가능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 재활용 및 분리수거와 같은 환경 보호 정책을 강화한다.
반면 공화당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과장된 것으로 간주하거나, 일부는 아예 부정한다. 또한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 기존 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제 성장을 우선하려는 경향이 있다. 양당의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의 기후 정책은 각 정당의 입장을 반영한다.
세계 기후학자들 사이에서는 기후변화가 이견이 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왜 미국에서는 기후변화 담론이 과학과 객관성의 영역이 아닌 첨예한 정치적 논쟁으로 변질될까?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미국 내 기업과 정치인 간의 관계, 지역적 이해관계, 정치적 이념 차이, 환경 운동 및 언론의 편향성 등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트럼프나 해리스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이들의 기후 정책이 세계와 한국에 미칠 실질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예측해 보자.
▲ 지난 9월 5일 미국 오리건주의 한 서점에 대통령 후보 트럼프와 해리스가 등장한 잡지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
ⓒ 셔터스톡 |
이로 인해 미국의 정치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현재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이 판결은 선거에 천문학적인 기업 자금이 투입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그 결과 화석연료 산업을 기반으로 한 대기업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에게 선거자금을 제공하고 로비 활동을 통해 기존 에너지 산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진보센터(CAP)에 따르면 2023년 화석연료 산업의 연방 로비 활동 총액은 약 1억 3300만 달러(약 1840억 원)에 달했으며, 2024년 현재 의회에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의원들 중 상당수는 평생 동안 화석연료 산업으로부터 총 5200만 달러(약 721억 원)의 기부금을 축적했다고 한다.
즉, 정치인들은 화석연료 산업으로부터 선거 자금을 받는 대신 여러 규제 완화 정책을 입법하여 정경 유착의 악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다.
지역적 이해관계
미국에서 화석연료 산업이 활성화된 지역은 텍사스, 알래스카, 루이지애나, 와이오밍, 다코타, 펜실베이니아주 등 대부분 공화당이 우세한 보수 지역이다. 이 지역을 대변하는 의원들은 지역 경제 발전과 실업률 등의 논리를 들어 기존 산업이 위협받지 않도록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축소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주목받은 해리스 후보의 '프래킹 논란'은 이러한 지역적 이해관계, 특히 경합주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치적 타협'이 필요한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프래킹(fracking)은 지하에 존재하는 석유나 천연가스를 추출하기 위해 고압의 물과 화학 물질을 혼합하여 암석을 파쇄하는 기술로, 이 과정에서 지하수 오염이나 지진 발생 등의 환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해리스는 과거 환경 보존을 근거로 프래킹 중단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그녀는 과거 발언을 번복하고 프래킹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올해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프래킹은 중요한 산업 기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일부 환경 문제에 민감한 유권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을지라도 펜실베이니아에서 패배하면 대선 패배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 이슈에 눈 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직접 투표가 아닌 선거인단 제도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미국의 선거 체제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치인들에게 많은 타협을 요구하고 있다.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10월 23일 펜실베이니아주 애스턴에서 열린 CNN 타운홀에서 연설하고 있다 |
ⓒ AP/연합뉴스 |
반면, 진보 정치 이념을 대변하는 민주당은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기후변화를 중대한 위기로 인식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환경 규제, 그리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에 중점을 둔다.
즉, 자유시장을 통한 경제성장 대 정부 개입을 통한 친환경적 규제가 두 정당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이다.
환경운동 측면에서는 그린피스나 시에라클럽과 같은 진보적 성향의 단체들이 급진적인 환경 운동을 펼쳐왔다. 이들은 기후변화 대응, 생태계 보호, 핵무기 및 원전 반대, 고래 보호 등 다양한 환경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자유시장경제나 대기업의 자본주의적 입장과 종종 충돌한다.
그에 반해 기후변화 부정론을 펼치는 보수적 종교 단체들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미국 최대의 개신교 교단 중 하나인 남침례교(SBC)는 2007년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주로 성경 해석을 통해 인간의 자연에 대한 지배권을 강조하고, 신이 세상을 통제하기 때문에 인간의 노력이 기후를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는 주장을 한다.
기후변화가 정치 논쟁으로 확산된 또 다른 이유는 미디어의 역할이다. 일부 보수 미디어는 환경운동을 경제적 및 정치적 과장으로 간주하여,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에 대한 오해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0월 24일 애리조나주 템피의 멀렛 아레나에서 열린 캠페인 집회에서 춤을 추고 있다. |
ⓒ AP/연합뉴스 |
첫째, 그는 환경 보호를 위해 설립된 연방기관인 환경보호청(EPA) 청장으로 스콧 프루잇(Scott Pruitt)을 임명했는데, 프루잇은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 시절 환경보호청을 14차례나 고소하며 환경 규제 완화를 강력히 주장했던 인물이다. 프루잇은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화석연료 산업으로부터 수억 원의 정치 자금을 받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청장 임기 동안 그는 여러 환경 규제를 완화해 화석연료 산업에 유리한 정책을 추진했으며, 이로 인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
또 다른 중요한 행보는 파리협정 탈퇴였다. 파리협정은 지구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가장 포괄적이고 중요한 국제 협력으로 평가받았으며, 195개국이 참여한 글로벌 합의였다.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재가입하기 전까지, 미국은 이 협정에서 유일하게 탈퇴한 국가였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미국의 탈퇴는 협정의 상징성과 동력에 큰 타격을 주었다.
트럼프는 재집권하면 파리협정에서 다시 탈퇴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으며, 그렇게 된다면 협정의 지속 가능성은 불투명해질 수 있다. 트럼프 재선에 대비해 보수 진영에서 작성한 정책 제언서 '프로젝트 2025'는 트럼프 2기에서는 기후 관련 규제를 대폭 철회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청정에너지 프로그램, 온실가스 배출 규제 등 여러 환경 보호 조처를 되돌릴 계획을 제시한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직후 파리협정에 재가입했고, 이후 기후변화 관련 법안 통과에 우선순위를 뒀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법안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다. 이 법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후변화 대응 예산을 투입하여 온실가스 배출 감소, 재생 에너지 촉진, 청정 에너지 기술 전환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실질적 정책 외에도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특히 환경 정의를 강조했다. 환경 정의는 기후변화와 환경 오염으로 인해 저소득층과 유색인종 커뮤니티가 불균형적으로 더 큰 피해를 받는 현실을 인식하고, 이러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든이 내놓은 저스티스40 이니셔티브는 정부의 친환경 및 지속 가능성 프로그램 투자로 인한 혜택의 40%를 소외된 커뮤니티에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그녀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환경 정의와 기후변화 대응에 더 적극적인 조치를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 상원의원 시절 해리스는 민주당의 진보적인 기후변화 대응 계획인 그린뉴딜 결의안의 공동 발의자였다. 이 결의안은 민주당 내에서도 비교적 급진적인 법안으로 인식되었다.
해리스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국제적으로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 한국 등 우방국들의 협력을 적극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국제적 리더십을 포기했던 트럼프 행정부와는 크게 대조될 것이다.
▲ 전후석 / 재미 영화감독 |
ⓒ 전후석 |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 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 "김영선 좀 해줘라"...대통령·명태균 통화음성 공개
- '신원식·김용현', 왜 위험한가
- 윤 대통령만 모르는 '100일의 기적'...국제적 망신
- 나토에 탄약관리관 안 보냈다더니... 대통령실 해명 번복
- 체코 당국, 한국 원전계약 일시보류... "경쟁사 이의제기"
-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명태균 "내가 '사모님' 그래갖고... 김진태 살렸어"
- 온통 하얗게 빛나는 산, 이 바다에 있습니다
- 합참 "북한, 신형 고체추진 ICBM 시험 발사 가능성 있어"
- [오마이포토2024]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 윤 대통령 공천개입 정황 녹취 공개
- '규명'보다 '예방' 재차 강조한 한동훈 "특별감찰관 지금 임명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