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가구 중 전세매물 2600가구뿐…올림픽파크포레온 무슨 일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이 다음 달 27일 입주를 한 달여 앞두고 있다. 하지만 통상 대단지 입주 때 전세·매매가격이 내려가는 ‘입주장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22일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세 매물은 2692건으로, 전체 1만2032가구 중 2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월세 매물(1426건)을 합쳐도 전·월세 매물이 4100여건(34%) 정도로 전체 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1만 가구가 넘는 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2600여건밖에 없다 보니 보통 입주장 때와는 다르게 전세 가격이 강세를 띠고 있다.
현재 이 단지 전용면적 84㎡(34평) 전세 매물 호가는 6억9000만원에서 13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둔촌동 한 공인중개사는 “보통 대출이 낀 매물이 가격이 낮지만 요즘은 전세 대출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수요가 거의 없다”며 “정상 물건은 대부분 9억원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가격도 강세다. 전용 84㎡ 조합원 입주권은 지난 8월 24억2000만원대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2022년 12월 분양 당시 분양가가 약 1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0억원 넘게 올랐다.
예상과 다른 입주장 양상에 업계에서는 2018년 말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입주 때와 견주기도 한다. 헬리오시티도 9510가구로 거의 1만 가구 규모였으나 당시엔 전세 매물이 쏟아져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반 하락했다. 통상적인 대단지 입주장 패턴이었다. 전용 84㎡는 5억원대 급전세가 나왔고, 17억원까지 올랐던 조합원 입주권도 입주 직전엔 14억원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강세 입주장에 대해 ▶서울 아파트 전세값 상승세 지속 ▶신축 아파트 선호 ▶공급 부족 등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상황이 이전과 달라졌다고 풀이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작년 5월부터 1년 넘게 오르고 있다”며 “여기에 신축 아파트 선호 추세까지 더해져 대단지 입주인데도 전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헬리오시티 입주 때는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이 충분한 상황이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8년 3만7000여 가구, 2019년 4만9000여 가구, 2020년엔 5만1000여 가구로 계속 늘었다. 하지만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7000여 가구에 그쳤고, 내년에도 3만5000여 가구가 예정돼 있다.
최근 은행권의 대출 규제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 규제 영향으로 아파트 매매 수요가 전세로 유입될 수 있다”며 “매매가격이 둔화하면 전셋값이 오를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내달 입주장이 본격화하면 전세 가격이 다소 내려갈 수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둔촌동의 다른 공인중개사는 “지금은 은행권 대출 규제로 모든 거래가 소강상태”라며 “입주 기간도 내년 3월까지로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매물이 더 늘어날 수 있고 전세 가격도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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