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죄자 서울 아파트 매물 쌓여…많이 올랐던 마포구 한달새 12%↑
정부의 ‘대출 조이기’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이 크게 얼어붙고 있다. 집을 매도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은 매물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하지만 올해 1~9월 서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34대 1에 달했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도 매물은 8만6934건으로 한 달 전(8만1615건)보다 5319건(6.5%) 늘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매물이 늘었는데, 특히 올해 초부터 거래가 많고, 가격 상승세가 높았던 서울의 마포구(12.0%)·중구(9.9%)·동작구(9.5%)·강동구(9.1%) 등의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경기(15만835→15만9331건, 5.6%), 인천(3만4822→3만7200건, 6.8%) 등도 서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아파트 매물이 쌓이는 중이다. 매물 적체의 체감 속도는 지난 2022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거래 절벽’ 때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매물 적체에 대해 지난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시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었고, 시중 은행들도 가산 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5.720% 수준이다. 한은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3.50%에서 3.35%로 인하했지만, 일주일 새 금리 하단은 3.990%에서 0.160%포인트(p) 높아졌다. 양천구 신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주담대 금리가 매수자가 원하는 수준보다 높은 데다 한도 역시 크게 줄면서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신고일이 열흘밖에 남지 않은 현재 2730건에 그치고 있다. 7월(8987건)의 30% 수준이며, 8월(6288건)에 비해서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날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34대 1로 지난해(57대 1)보다 껑충 뛰었다.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164대 1) 수준으로 올라왔다. 특히 지난달 서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396.8대 1로,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월 기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 분양단지 중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달 분양한 동작구 수방사 공공분양주택으로 일반공급 22가구에 2만5253명이 몰려 1147.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다음으론 대치동 구마을 제3지구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가 경쟁률 1025.6대 1을 기록했다.
김원·백민정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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