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여파… 수도권 청약쏠림, 매수-매도 눈치싸움

권중혁 2024. 10. 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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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아파트값 급등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청약시장에서는 공급 부족과 추가 상승을 우려한 무주택자들이 시세보다 저렴한 청약 물량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8월 둘째 주 전주 대비 0.32% 상승하며 5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다만 매도자들은 금리 인하와 공급 부족에 따른 아파트값 상승을 기대하며 매도희망가를 높게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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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아파트값 급등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청약시장에서는 공급 부족과 추가 상승을 우려한 무주택자들이 시세보다 저렴한 청약 물량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매매시장에서는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와 가격급등 피로감으로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한편, 매도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눈치싸움을 하는 모양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7~9월) 수도권 분양시장 일반공급(1만5718가구)에 접수된 1순위 청약통장은 68만590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17만1529건)보다 약 4배 증가했다. 2021년(36만1353건)·2022년(2만4047건) 3분기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다.

수도권 집값 상승과 공급 부족 우려로 무주택자들이 내 집 마련을 서두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투데이는 “수도권은 개발 가능한 토지가 부족하고 토지가격 상승으로 사업 착수도 어려워 새 아파트 부족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말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집값 상승을 걱정하는 수요자들이 청약으로 내 집 마련에 적극적인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청약 수요가 몰릴수록 당첨의 문은 좁아진다. 이미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서울 강남권은 청약 당첨이 ‘하늘의 별 따기’다. 청약가점은 만점이 84점(무주택 기간 최고 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최고 17점, 부양가족 수 최고 35점)인데, 지난달 분양한 청담 르엘은 모든 주택형 최소 당첨 가점이 74점이었다. 이는 5인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높은 청약가점을 위해 자녀세대가 결혼하고도 수년간 혼인신고를 미루는 일이 흔해졌다. 5인 가구인 S씨 가족은 첫째, 둘째 자녀가 결혼 후 독립했지만 한동안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부양가족 수가 1명 추가될수록 5점씩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기 싸움이 팽팽하다. 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10월 첫째 주(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0% 상승했다. 29주 연속 상승세지만, 지난 9월 둘째 주부터 상승 폭이 축소하는 흐름(0.23%→0.16%→0.12%→0.10%→0.10%)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원은 “최근 가격 상승세 둔화로 매수 관망 심리가 견고해지며 매물이 증가하고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8월 둘째 주 전주 대비 0.32% 상승하며 5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부의 대출규제 압박에 따른 은행권의 금리 인상,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치 시행 등으로 급격히 냉각됐다. 다만 매도자들은 금리 인하와 공급 부족에 따른 아파트값 상승을 기대하며 매도희망가를 높게 유지하고 있다.

경매시장도 주춤하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낙찰률이 45.6%로 전월(47.3%) 대비 1.7% 포인트 하락, 낙찰가율은 94.3%로 전월(95.5%)보다 1.2% 포인트 떨어졌다.

이 또한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지옥션은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매수세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이외 지역에서 고가낙찰(100% 이상) 비중이 확연히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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