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공급도 '수도권 쏠림',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2.5배
정부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공공주택 공급 물량의 상당 부분을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배분하면서 수도권-비수도권 간 공공주택 공급 물량 격차가 2.5배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격차가 이어질 경우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3년 3년간 이뤄진 공공주택 사업계획승인을 기준으로 LH는 수도권에 10만3400가구를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공급은 3만9500가구로, 수도권 공급 물량이 2.6배 많았다. 착공 물량 기준으로는 수도권에서 공공주택 3만9200가구가 공급될 때 비수도권에는 1만5700가구가 공급돼 격차가 2.5배로 벌어졌다.
사업계획승인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공공주택이 공급된 지역은 경기도(9만1200가구)다. 전체 물량의 63.8%가 집중됐다. 이어 인천(1만100가구·7.1%)·부산(5500가구·3.8%) 등이었다. 반면 광주와 제주에선 3년간 단 한 가구의 공공주택 사업계획승인도 이뤄지지 않았고, 전남은 700가구에 그쳤다.
착공 물량으로 따져봐도 경기도(2만8700가구)에 공공주택 공급 52.3%가 몰렸다. 인천 공급 물량은 9800가구(17.9%), 충북은 2700가구(4.9%)였다. 공공주택 착공 물량이 500가구 미만인 지역은 대구(100가구)·제주(300가구)·부산(400가구)·세종(400가구) 등이었다.
이런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신도시 조성 규모에서도 드러난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1조원 이상 규모의 53개 신도시 조성 사업비 총액은 214조6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 사업은 41개, 182조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방은 12개 사업, 32조6000억원에 그쳤다. 신도시 조성 사업비 총액은 수도권이 지방의 5.58배, 사업장 수는 3.41배 수준이었다.
문진석 의원은 "LH가 수도권을 중심으로만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지방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LH 주택을 이용할 기회조차 잃어버리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지방에 대한 투자를 외면하면 지방 소멸, 인구 소멸을 막을 수 없기에 지방 홀대를 중단하고 충분한 주택 공급이 이뤄지도록 물량 조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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