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13개 따면 뭐하나… 어른들 싸움에 멍드는 한국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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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체육이 단체들의 힘겨루기에 멍들고 있다.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체육계를 대표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대립 구도만 부각된다.
올림픽 호성적을 계기로 두 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한국 체육의 장기적 발전을 그려가는 모습에 대한 기대도 나왔다.
체육회는 하루가 지난 14일 "선수단의 피로, 행사장 혼잡 및 안전 등을 이유로 부득이 행사를 축소했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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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단식 갑자기 축소
소통 대신 변명 치중
안세영 등 현안 산적
한국 체육이 단체들의 힘겨루기에 멍들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역대 최다 타이인 13개의 금메달을 얻는 성과를 냈지만 선수들은 활짝 웃지도 못한다.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체육계를 대표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대립 구도만 부각된다.
한국 선수단은 지난 13일 해단식을 끝으로 파리올림픽 여정을 공식적으로 마쳤다. 그러나 대회 기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비판한 안세영의 작심 발언과 해단식 행사 축소 사태에서 촉발된 어수선한 체육계의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그간 문체부와 체육회는 각종 체육계 현안에 이견을 보이며 얼굴을 붉혀왔다. 예산 교부 방식 변경, 체육단체장 임기 제한 등 문제를 두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올림픽 호성적을 계기로 두 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한국 체육의 장기적 발전을 그려가는 모습에 대한 기대도 나왔다. 유인촌(사진 오른쪽) 문체부 장관과 이기흥(왼쪽) 체육회장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해단식 현장에서 서로 손을 잡고 포옹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체육회는 공항 입국장에서 몇 분 만에 해단식을 끝냈다. 공항 내 그레이트홀에 마련됐던 해단식 장소는 텅텅 비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체육회가 사전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계획을 바꿨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체육회는 하루가 지난 14일 “선수단의 피로, 행사장 혼잡 및 안전 등을 이유로 부득이 행사를 축소했다”는 입장을 냈다. 애초 공항 측에 입국장을 행사 장소로 명시한 협조요청 공문을 보낸 사실도 강조했다. 그러자 문체부 측은 체육회가 공항 제안에 따라 그레이트홀에서 사전 귀국했던 메달리스트까지 불러 행사를 준비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반박이나 해명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미리 소통과 협의를 통해 조율했다면 애초에 생기지 않았을 일이다.
서로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감정 소모전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양측 모두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야 할 선수에 대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비판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15일 “파리올림픽 직후 한국 스포츠계에서 내부 갈등이 일어났다. 많은 이들이 유 장관과 이 회장의 파워게임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자국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총리관저로 초청해 격려했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문체부와 체육회는 안세영의 비판 발언과 배드민턴협회 조사를 두고도 온도 차를 보인다. 유 장관은 “협회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체육계가)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오해가 있다면 진솔한 대화로 풀겠다”면서도 “(안세영의) 표현 방법이 좀 서투르지 않았나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안세영은 “고민을 해결해 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고 말했다. 각종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인 체육계가 어린 금메달리스트의 외침을 곱씹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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