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적 선수는 15명뿐…"메달 순위 집계서 빠진다"[파리올림픽]
러 스포츠 연맹들 보이콧 움직임
폐막식 참가도 논란…'반쪽올림픽' 우려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하는 러시아 국적 선수가 15명으로 쪼그라들면서 러시아의 올림픽 보이콧 논란이 뜨겁다. 냉전 시기였던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이후 가장 적은 참가 선수 숫자다.
전쟁 이슈로 러시아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국기게양은 물론 유니폼에도 국기를 달 수 없다. 선수가 메달을 획득해도 순위 집계에서 제외된다. 선수들의 폐막식 참석 가능성도 불투명해져 러시아가 앞으로 올림픽을 보이콧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칫 예전 냉전 시대와 같은 '반쪽올림픽'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IOC "러 선수 15명만 참가"…LA 올림픽 보이콧 이후 최소규모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집계한 파리올림픽 참가자 중 러시아 국적 선수는 15명뿐이다. 앞서 IOC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쟁 침략국과 그 원조 국가로 지목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에 대해 개인중립자격(AIN) 자격 출전만 허용했다. IOC가 초청한 러시아 선수 36명의 절반도 안 되는 15명만 올림픽 참가를 확정했다. 벨라루스 선수들은 24명 초청자 가운데 17명이 올림픽 경기에 나온다.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러시아 선수 숫자는 2020 도쿄올림픽 당시 선수단과 비교해 2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규모다. 도쿄올림픽에는 러시아 선수 335명과 벨라루스 선수 101명이 참가한 바 있다. 러시아가 올림픽 참가 자체를 보이콧했던 1984년 냉전 시기에 열린 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기록한 가장 적은 참가 숫자다.
2020 도쿄올림픽 당시에도 러시아 선수들은 도핑 문제로 국기를 달지 못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란 명칭과 ROC 깃발로 참가한 바 있다. 러시아는 2020년 12월 선수들의 도핑 혐의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2년간 올림픽, 월드컵 등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 출전권을 박탈당해 자국 국기를 쓸 수 없었다. 그런데도 러시아는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해 종합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러 공식 보이콧은 안 한다더니…스포츠 연맹들이 참가 거부냉전 종식 이후 한 번도 올림픽경기를 보이콧 한 적 없던 러시아가 파리올림픽에 가장 적은 숫자의 선수단을 보내면서 사실상 올림픽 보이콧이 시작됐다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공식적인 파리올림픽 보이콧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산하 스포츠연맹들은 일제히 파리올림픽 참가를 거부했던 상황이었다.
IOC로부터 10명의 선수 초청을 받은 러시아 역도연맹은 성명을 통해 "선수 선발방식에서 스포츠맨 정신이 결여됐다"며 초청을 거부했다. 4명의 선수 초청을 받은 러시아 유도연맹도 "IOC의 굴욕적인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며 보이콧했다. 결국 테니스 선수 7명, 카약과 카누 선수 3명, 사이클 선수 3명, 트램펄린 점프 선수 1명, 수영 선수 1명 등 총 15명만이 파리올림픽에 AIN 자격으로 출전하게 됐다.
발렌티나 로디오넨코 러시아 체조팀 수석코치는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단 15명의 러시아 선수만 참가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데 대해 "IOC의 부끄러운 행정"이라며 "(올림픽은)완전한 실패"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메달 집계 순위 빠지고 폐막식도 불참 가능성…'반쪽올림픽' 재현 우려AIN 자격으로 참가한 15명의 선수는 메달 집계순위에서 빠지는 것뿐 아니라 내달 11일 열릴 폐막식 참여도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의 반발로 불가능할 가능성이 크다. CNN에 따르면 IOC는 지난 22일 러시아 선수들의 폐막식 참여 문제와 관련해 "다음 회의를 통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일단 결정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선수들은 이미 파리올림픽 개막식 참가와 행진 금지 조치를 받았다.
다만 개막식에 이어 폐막식까지 러시아 선수들의 참여를 금지할 경우, 러시아가 과거 냉전 시기처럼 아예 서방국가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대거 보이콧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내셔널퍼블릭라디오(NPR)은 "러시아는 IOC가 이스라엘의 파리올림픽 보이콧을 요구한 팔레스타인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이중잣대라고 비판하고 있다"며 "파리올림픽 이후 미국에서 개최될 올림픽을 보이콧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리올림픽 다음에 열리는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미국 LA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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