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나경원 청탁 말하고 '아차'했다"... 조국 "자백쇼"

임병도 2024. 7. 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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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친윤 의원들 공세에 머리 숙여... 야당 "없는 말 지어내지 않았을 테니 수사해야"

[임병도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14일 충북 지역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2024.7.14
ⓒ 한동훈 캠프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나경원 후보의 사건 청탁을 폭로한 뒤 '아차 했다"며 사과를 했습니다. 

한 후보는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나 후보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하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발언) 저도 말하고 아차 했고, 괜히 했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신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조건 없이 사과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가 대표가 되면 (패스트트랙 관련 재판) 법률적 지원을 지금보다 더 강화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어제 '공소취소 부탁 거절 발언'은 '왜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구속 못했느냐'는 반복된 질문에 아무리 법무부 장관이지만 개별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예시로서 나온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었다"라면서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공수처법 등 악법을 막는 과정에서 우리 당을 위해 나서다가 생긴 일이었다.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당대표가 되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강화하고, 여야의 대승적 재발 방지 약속 및 상호 처벌불원 방안도 검토, 추진하겠다"라며 "당을 위해 헌신했던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함께 용기 내어 싸웠던 분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친윤 의원들의 역공 "당대표가 되겠다고 한 분 맞나?"
 
  국민의힘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 인천 경기 강원 합동연설회에 입장해 자리하고 있다. 2024.7.17
ⓒ 연합뉴스
 
한동훈 후보가 하루 만에 사과한 배경에는 친윤 의원들의 역공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친윤계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대표가 되겠다고 한 분이 맞나"라고 했고, 김정재 의원도 "저도 5년째 재판받는 피고인이다. 처절히 투쟁한 죄밖에 없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가 지난 1월에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당내 변호인단 격려 차원에서 간담회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 형사 사건 청탁 프레임을 들고나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의원은 "이것은 청탁이 아니다"라며 "당 전체의 아픔을 당내 선거에서 후벼 파서야 되겠느냐. 경쟁은 하더라도 부디 선은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조국 "국힘 전당대회, 범죄집단 '자백쇼'... 고발하겠다"
 
  조국혁신당 조국 당대표 후보자를 비롯한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1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폭로·자백 수사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7.18
ⓒ 연합뉴스
 
한동훈 후보가 나경원 후보의 사건 청탁 발언을 사과했지만, 야당이 고발하겠다고 나서면서 후폭풍이 거셀 전망입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당대표 후보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마치 범죄 집단의 '자백쇼'를 보는 것 같다"라며 "후보자들을 둘러싼 범죄 행위가 자고 나면 하나씩 터져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 의혹이 일거나 여당 의원이 제게 공소 취소를 해달라고 부탁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나"라며 "이 정도 사안이면 사법당국에서 수사에 나서야 한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야당 대표 겁박하는 데만 열 올리지 말고 내일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수사여부를 밝히라"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조 후보는 "20일 혁신당 전당대회를 마치면 이른 시간 내에 이들을 고발 조치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간의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 삼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라며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하나같이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공당 대표로 나선 분들이 없는 말을 지어내진 않았을 테니 반드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고 불법이 드러날 경우 엄정히 사법처리해야 한다"라면서 "당이 온 힘을 다해 대통령 부부의 범죄 의혹을 방탄하고 있고, 당대표가 되겠다는 후보들은 하나같이 수사대상이니 참 한심하고 볼썽사납다"라고 비꼬았습니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별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TV토론에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가 토론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한동훈 후보는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나 후보께서 저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하신 적이 있죠?"라고 말했고 나 후보는 "그건 구체적 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한 후보는 "본인 사건이잖아요"라고 쏘아붙였습니다. 

토론회가 끝난 뒤 나경원 후보는 "역시 한동훈 후보의 '입'이 우리 당 최대 리스크다. 한 후보가 입을 열면, 우리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폭탄과 같은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원희룡 후보도 페이스북에 "무차별 총기난사다. 이러다 다 죽는다"라고 적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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