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떼먹은 ‘악성 임대인’ 절반, 여전히 세제 혜택
전세보증금을 세입자(임차인)에게 돌려주지 않아 이름이 공개된 악성 임대인 중 절반 이상은 임대사업자 자격을 유지하며 세제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단 공개와 제재 주체·기준이 달라 법의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악성 임대인으로 공개된 127명 중 67명(52.7%)이 여전히 임대사업자로 등록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 대신 HUG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준 대위변제 건수는 3298건이었다. 대위변제금은 7124억원으로 임대인 1인당 106억원 수준이다. 지역별 악성 임대인은 경기도가 4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34명), 인천(17명) 순이었다. 이 중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사람은 경기 26명, 서울 25명, 인천 9명이었다.
정부는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반환하지 않은 임대인의 이름·나이·주소·채무액 등을 지난해 12월27일부터 공개하고 있다. 보증금 미반환 횟수가 3년간 2회 이상이고 채무액이 2억원 이상인 임대인이 대상이다.
반면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 권한은 지자체에 있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령은 임차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 판결이 확정됐거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이 성립한 후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받지 못했을 때 지자체장이 임대인의 사업자 등록을 말소하도록 하고 있다.
악성 임대인에 이름을 올려도 사업자 등록 말소가 되지 않으면 취득·재산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합산 배제, 양도소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문 의원은 “국토부와 지자체 간 임대사업자 자격 여부 등을 확인·말소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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