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뛰는데, 국토부 "상승 제한적일 것" 내놓은 근거
정부가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향후 주택 공급 확대 계획과 금융 대출 관리 기조 등을 이유로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주거 안정을 위해 3기 신도시 등 주택 공급 활성화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 침체로 민간 공급 여건이 크게 위축돼 있어 정부의 공급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4일 진현환 1차관 주재로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주택 관련 공공기관 및 협회 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택공급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진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현재 민간 공급 여건이 위축된 상황에서는 공급 보완이 필요한 만큼 공공의 역할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가시적인 공급 확대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앞서 ▶올해 하반기 수도권 중심의 2만 가구 규모 신규택지 발굴 ▶시세보다 저렴한 전월세로 거주 가능한 공공 비(非)아파트 2년간 12만 가구 공급 ▶3기 신도시 신속 추진 등의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와 비아파트, 서울에서도 지역별로 양극화된 상황”이라며 “결국 시장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본지 4일자 1·4면 ‘강남 2억 뛸 때 노원 600만원’〉
김 실장은 “올해 하반기 인천 계양을 시작으로 서울 동작구 수방사 등 3기 신도시에서 5800가구가 본청약에 들어간다”며 “착공도 5개 신도시(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고양 창릉·부천 대장)가 모두 들어가기 때문에 가시적인 공급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 공급 물량은 총 31만 가구에 이른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 상승 추이에 대해 “계속 추세적인 상승으로 가기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 공급이 가시화되고, 금융당국에서 가계 부채에 대한 관리 기조를 강하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공급과 금융) 부분을 감안할 때 서울 주택 가격이 추세 상승으로 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다.
이와 관련해 김헌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각각 3만8000가구, 4만8000가구 수준”이라며“지난 10년 장기평균 공급량이 3만8000가구였던 점을 고려하면 비슷하거나 많은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빌라 등 비아파트의 공급은 아직 적은 편이지만 이번에 발표한 12만 가구 공급 계획 등을 고려하면 (집값) 추세적 상승을 예단하는 것은 조급증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민간 시장조사기관에서 내놓은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2만3830가구다. 내년에도 2만5000여 가구로, 최근 3년간 평균 입주물량 3만198가구를 크게 밑돈다. 정부 추정치와는 거의 1만5000~2만3000가구 정도 차이가 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서울시 집계에는 서울주택공사(SH)의 역세권 청년임대주택 1만 가구 물량이 포함돼 있다”며 “이는 지자체 사업으로 민간 입주물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기관은 분양 및 모집공고 기준으로 일관되게 수치를 집계한다”며 “2018·19년에는 이례적으로 서울 입주 물량이 5만 가구나 됐고 대체로 매년 3만 가구 내외로 공급됐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문제는 올해, 내년을 차치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작년부터 착공 물량이 크게 줄면서 2026년 입주 물량은 4000가구 선으로 급전직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전세 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수요가 아파트로 쏠려 공급 부족이 심화된 측면이 크다고 보고, 2년간 비아파트 12만 가구 공급을 통해 보완하고, 3기 신도시 입주를 2026~27년에 이뤄지도록 최대한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요즘 공사기간은 3년 넘게 걸려 계획대로 26~27년 준공이 될지 미지수”라며 “민간 대비 낮게 책정된 3기 신도시 용적률을 높이는 방식을 통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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