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져달라" 부탁까지 했건만…'2이닝 6실점' 알칸타라, 1선발 위용은 어디에 [잠실 현장]

최원영 기자 2024. 7. 4.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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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무너졌다.

두산 베어스 우완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두산은 13-8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지만, 알칸타라의 투구는 오점으로 남았다.

총 투구 수는 61개(스트라이크 38개)였다. 패스트볼(33개)과 스플리터(21개), 슬라이더(7개)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3km/h로 빨랐지만 롯데 타선을 막아내진 못했다.

알칸타라는 1회초 황성빈을 루킹 삼진, 윤동희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전준우와 승부했다. 2구째로 151km/h의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강타당했다.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두산은 0-1로 선취점을 빼앗겼다. 알칸타라는 빅터 레이예스의 2루 땅볼로 1회초를 끝냈다.

2회초엔 빅이닝을 내줬다. 선두타자 나승엽과 10구 승부 끝 볼넷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최항의 중전 안타, 박승욱의 헛스윙 삼진, 손성빈의 볼넷으로 1사 만루. 노진혁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황성빈에겐 3루 땅볼을 유도해 홈에서 손성빈을 아웃시켰다.

알칸타라는 윤동희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다시 2사 만루에 처했다. 이번엔 전준우에게 3타점 싹쓸이 좌전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았다. 두산은 0-6까지 뒤처졌다. 레이예스의 1루 땅볼로 간신히 3아웃을 채웠다.

결국 두산은 3회초를 앞두고 투수를 김민규로 교체했다. 알칸타라가 너무 일찍 물러나는 바람에 중간계투진의 짐이 커졌다. 김민규가 1⅓이닝 무실점, 이영하가 1⅔이닝 무실점, 김강률이 0이닝 1실점(비자책점), 박치국과 이병헌이 각 ⅓이닝 무실점, 최지강이 1⅔이닝 1실점, 김택연이 1⅔이닝 무실점으로 뒤를 이었다.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알칸타라는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6일 한화 이글스전서도 3⅔이닝 4피안타(2피홈런)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했다. 이날까지 두 경기 연속 흔들렸다. 시즌 성적은 12경기 64⅓이닝 2승2패 평균자책점 4.76이 됐다. 1선발 에이스로서 위용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알칸타라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베테랑 안방마님 양의지는 "알칸타라에게 초반부터 잘 던져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쉽게도 또 무너졌다. 그래서 경기가 어려워졌다"며 "그래도 젊은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끌어주면서 중요한 상황에 잘 막아준 덕에 이길 수 있었다"고 운을 띄웠다.

양의지는 "알칸타라가 작년과 달리 볼카운트 싸움을 많이 못 하는 것 같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지고 결과도 안 좋다 보니 타자에게 안 맞으려 어렵게 가는 듯하다"며 "지난 시즌엔 1스트라이크, 2스트라이크를 빠르게 잡고 갔다. 요즘엔 그런 면이 부족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력분석 파트에서 스플리터가 계속 생각보다 안 좋다고 한다. 그래서 슬라이더도 써보고 여러 방면으로 공격적으로 리드하려 하는데 쉽지 않다"며 "롯데의 기세가 좋고 타자들도 컨디션이 좋아 잘 친 것 같다. 알칸타라의 공이 방망이의 중심에 맞으면 멀리 나가는 경향이 있다. 몰리는 공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선발진이 힘든 상황에서 알칸타라까지 휘청거려 더욱 뼈아프다. 기존 선발투수 중 제대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아주고 있는 선수가 곽빈뿐이다. 원투펀치였던 브랜든 와델은 왼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으로 지난달 24일 자리를 비웠다. 두산은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로 KBO리그 유경험자인 에릭 요키시와 올해 SSG 랜더스에서 단기 대체 외인으로 뛰며 눈도장을 찍은 시라카와 케이쇼를 놓고 고민 중이다.

알칸타라라도 곽빈과 함께 중심을 잡아줘야 하지만 지금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두산은 지난 4월 22일 알칸타라가 오른쪽 팔꿈치 염좌로 이탈했을 때, 미국 주치의를 만나고 오겠다는 그를 기다려줬다. 알칸타라는 자비로 미국에 다녀왔고, 국내 병원 세 곳과 같은 팔꿈치 염좌 소견을 받았다. 약 한 달간 공백 끝에 5월 26일 1군에 복귀했다. 이후 여전히 기복을 보이고 있다. 아쉬움이 짙어진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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