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과속 역주행 사고차량…두달 전 정비 검사 결과서 ‘양호’
지난 1일 밤 서울 시청역 인근 사거리에서 역주행 교통사고를 일으켜 15명의 사상자를 낸 운전자의 차량이 두 달 전 차량 정비 종합검사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동아일보는 사고를 낸 차량이 두 달 전 경기 안산의 한 차량 정비 업체에서 종합검사를 받았고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올해 5월 8일 종합검사를 진행한 업체에 따르면 차량 종합검사 당시 모든 항목에서 ‘양호’한 상태였다. 오일 누수 이상, 브레이크, 속도계 이상 등을 체크했는데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급발진 관련 검사였던 ‘센서 진단’에서도 양호가 나왔다.
사고 차량(제네시스 G80)은 지난 2018년 제조돼 올해 5월 8일까지 총 6만6183㎞를 주행했다. 차량 주인도 운전자 남성이 아닌 그의 아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고 차량 운전자인 A씨(68)는 사고 접수 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고 차량은 경찰이 현재 기상 상태 등을 고려해 이동시켜 보관하고 있으며, 이날 중으로 급발진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국과수의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분석에는 통상적으로 1∼2개월이 소요된다.
한편 지난 1일 오후9시26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는 제네시스 차량이 역주행해 BMW, 소나타 등 차량을 차례로 친 후 횡단보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초 사망자는 6명으로 집계됐으나 심정지 3명이 사망 판정을 받으며 사망자가 9명으로 늘었다.
해당 운전자는 전날 오후9시26분께 서울 중구 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로인 소공로 인근 도로를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차량은 도로에 있던 차량 두 대를 들이받고 덕수궁 대한문 방면인 시청역 12번 출구 방향까지 튕겨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 A씨는 경기도 소재의 한 여객운송업체에 소속된 버스기사로 확인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1974년 버스 면허를 취득했으며, 지난해 2월 3일자로 경기도 안산 K여객에 촉탁직으로 입사해 20인승 시내버스를 운전했다.
K여객에 입사하기 전에는 1985년부터 1992년까지 서울에서 버스기사로, 1993년부터 2022년까지는 트레일러 기사로 일했다고 한다.
업체 관계자는 “입사 후 사고 이력은 없었고, 주변 기사들은 A씨가 원래 술도 안 마시는 베테랑 기사였다고 한다”며 “서울에서도 버스 기사를 해서 서울 지리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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