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팔' 타자 전향 장재영, 윌커슨 상대로 잊지 못할 첫 홈런포

‘9억팔’ 장재영(22·키움)이 타자 전향 3경기 만에 첫 홈런을 터뜨렸다.

장재영은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 9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3회 첫 타석에서 홈런을 쏘아 올렸다.

0-2 끌려가던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장재영은 롯데 ‘에이스’ 애런 윌커슨의 높은 컷 패스트볼(139㎞)을 잡아 당겨 시원한 홈런을 만들었다. 타자 전향 후 터진 첫 홈런이다.

상대 ‘에이스’의 공을 때린 것이라 더 의미가 깊다. 5월 이후 등판한 9경기 전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인 윌커슨은 올 시즌 처음으로 100이닝을 돌파한 투수가 됐다.

장재영은 홈런을 때리고 맞이한 5회말 타석에서도 올 시즌 10개의 볼넷만 허용한 윌커슨을 상대로 볼넷도 골라냈다.

팀은 1-6으로 패했지만, 장재영은 타자 전향 후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며 ‘특급 유망주’로 이목을 끌어당겼던 장재영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고 키움에 입단했다. 대형 투수로 육성하려 했던 키움은 장재영 재능을 높게 평가하며 계약금 9억원을 안겼다. KBO리그 역대 2위, 구단 역대 1위 금액이다.

부담이 너무 컸을까. 프로 데뷔 후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56경기 1승 5패 평균자책점 6.45에 그쳤다. 103.1이닝 동안 100탈삼진을 잡았지만, 볼넷이 무려 97개나 됐다. 사구는 12개.

실망을 안긴 장재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부상까지 당했다.

구단과 깊은 상의 끝에 장재영은 지난달 초 타자 전향을 결심했다. 덕수고 시절 중심타자로도 활약했던 장재영은 퓨처스리그 19경기 타율 0.232 5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장재영의 파워를 눈여겨본 키움은 지난 20일 1군으로 콜업했다.

장재영은 지난 20일 타자로서 치른 첫 1군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전날 롯데전에서 4타수 무안타 침묵했지만 이날은 ‘에이스’ 윌커슨을 상대로 평생 잊지 못할 프로 1호 홈런을 터뜨렸다.

한편, 윌커슨은 7이닝(97구)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7승(6패)째를 챙겼다. 장재영에게 내준 홈런과 볼넷이 옥에 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