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폭우에 명나라 때 성곽 붕괴…남부는 홍수·북부는 폭염
[앵커]
중국 남부는 홍수로 몸살인데, 북부는 폭염에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기상당국은 불규칙한 대기 순환에서 원인을 찾고 있는데요.
당분간 이런 이상기후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베이징에서 배삼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 광둥성 선전시 다펑쑤청 남문.
600년 전 명나라 태조 때 건설됐는데, 최근 폭우로 성벽 일부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 일대는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선전의 8대 명소로 꼽힙니다.
중국 광둥성과 광시성, 푸젠성 등 남부지역 일대는 연일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닷새째 최고 등급의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로 하천 곳곳이 범람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푸젠성의 경우 하루 동안 37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인명피해가 잇따랐고, 가옥 파손과 농작물 침수, 산사태 등으로 도로가 끊겼습니다.
<광둥성 / 이재민> "저는 3층에 사는데, 이미 2층까지 잠겼어요. 전기도 없고, 물이 빨리 차오르고 있어요, 지금도 비가 와요. 사람들은 모두 높은 곳으로 가려고 해요."
이와 반대로 중국 북부는 40도 안팎의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허베이와 허난, 네이멍구 등의 낮 기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습니다.
폭염에 노출된 면적은 85만㎢로 남한의 8배 정도인데, 3억8천만명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주보다 기온이 다소 내리긴 했지만 베이징은 낮 기온이 37도까지 오르면서 올해 두 번째로 주황색 등급의 폭염경보가 발령됐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농작물 피해입니다.
땅은 이미 거북이 등짝처럼 갈라졌고, 일부는 물기가 사라져 모래처럼 부서집니다.
말라버린 우물에서는 진흙이 뿜어져 나옵니다.
중국 수자원부는 가뭄대응 4단계를 발동하고, 8개 성에 물 대기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허난성 / 농부> "수십 년 동안 이런 가뭄을 본 적이 없는데 아무리 가물어도 밑바닥은 젖어 있는 게 보통인데, 지금은 조금도 젖지 않았습니다."
중국 기상당국은 이상기후의 원인이 비정상적 대기 순환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중국은 더 강한 비와 고온현상이 이어질 전망인데, 당장 며칠간 남부는 폭우가, 북부는 40도가 넘는 고온이 이어진다고 예보했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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