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훈-나인우 하차, 담당 PD 교체... 변화의 기로에 놓인 '1박 2일'
[김상화 기자]
▲ KBS '1박2일' 시즌4 |
ⓒ KBS |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 1박 2일 > 시즌4가 또 한 차례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13일 제작진 및 주요 출연진 소속사 측이 알려온 바에 따르면 핵심 멤버로 활약해온 연정훈, 나인우, 그리고 연출자 이정규 PD가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했다고 한다.
오는 21~22일 녹화를 끝으로 이들과 작별을 고하게 된 < 1박 2일 >은 7~8월 거행되는 파리 올림픽으로 인한 재정비에 돌입하면서 새 연출자 주종현 PD와 더불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신입 멤버 영입 등 후속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12월 6인 체제로 재출범했던 현재의 시즌4는 앞선 시즌 대비 다수의 인원 하차와 합류가 반복되면서 과거의 명성 만큼의 인기 몰이와는 거리가 먼 상태이다. 장수 예능이라면 늘 겪게 되는 화제성 확보의 어려움에 놓인 < 1박 2일 >로선 또 한 번의 고비를 만나게 된 것이다.
▲ KBS '1박2일' 시즌4 |
ⓒ KBS |
시즌4의 출범 이후 줄곧 후배들을 앞장서서 이끌어 왔던 연정훈, 지난 2022년 김선호 하차 후 새 멤버로 영입되었던 나인우가 차례로 작별을 고하게 되었다. 본업 배우 활동에 좀 더 충실하고자 제작진과의 논의 끝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알려졌다. 나인우의 경우, 올해 안으로 군입대도 예정된 상태다.
제작진도 일부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역시 2022년 프로그램에 합류했던 이정규 PD가 물러나면서 공동 연출진 중 한 명인 주종현 PD 체제로 재정비를 단행하기로 했다. 3인의 핵심 인물이 한꺼번에 빠지는 상황은 과거 시즌 도중에는 좀처럼 목격되지 않았던 터라 시청자 입장에선 다소 충격이 클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 정도 규모의 변화라면 차라리 시즌5로 새 출발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개진하기도 한다. 현재의 < 1박 2일 > 시즌4가 오랜 기간 정체 상황에 놓여 있다보니 재도약을 위한 새 판을 깔아 보는 게 낫다는 것이다.
▲ KBS '1박2일' 시즌4 |
ⓒ KBS |
< 1박 2일 >의 가장 큰 고민은 화제성 확보의 어려움이다. 오랜 연륜을 지닌 프로그램답게 연배 높은 시청자들의 든든한 지지 속에 시청률만큼은 안정적으로 유지해왔지만 최근 들어선 이마저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다. 딱히 방영분 자체가 유튜브 혹은 각종 숏츠 영상 및 SNS 상에서 크게 두드러진 관심을 유발하지도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이 TV 본방 사수 대신 다시 보기 차원에서 선택하는 OTT 플랫폼 선호도 역시 타 지상파 예능 대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상파 3사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OTT 웨이브의 2023년 연말 집계에서 < 1박 2일 >은 예능 부문 10위에 올랐었다.
역시 오랜 역사를 지닌 SBS <런닝맨>이 1위, MBC <무한도전>이 5위에 이름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매일 방영 직후 실시간 집계되는 'Top20'에서도 SBS <미운 우리 새끼> <런닝맨>, MBC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등 타 일요 예능에 비해 열세를 나타내고 있다.
▲ KBS '1박2일' 시즌4 |
ⓒ KBS |
지금의 < 1박 2일 >로선 과거 전성기로 손꼽히는 시즌1, 시즌3 만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시즌4 초반 만큼의 인기, 화제성 확보가 가장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의 제작진 체제로 틀이 굳어진 후 프로그램 속 각종 게임과 미션 구성은 과거 내용의 답습 수준이 그쳤고 별다른 재미 유발이 쉽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선택이 예전 같지 않아졌다.
보통 하나의 촬영 내용으로 2주분 방송을 마련해왔지만 언제부터인가 3주 짜리 방영분의 비중도 제법 늘어났다. 이렇게 되면서 짧고 간략하게 진행되어야 할 사항이 다소 길게 늘여 담아내는 경우도 종종 목격되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편집을 선호하는 요즘 세태와는 다소 거리가 먼 선택이기도 했다.
일단 각종 드라마, 예능 결방이 불가피한 올림픽 중계 방송이 여름 한 달가량 예정되었기 때문에 < 1박 2일 > 역시 이 기간 동안 잠시 휴식기를 맞이하면서 프로그램 개편 및 재정비의 기회를 부여 받게 되었다. 어떤 인물이 새롭게 참여하게 될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제작진으로선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KBS라는 특성상 연령대 높은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 예능의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젊은 피 수혈 등 타 방송사 대비 다각도로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이 존재한다. < 1박 2일 >로선 단순한 인원 보강을 넘어 새 시즌 출범 수준의 변화를 의도하건, 의도치 않건 간에 맞이하게 되었다. 그냥 예전의 이름값에 안주하는 수준에 그칠지, 아니면 재도약의 발판이 마련될지 여부가 이번 여름에 결정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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