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에 N수생 몰린 모평…"킬러 문항 없었지만 까다로워"

이가람 2024. 6. 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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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시행일인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방산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국어 영역 문제지를 배부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첫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영어는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학은 입시업체, 교사들의 난도 평가가 각각 엇갈렸다. 이번 모의평가는 의대 증원 등으로 15년만에 가장 많은 N수생이 응시한 데다, 지난해 처음 적용된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이어지며 출제경향과 난도에 관심이 모였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주관하는 수능 6월 모의평가가 전국 2114개 고등학교와 502개 지정학원에서 치러졌다. 매년 6월과 9월 두 차례 실시되는 모의평가는 수능을 실시하는 평가원이 직접 주관한다. 평가원은 두 번의 평가에서 측정된 수험생 실력을 고려해 본 수능 난이도를 결정한다.

이번 시험에 지원한 수험생은 전년 대비 1만458명 증가한 47만4133명이다. 이 중 고 3 현역이 아닌 졸업생과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 등N수생은 8만8698명(18.7%)을 차지한다. 전년도보다 398명(0.5%) 증가해 2011학년도 시험(8만706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입시업계에선 의대 증원의 여파로 올해 실제 수능에서도 N수생 참여가 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BS·입시업체 “국어, 작년 수능보단 쉽지만 변별력 확보”


김영옥 기자

1교시 국어는 지난해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다소 쉬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수능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인 반면 1등급 컷은 133점으로 상당히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표준점수는 응시자 개인의 원점수가 응시집단의 평균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나타내주는 점수로, 최고점이 높을수록 수능 난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본문에서 유추가 힘든 전문용어가 등장하거나 3가지 이상의 복합개념이 활용되는 등 소위 ‘킬러문항’에 대한 정의와 부합하는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EBS 현장교사단 국어 대표 강사인 최서희 중동고 교사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공통과목인 독서와 문학 영역에서 EBS 연계 문항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비문학 문제가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입시업체들은 공통과목인 독서의 ‘도덕 문장의 진리 적합성’ 지문을 놓고 답을 찾아야 하는 14·15·16번 등을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았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연구소장은 “제시문은 지금처럼 평이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몇몇 문항에서 매력적인 오답 선지가 등장해 준고난도 문항의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수학, “작년 수능보다 쉬워” vs “체감 난이도 변수”


EBS 수학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2교시 수학 영역 출제 경향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2교시 수학은 EBS 교사단과 입시업체의 분석이 엇갈렸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48점으로 매우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대성학원·유웨이·EBS는 “약간 쉽다”, 이투스·종로학원은 “비슷하다”, 메가스터디는 “약간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원중 실장은 “공통과목은 대부분 기출문제를 충실히 학습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항들로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임성호 대표는 “공통과목의 객관식 마지막 문항인 15번과 주관식 마지막 문항인 22번의 출제 패턴이 평소와 달라져서 수험생이 당황스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15번은 통상 수학Ⅰ에서, 22번은 수학Ⅱ에서 출제돼왔는데 이번엔 뒤바뀌었다. 15번은 수학Ⅱ인 적분에서, 22번은 수학Ⅰ인 수열에서 출제됐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작년에는 특정 번호 문항들이 최고난도로 출제되지 않고, 중·고난도 문항이 다소 늘어나는 방향으로 출제되었다”며 “이번 시험 역시 선택과목인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모두 28번, 30번 문항이 모두 어렵게 나왔다”고 말했다.


영어, “지난 수능과 비슷하거나 더 어려워”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종로학원에서 열린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가원 6월 모의고사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3교시 영어는 전년도 수능과 대체로 비슷하거나 다소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영어는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는 절대평가 체제로 치러지지만 작년 수능의 경우 1등급 비율은 4.7%로, 절대평가 전환(2018학년도) 후 가장 어려웠다는 평을 받았다. EBS 대표 영어 강사인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우리말로 해석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킬러 지문이 배제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작년보다 어려웠다는 분석도 있었다. 김원중 실장은 “대의 파악 유형(18~24번)은 일부 오답 선지가 정답 선지와 같은 표현을 포함하거나 지문의 핵심 소재 단어가 모든 선지에 활용되는 등 수험생들이 답을 찾는 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3 재학생에게 의대 증원으로 유입될 N수생 등을 고려해 이번 시험 성적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받아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에 강한 N수생이 최상위권에 다수 유입될 가능성이 커서다. 임 대표는 “6모 채점 결과 상위권 변별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평가원이 실제 수능은 어렵게 출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모의평가 문제와 관련한 이의 신청은 7일 오후 6시까지 받는다. 성적표는 다음 달 2일 나올 예정이다.

세종=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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