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사이스’ 사지연장술의 비밀 [정형외과의 미용적수술, 사지연장술, 휜다리수술]

헬스조선 편집팀 2024. 5. 2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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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연장술을 집도한지 24년, 그동안 무수히 많은 수술방법과 장비들이 바뀌었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수술법은 단 두 개, 속성연장술과 프리사이스를 이용한 연장술이다. 과거에는 알비지아, 핏본, ISKD 등이 출시됐으나, 여러 문제점으로 현재는 사용하지 않으며 최근 각광받았던 스트라이드 역시 뼈를 녹이는 현상이 나타나 사지연장술 시장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관련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현존하는 두 가지 수술법의 특징은 명확하다. 속성연장술은 뼈 바깥에 원형 철통을 달아 나사를 돌리면서 연장하는 외고정방식이고, 프리사이스는 뼈의 내강에 자성체를 띄는 내고정을 넣어두고 외부에서 자석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속성연장은 외부 흉터가 생기지만 비용이 저렴하고 재활에 용이하다. 빠른 연장 또한 가능하며 뼈진이 차는 속도도 빠르다. 프리사이스는 외부 흉터가 거의 없는 대신 비용이 비싸고 속성보다 재활이 떨어진다. 연장 속도와 뼈진의 생성 속도 역시 비교적 늦다. 종아리뼈 직경이 작은 사람들의 경우 프리사이스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무엇보다 재활에 가장 부정적인 요소는 재활기간 내내 체중부하를 할 수 없어 휠체어 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프리사이스는 강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연장 중 넘어지거나 부딪힘으로 인해 내고정이 부러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프리사이스를 교체하는 비용 문제도 감당해야 한다.

필자는 속성연장술의 가장 큰 문제점인 흉터를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해 수많은 시간 동안 연구를 거듭했고, 정형외과의 사지연장술 수술에 성형외과의 성형봉합기술을 접목했다. 그 결과, 속성연장의 가장 단점으로 꼽혔던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한 상황이다. 물론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성형기술의 노하우를 배우고자 정형외과 전문의 명찰을 달고 성형외과 학회를 쫓아다녔다. 처음에는 이상한 의사 취급을 받았다. ‘정형외과 의사가 뼈나 잘 맞추면 될 것이지 왜 성형기술을 배우려고 하느냐’는 질타 아닌 질타까지 받기도 했다.

필자가 성형기술을 배운 이유는 키를 늘리는 데 있어 비교적 저렴한 속성연장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연장부속은 모두 수입품이다. 결국 외화낭비로 이어진다. 필자가 사지연장술을 하는 목표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주는 데 있지만, 환자들의 귀한 비용이 조금 덜 나가게 하는 것도 작게는 가정에 보탬이 되고 크게는 외화낭비를 줄이는 애국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한다.

조금 이기적으로 생각한다면 많은 의사들이 프리사이스를 보다 보편화시키기 위해 프리사이스를 광고하고 있어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 상황인데, 굳이 수술방법의 중립성을 보이면서 속성연장을 추천하는 것 같은 이런 상황이 아이러니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는 사지연장술은 환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기에, 키가 작은 사람들이 키를 늘리는 것에 목표를 두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프리사이스와 속성의 비용은 수천만원 차이가 난다. 그리고 이 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이다. 젊은 사람들이 이 수술을 받고자 무궁무진한 기회 시간을 쓰는 수술이다. 그런데 추가로 수천만원이라는 기회비용까지 이 수술에 쏟아 부어야 할까? 물론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걱정할 문제가 아니지만, 필자가 아는 환자 중에는 이 수술을 받고자 아르바이트와 막노동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의사인 필자는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으면서도 환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에 대한 제안을 결코 멈출 수 없다.

프리사이스의 민낯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리사이스는 속성보다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술이다. 그리고 허벅지 수술이 편하며, 속성보다 위험요소도 적다. 속성연장의 경우 비골신경마비의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프리사이스 허벅지로 유도할 경우 비골신경마비의 위험이 매우 낮아진다. 속성연장은 외고정을 하기 때문에 환자의 외부 흉터와 염증 관리도 해줘야 하지만, 프리사이스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속성연장은 핀부러짐이 있을 경우 핀을 다시 삽입하는 재수술을 해야 하지만, 프리사이스는 그렇지 않다. 수익을 생각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어느 하나 프리사이스를 채택하지 않을 수 없는, 그야말로 완벽한 조건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환자에게 프리사이스를 강력 추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말한 키 수술에 대한 필자의 철학이 그렇고, 이 수술에 대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필자가 금전적 여유가 없는 환자 입장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속성연장을 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수천만원이라는 돈은 종잣돈으로서도 매우 큰 위력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프리사이스를 광고하는 포장 광고에 속지 말고, 현실적인 사지연장술의 목적과 의미를 되새긴다면 보다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에 허벅지 프리사이스 수술을 한 환자들이 필자를 찾아 허벅지 줄이는 수술에 대해 묻고 있다. 수술이 끝나고 현실과 마주하고 보니, 병원에서 추천한 허벅지 연장이 비율 면에서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병원 의사 입장에서는 허벅지 프리사이스가 편하긴 하지만, 환자의 비율적인 면에서 봤을 때 허벅지 프리사이스는 독주와도 같다.(물론 사람마다 다르긴 하다) 동양인은 비교적 종아리가 짧고 허벅지가 긴 편에 속한다. 그런데 허벅지를 더 늘린다면 그야말로 요상한 모습이 될 수도 있다. 병원에서 환자의 종아리와 허벅지 길이에 대해 말해주는 것은 환자의 권리다. 이 길이를 정확히 말해주지 않고 허벅지 연장으로 유도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바로 일어서서 그곳을 나오길 바란다.

/기고자: 뉴본정형외과 임창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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