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횡보' 윤 대통령 지지율, 지지층에서 벌어진 이상 징후 [김봉신의 여론감각]
[김봉신 기자]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와 관련해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이번 정부 들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새롭다. 필자도 깜짝 놀라기도 하는 이 현상이 갖는 의미를 함께 살펴보자.
윤 대통령 국정 긍정률, 총선 이후 '최저 수준에서 횡보'
2022년 윤석열 대통령 출범 이후 3개월이 지난 뒤부터는 줄곧 40% 아래에서 묶여 있던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률이 총선 이후 23%까지 하락한 후 횡보 중이다. 아래의 차트는 한국갤럽이 5월 24일에 발표한 최근 20주 국정 수행 긍정-부정 평가 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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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추이(한국갤럽 5월 4주)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는 최저치를 경신한 후 횡보 중이다. |
ⓒ 한국갤럽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여야 영수회담과 대국민 기자회견까지 나름 소통의 노력을 보이는 듯했으나, 근본적인 국정 기조의 변화 없이는 이렇게 낮은 수준의 국정 긍정률은 쉽게 바뀌기 어려운 듯하다. 더군다나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데 대해 오히려 보수 성향자의 이탈이 추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70대 이상에서도 긍정-부정 동률
그런데, 이번 한국갤럽 조사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70대 이상 연령대에서도 긍정과 부정이 동률을 보였다는 점이다. 7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잘 알려진 것처럼 보수 성향자가 다수 분포해 있고, 이번 정부처럼 국민의힘이라는 보수 성향 정당의 정부가 들어설 때에 지지자의 분포가 상당히 두텁던 연령대라는 점에서 상당히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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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연령대별 추이(한국갤럽 5월 5주) 한국갤럽의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추이를 연령대별로 보면, 이번 5월 4주에는 긍정률이 약간이라도 더 높은 연령대가 없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
ⓒ 한국갤럽 |
물론, 모든 연령대가 충분한 표본 수가 아니라서, 어쩌다가 오차범위를 넘는 변동이 갑자기 나타난다고 해도 미세한 상승세로 회복하는 경우가 있다. 위 표에서 나타나는 60대 중 긍정률이 그렇다. 총선 직후 32%로 14%p 하락한 후에 미세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5월 4주에는 41%까지 회복했지만, 아직은 오차범위 내에서 부정 평가가 더 많다.
70대 이상을 보면, 총선 직전에 65%라는 높은 긍정률을 볼 수 있다. 총선 직후에는 무려 18%p 하락한 47%. 대국민 기자회견 등을 통해 57%까지 회복하는가 싶었는데,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후 43%까지 하락해 최하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정부 들어 70대 이상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긍정률이다.
총선 직후, 대구·경북 거주자 중에서, 보수 성향자 중에서, 60대 및 70대 이상 연령대 중에서,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 상당히 큰 폭으로 긍정률이 하락한 후 미세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는 70대 이상 연령대에서 역대 최저의 긍정률이 나타난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도에서도 '이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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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정당 지지도 추이(한국갤럽 5월 4주) 5월 4주 한국갤럽이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5%포인트 오차범위에서 하락해 30% 선을 하향 돌파했다. |
ⓒ 한국갤럽 |
한국갤럽의 5월 4주 정당 지지도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민의힘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에서 5%p 하락해 29%가 된 것이다. 오차범위 내의 변동이기는 하지만 30% 선을 하향돌파 당한 게 상당히 오랜만이다. 총선을 앞두고도 30% 중후반, 최고치는 40%까지 나타났다.
그렇지만, 총선 뒤 국민의힘의 패배로 인한 보수 성향 유권자의 여론조사 응답 적극성 위축은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이번 조사에서 70대 이상 응답자 중 국민의힘 지지도는 47%였다. 이번 정부 들어선 후 처음 50% 선이 무너졌다. 오차범위를 벗어나 16%p 하락했다.
70대 이상 연령대에서 여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절반이 안 되는 이 현상은 국민의힘이 앞으로 크고 작은 선거에서 받을 수 있는 성적표가 매우 초라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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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지방선거가 2년이나 남았다고는 하지만, 지금처럼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일변도의 국정 운영으로 국민 여론을 의식하지 않는 행보를 지속한다면, 국민의힘은 큰 선거에서 이번 총선 만큼의 표심을 얻는 것조차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예상을 가능하게 하는 수치는 바로 위의 국민의힘 지지도 흐름에서 찾을 수 있다.
위에서 총선 직전 국민의힘 37% 대 민주당 29%로 8%p 국민의힘 지지도가 우세했지만, 총선 결과는 민주당 175석 대 국민의힘 108석으로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지금 5월 4주에 국민의힘 29% 대 민주당 31%의 지지도 상황에서 만일 국회의원 총선거처럼 큰 선거가 치러진다면 아마도 그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고정적으로 높은 비율의 지지도를 보여주던 70대 이상 등 여러 계층에서 역대 최저를 경신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거부권 행사 후에 나타나는 고령자 중 지표는 국민 정서를 웅변하고 있다.
이제 국민 여론은, 보수 진영 전체가 함께 침몰할 것인지 그나마 합리적인 일부가 남아 있는 것인지를 묻고 있는 듯하다. 정부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더 이상 저항한다면 더 큰 국민적 분노의 파고에 휩쓸릴지도 모른다.
덧붙이는 글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5월 4주는 2024년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통신사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의뢰자가 없는 자체조사입니다. 대상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이었습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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