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횡보' 윤 대통령 지지율, 지지층에서 벌어진 이상 징후 [김봉신의 여론감각]

김봉신 2024. 5.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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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신의 여론감각] 갤럽 70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도, 최초로 50% 붕괴

[김봉신 기자]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와 관련해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이번 정부 들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새롭다. 필자도 깜짝 놀라기도 하는 이 현상이 갖는 의미를 함께 살펴보자.

윤 대통령 국정 긍정률, 총선 이후 '최저 수준에서 횡보'

2022년 윤석열 대통령 출범 이후 3개월이 지난 뒤부터는 줄곧 40% 아래에서 묶여 있던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률이 총선 이후 23%까지 하락한 후 횡보 중이다. 아래의 차트는 한국갤럽이 5월 24일에 발표한 최근 20주 국정 수행 긍정-부정 평가 추이다.

긍정률은 총선 이후 23%라는 최저치를 보인 후 4월 4주부터 5월 4주까지 한 달 동안 24%로 횡보 중이다. 이 같은 최저 수준의 국정 긍정률은 이번 정부 들어 2022년 만 5세 입학 논란과 바이든-날리면 논란 시기에 나타난 24%를 갈아치운 것으로서 가장 낮은 긍정률이라는 기록과 함께 가장 오랜 기간 최저 수준 횡보라는 기록까지 세우고 있다.
 
▲ 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추이(한국갤럽 5월 4주)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는 최저치를 경신한 후 횡보 중이다.
ⓒ 한국갤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여야 영수회담과 대국민 기자회견까지 나름 소통의 노력을 보이는 듯했으나, 근본적인 국정 기조의 변화 없이는 이렇게 낮은 수준의 국정 긍정률은 쉽게 바뀌기 어려운 듯하다. 더군다나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데 대해 오히려 보수 성향자의 이탈이 추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70대 이상에서도 긍정-부정 동률

그런데, 이번 한국갤럽 조사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70대 이상 연령대에서도 긍정과 부정이 동률을 보였다는 점이다. 7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잘 알려진 것처럼 보수 성향자가 다수 분포해 있고, 이번 정부처럼 국민의힘이라는 보수 성향 정당의 정부가 들어설 때에 지지자의 분포가 상당히 두텁던 연령대라는 점에서 상당히 놀랍다.

다음은 총선 직전부터 최근까지의 국정 긍정률을 연령대별로 정리해 본 표다. 각 연령대의 긍정률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주목해 보자. 
 
▲ 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연령대별 추이(한국갤럽 5월 5주) 한국갤럽의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추이를 연령대별로 보면, 이번 5월 4주에는 긍정률이 약간이라도 더 높은 연령대가 없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 한국갤럽
 
물론, 모든 연령대가 충분한 표본 수가 아니라서, 어쩌다가 오차범위를 넘는 변동이 갑자기 나타난다고 해도 미세한 상승세로 회복하는 경우가 있다. 위 표에서 나타나는 60대 중 긍정률이 그렇다. 총선 직후 32%로 14%p 하락한 후에 미세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5월 4주에는 41%까지 회복했지만, 아직은 오차범위 내에서 부정 평가가 더 많다.

70대 이상을 보면, 총선 직전에 65%라는 높은 긍정률을 볼 수 있다. 총선 직후에는 무려 18%p 하락한 47%. 대국민 기자회견 등을 통해 57%까지 회복하는가 싶었는데,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후 43%까지 하락해 최하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정부 들어 70대 이상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긍정률이다.

총선 직후, 대구·경북 거주자 중에서, 보수 성향자 중에서, 60대 및 70대 이상 연령대 중에서,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 상당히 큰 폭으로 긍정률이 하락한 후 미세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는 70대 이상 연령대에서 역대 최저의 긍정률이 나타난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도에서도 '이상 현상'

특히 이번 5월 4주의 결과에서는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포착됐다. 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대등하거나 혹은 더 높은 지지도를 보여 주는 경우가 잦았다. 이번 4월 총선에서 격전지에서 패배하는 지역구가 많아서 108석을 얻는 데 그쳤지만, 정당 지지도에서는 결코 열세를 보이진 않았다. 
 
▲ 주요 정당 지지도 추이(한국갤럽 5월 4주) 5월 4주 한국갤럽이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5%포인트 오차범위에서 하락해 30% 선을 하향 돌파했다.
ⓒ 한국갤럽
 
한국갤럽의 5월 4주 정당 지지도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민의힘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에서 5%p 하락해 29%가 된 것이다. 오차범위 내의 변동이기는 하지만 30% 선을 하향돌파 당한 게 상당히 오랜만이다. 총선을 앞두고도 30% 중후반, 최고치는 40%까지 나타났다.

그렇지만, 총선 뒤 국민의힘의 패배로 인한 보수 성향 유권자의 여론조사 응답 적극성 위축은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이번 조사에서 70대 이상 응답자 중 국민의힘 지지도는 47%였다. 이번 정부 들어선 후 처음 50% 선이 무너졌다. 오차범위를 벗어나 16%p 하락했다. 

70대 이상 연령대에서 여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절반이 안 되는 이 현상은 국민의힘이 앞으로 크고 작은 선거에서 받을 수 있는 성적표가 매우 초라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통령의 거부권, 보수 진영 전체를 짓누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방선거가 2년이나 남았다고는 하지만, 지금처럼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일변도의 국정 운영으로 국민 여론을 의식하지 않는 행보를 지속한다면, 국민의힘은 큰 선거에서 이번 총선 만큼의 표심을 얻는 것조차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예상을 가능하게 하는 수치는 바로 위의 국민의힘 지지도 흐름에서 찾을 수 있다.

위에서 총선 직전 국민의힘 37% 대 민주당 29%로 8%p 국민의힘 지지도가 우세했지만, 총선 결과는 민주당 175석 대 국민의힘 108석으로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지금 5월 4주에 국민의힘 29% 대 민주당 31%의 지지도 상황에서 만일 국회의원 총선거처럼 큰 선거가 치러진다면 아마도 그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고정적으로 높은 비율의 지지도를 보여주던 70대 이상 등 여러 계층에서 역대 최저를 경신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거부권 행사 후에 나타나는 고령자 중 지표는 국민 정서를 웅변하고 있다. 

이제 국민 여론은, 보수 진영 전체가 함께 침몰할 것인지 그나마 합리적인 일부가 남아 있는 것인지를 묻고 있는 듯하다. 정부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더 이상 저항한다면 더 큰 국민적 분노의 파고에 휩쓸릴지도 모른다.

덧붙이는 글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5월 4주는 2024년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통신사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의뢰자가 없는 자체조사입니다. 대상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이었습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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