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믿어"…3년 만의 베팅 [백브리핑]

박승완 기자 2024. 5. 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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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삼성전자 집중 매수…외국인은 이탈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앵커>

최근 CMA 잔고나 예탁금 등 증시 대기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인데, 이 와중에 개인들이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했다고요?

<기자>

전 거래일(24일)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1조 2,400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ETF나 ETN은 제외한, 종목 거래만 따져본 금액인데요. 기관투자자가 9천억 원 넘는 매물을 토해냈고요. 외국인 역시 3천억 원 넘게 순매도했는데, 이들이 던진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받아낸 상황입니다.

동학개미들의 순매수 규모는 올해 두 번째였습니다. 올해 1월 3일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을 사들인 거죠. 최근 CMA 잔고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예탁금을 비롯한 증시 대기 자금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었죠. 개인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이 와중에 진행된 대규모 순매수라 투자심리에 방향이 달라진 게 아닌지 관심이 커집니다.

<앵커>

개인들이 1조 원 넘게 사들인 건 올해 들어서 세 번뿐이네요.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들, 뭘 샀습니까?

<기자>

개인들의 순매수는 삼성전자에 집중됐습니다. 8,400억 원어치 넘는 금액을 쏟아 넣은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NAVER를 600억, 삼성전자 우선주 500억, 셀트리온과 LG에너지솔루션을 각각 400억 원어치 사들였습니다.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친 매수 규모는 1조 3천억 원이 넘죠. 2위 네이버와 비교해도 10배 넘는 금액을 삼성전자에 쏟아부었습니다. 사실상 개인들이 삼성전자만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인데요.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이만큼 사들인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최근 매매기록을 살펴보면 2021년 8월 13일 2조 4천억 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보인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앵커>

코스피 시가총액 1위로서 삼성전자의 위치를 고려하면, 개인들이 최근 3년 만에 대규모 순매수를 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죠. 주가는 어느 위치에 있습니까?

<기자>

개인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건 주가 하락이 한몫했는데요. 당일 3% 넘게 빠지면서 7만 6천 원이 깨진 바 있었죠. 현재 가격은 6개월 평균 주가인 120일 이동평균선까지 주저앉은 상태입니다. 지난해 11월 이후 지지대가 되어 준 지점인데 이번에도 같은 역할을 해 낼지 관심이 커지는 이유죠.

관건은 외국인 투자자들입니다. 올 들어 지속해 온 순매수를 이어갈지, 아니면 매도로 돌아설지에 따라 주가 추이가 달라지겠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로이터 보도, 그에 대한 삼성전자의 반박까지 잡음이 들려오는 게 사실입니다. 반도체 사업에 있어서 SK하이닉스에 역전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담당 임원까지 바꾼 바 있죠.

<앵커>

외국인들의 투심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결국 삼성전자의 역량에 달려있겠죠. 증권가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TSMC나 SK하이닉스, 어드반테스트 등은 엔비디아의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대표 기업들이죠. 삼성전자와 함께 네 개 기업 모두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이 밝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사뭇 다르게 움직이고 있죠. TSMC와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수익률이 40%를 넘어섰고, 어드반테스트도 17% 올랐습니다. 삼성전자만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죠.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외국인 포지션이 순매수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미국 금리가 더 오르는 것도 아니고, 달러 강세가 더 진행된 상황도 아니라는 점이 근거인데요. 주가 반등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다만 독점 기업의 성격이 강한 엔비디아의 실적이 꼭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 공급 기업들의 이익률이 더 오를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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