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다양한 북·심벌 조합해 록음악도 스포츠 응원도 맘껏 연주해요

성선해 2024. 5. 27.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양 타악기인 드럼은 현대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악기입니다. 음악은 리듬·화성·선율 등으로 구성되는데, 드럼 파트는 그중 리듬을 담당해요. 리듬 위에 화성을 쌓고, 화성 위에 선율을 쌓기 때문에 각종 악기와 합주하는 밴드 연주에서도 드럼이 내는 소리는 한번에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존재감이 크죠.

등가윤(왼쪽) 학생모델과 김수민 학생기자가 펄스뮤직실용음악학원에서 기본 이론을 배우고 2시간가량 북과 심벌즈를 두드리며 드럼과 친해졌다.

드럼 하면 강렬한 록 음악을 연주하는 드러머가 먼저 생각날 수도 있지만, 야구장·축구장 응원이나 군악대 행진에도 사용합니다. 또한 드럼은 몇 가지 규칙만 알면 초보자도 입문할 수 있는 악기이기도 하죠. 김수민 학생기자와 등가윤 학생모델이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에 있는 펄스뮤직실용음악학원을 찾아 원데이 클래스로 드럼을 배워보기로 했어요. 이가희 실장이 여러 개의 드럼과 심벌즈로 이뤄진 드럼 세트 앞에서 소중 학생기자단을 맞이했죠.

흔히 드러머가 치는 여러 개의 북과 심벌즈를 뭉뚱그려 '드럼'이라고 부르는데, 엄밀히 말하면 '드럼 세트'(세트 드럼)예요. 피아노·기타 등 악기는 대부분 일정한 규격에 맞춰 형태를 제작하지만, 드럼은 북과 심벌즈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연주하는 사람의 용도에 맞춰 세트를 구성해요. 이 실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을 위해 구성한 드럼 세트를 기준으로 구성 요소를 알아봤습니다. "여러분은 베이스 드럼, 스네어 드럼, 스몰탐·미들탐·플로어탐과 2개의 크래쉬 심벌, 하이햇 심벌즈, 라이드 심벌로 구성된 드럼 세트를 연주할 거예요. 이런 구성은 주로 록 음악을 연주할 때 쓰기 때문에 록킷이라 부르죠. 대중음악에서도 많이 사용해요."

먼저 연주자가 앉는 의자 바로 앞에 있는 스네어 드럼은 스틱으로 가장 많이 치는 북으로, 드럼 세트 가장 아래 놓여 페달을 밟아 연주하는 베이스 드럼과 함께 드럼 연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죠. '작은 북'으로도 알려진 스네어 드럼 옆에는 시계 방향으로 높은 음역의 스몰탐(하이탐), 중간 음역의 미들탐, 낮은 음역의 플로어탐(로우탐)이 있어요. 이들을 한데 묶어 '탐 탐(Tom Tom) 드럼'이라고 해요. 또 스네어 드럼 왼쪽 위에 있는 하이햇 심벌즈는 위아래 두 장으로 구성돼 페달을 밟고 칠 때와 떼고 칠 때 다른 소리를 내며, 하이햇 심벌즈 위에 있는 크래쉬 심벌은 "쾅" 하는 소리로 특정 부분에서 음악을 강조할 때 주로 사용해요. 마지막으로 로우탐 위에 있는 라이드 심벌은 넓고 깊은 소리를 내죠.

이가희(오른쪽) 실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드럼 악보 보는 법과 연주법 등을 지도했다.

드럼 연주를 하려면 드럼용 악보를 읽을 줄 알아야 해요. 드럼용 악보의 음표는 피아노용 악보에 등장하는 음표와는 모양이 달라요. 또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수업에서 사용한 드럼 악보에는 드럼 세트 중 심벌즈 음표가 오선 밖에, 드럼 음표가 오선 안에 표기돼 있었어요. 예를 들어 하이햇 심벌즈는 악보 오선의 가장 윗줄 위에 머리가 엑스(X)자 모양인 음표로 표기하고, 크래쉬 심벌은 별표(*)에 원을 덧씌운 모양이죠. 반면 검은 동그라미 모양의 음표 머리가 높은음자리표 기준으로 악보에서 '도'음에 있으면 스네어 드럼, '미'에 있으면 스몰탐, '레'는 미들탐, '라'는 플로어탐, '파'는 베이스 드럼을 의미해요. 이들 음표의 꼬리 모양을 보고 4분(♩)·8분(♪)·16분(♬)으로 구분하는 건 피아노와 같아요.

"드럼과 심벌즈 각각 음표의 악보상 위치는 드럼 세트의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앞서 드럼은 연주자의 의도에 따라 구성이 달라진다고 했죠. 드럼과 심벌을 2~3개 정도만 들고 버스킹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드럼 8개와 심벌을 10개를 한 세트로 사용하는 연주자도 있어요. 그래서 그 악기들을 악보에 다 표기하려면 상황에 따라 위치가 달라질 수도 있죠."

드럼 악보 보는 법을 배웠으니 이제 드럼 연주의 기초를 알아봅시다. "드럼 스틱은 드럼 표면을 치는 부분인 팁과 그 아랫 부분인 숄더, 팁의 반대쪽인 그립(바텀)으로 나뉘어요. 스틱을 눈대중으로 3등분 한 뒤에, 그립을 기준으로 1/3 정도 되는 지점을 오른손 검지 첫마디와 엄지 사이에 끼웁니다. 그리고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스틱을 부드럽게 말아서 쥐세요. 왼손도 똑같이 잡으면 됩니다." 드럼을 치는 스틱은 굵기와 길이에 따라 여러 크기가 있어요. 사람마다 손바닥의 크기나 손가락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드럼 스틱으로 연주를 해본 뒤, 내게 맞는 크기를 찾아야 해요.

이가희 실장이 드럼 악보로 재구성한 아이유가 부른 '너의 의미'(왼쪽 사진). 드럼 음표는 머리 부분이 피아노 음표와 다르게 생겼다.


스틱을 잡은 양쪽 팔은 겨드랑이가 몸통과 붙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편안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 자세에서 팔을 니은(ㄴ) 모양으로 만든 뒤, 양손에 든 스틱을 에이(A)자 모양으로 모읍니다. 자세를 배웠으면 이제 드럼 패드를 스네어 드럼이라 가정하고, 스틱으로 치는 연습을 해볼 거예요. 드럼 패드의 재질은 탄성이 있는 고무이기 때문에 스틱으로 치면 '통 통 통' 하는 느낌이 들죠. 처음에는 오른쪽 스틱만 사용해 치고, 익숙해지면 왼손 스틱도 사용합니다. 그리고 양손으로도 연습을 하면서 드럼 스틱을 치는 자세를 계속 점검해요. "겨드랑이와 몸통 사이가 너무 벌어지지 않았는지, 드럼 스틱을 쥔 손의 위치가 맞는지 등을 계속 확인하면서 연습하세요."

스틱으로 드럼 패드를 치는 감각이 몸에 익숙해지면 일정한 박자에 맞춰 치는 연습을 합니다. 이 실장이 스네어 드럼 음표가 4분(♩)·8분(♪)·16분(♬) 길이로 그려진 악보의 마디를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나눠줬죠. 4분(♩)음표는 1박이 되는 음표이며, 한 마디를 4개의 같은 길이로 나누면 4비트죠. 그래서 4비트로 된 마디는 입으로 "1/n/2/n/3/n/4/n"이라고 박자를 세면서 연주하는데, 4비트이기 때문에 "1/2/3/4"일 때만 스틱으로 드럼 패드를 쳐요. 즉, 1일 때는 오른손에 쥔 스틱으로, 2일 때는 왼손에 쥔 스틱으로 패드를 치는 거죠.

8분(♪)음표로 구성된 마디는 4분음표보다 박자가 반으로 쪼개진 거죠. 즉, 8분음표 두 개가 모여야 4분음표 하나와 같은 길이가 되기 때문에 "1/n/2/n/3/n/4/n" 모두를 스틱으로 칩니다. 1은 오른손에 쥔 스틱으로, 1과 2 사이의 n은 왼손에 쥔 스틱으로, 2는 또 오른손에 쥔 스틱으로, 2와 3 사이의 n은 왼손에 쥔 스틱으로 드럼 패드 표면을 치면 돼요.

스틱으로 실제 드럼을 치기 전에 탄성이 있는 고무패드로 연습을 하면서 연주 자세를 몸에 익히는 게 좋다.

16분(♬)음표로 구성된 마디일 때는 8분음표로 구성된 마디보다 연주 속도가 두 배 빨라집니다. 1은 오른손→왼손으로 연달아 패드를 두 번, 1과 2 사이의 n도 오른손→왼손으로 연달아 패드를 두 번, 2도 오른손→왼손으로 연달아 패드를 두 번 두드리는 식으로 1/n/2/n/3/n/4/n을 모두 두 번씩 스틱으로 칩니다.

음표별 빠르기에 맞춰 드럼 패드를 치는 게 익숙해지면, 악보의 한 마디를 8개의 같은 길이로 나눈 8비트 악보로 실제 드럼을 치는 연습을 합니다. 수민 학생기자가 "초보자가 8비트를 연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라고 말했어요. "8비트는 드럼 연주에서 사용하는 여러 비트 중 가장 기초에 해당하는 리듬이에요. 8비트를 제대로 익히면 4분의 4박자로 이뤄진 곡을 거의 연주할 수 있죠."

8비트는 앞서 8분음표로 구성된 마디를 연습할 때처럼 "1/n/2/n/3/n/4/n"을 양손으로 순서대로 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본 8비트 악보에는 하이햇 심벌즈, 스네어 드럼, 베이스 드럼에 해당하는 음표도 표기돼 있었어요. 어떻게 연주하는지 하나씩 살펴볼까요.

드럼 연주에 도전한 김수민 학생기자. 악보를 보며 양팔과 다리를 동시에 움직여야 하기에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하이햇 심벌즈는 페달을 밟으면 서로 붙고, 떼면 떨어져요. 머리가 엑스(x) 모양의 하이햇 음표를 발견하면 페달을 밟아 붙인 상태에서 스틱으로 치면 됩니다. 하이햇 심벌즈로는 이외에도 여러 소리를 낼 수 있지만, 초보자는 페달을 밟은 채로 연주하는 법만 알아도 충분하죠. 참고로 오른발은 베이스 드럼 페달에, 왼발은 하이햇 심벌즈 페달에 얹어놓은 채 연주해야 해요. 음표 머리가 '도'음에 있으면 왼손에 쥔 스틱으로 스네어 드럼을 치고, 음표 머리가 '파'음에 있으면 발로 페달을 밟아 베이스 드럼을 칩니다.

두 개의 음표가 악보의 같은 지점에서 겹친 경우도 알아볼까요. 예를 들어 하이햇 심벌즈 음표와 스네어 드럼 음표가 같은 지점에서 악보 가로줄 위·아래로 겹쳐 있으면 하이햇 심벌즈를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오른손 스틱으로 치고, 동시에 왼손으로는 스네어 드럼을 치라는 뜻이죠.

필 인(Fill in)이라는 연주법도 알고 있으면 좋아요. 곡의 빈 곳을 채우거나 강조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연주법인데, 스네어 드럼→스몰탐→미들탐→플로어탐을 스틱으로 순서대로 치는 거죠. 8분음표가 사용된 악보의 필 인은 앞서 언급한 4개의 북을 양손에 든 스틱으로 순서대로 각각 두 번씩 칩니다. 16분음표 필인은 8분음표보다 두 배 빠르기 때문에, 북 하나를 양손으로 네 번씩 치게 되겠죠.

드럼의 연주법 중 하나인 필 인을 배운 등가윤 학생모델. 필 인은 연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악보를 보며 열심히 드럼 세트 위에서 스틱과 발을 사용해 연습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하지만 마음처럼 자연스럽게 연주를 하기는 쉽지 않았죠. 드럼은 악보를 보면서 양팔과 다리를 동시에 움직여야 하기에 적응하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해요.

가윤 학생모델이 "피아노는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이 박자가 매우 빨라서 연주하기 어려운 곡으로 자주 언급되는데요. 드럼에도 이런 곡이 있나요"라고 질문했어요. "드럼은 빠른 곡보다 느린 곡이 연주하기 더 어려울 수도 있어요. 빠른 곡은 박자 간의 간격이 짧아 화려한 기술을 넣을 새도 없이 빠르게 지나가죠. 반면 느린 곡은 박자 간 간격이 길어서 박자를 쪼개기도 하고 엇박도 넣고 해서 실제 악보를 보면 느린 곡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드럼 실력이 중급 이상이 되면 느린 노래를 더 어렵게 느끼게 될 겁니다."

드럼 악보 읽는 법과 8비트 연주, 필 인까지 배우면 4분의 4박자로 된 여러 곡을 드럼으로 칠 수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아이유가 부른 '너의 의미' 1절을 드럼 악보로 연주해 봤어요. 요즘 키보드나 작곡 프로그램으로 만든 전자음을 많이 사용하죠. 드럼은 북의 몸통에서 소리가 나는 어쿠스틱 악기이기 때문에 전자 악기가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사람의 손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특유의 리듬감 덕분에 신나게 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는 드럼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 드럼 세트의 구성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이번 취재를 통해 처음으로 드럼을 쳐봤어요. 드럼을 칠 때, 제 손과 발이 제 머리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행동하여 조금 어려웠지만, 계속 치다 보니 드럼의 소리와 매력에 빠지게 되었어요. 예전에 드럼을 멋있게 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데, 어려워 보였던 음악을 제가 드럼으로 연주할 수 있어서 정말 뿌듯하고 좋았죠. 이번 취재를 계기로 드럼에 대해 더욱 관심을 두게 됐어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드럼 소리와 비트를 좀 더 관심 있게 들어보려 해요.

김수민(서울 숭의초 6) 학생기자

드럼에 대한 여러 지식과 연주법을 알게 돼서 흥미로웠어요. 드럼은 다양한 북의 조합과 여러 종류의 심벌, 개인이 구성한 세트에 따른 악보 표기법을 통해 각자의 특색 있는 악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최소한의 드럼만을 조합하여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 또 자신만의 북이나 심벌즈를 추가하여 더 특별한 연주를 하는 등 기존의 틀을 깬 다양한 조합의 드럼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것 같아 멋있어 보였어요.

등가윤(서울 창천중 2) 학생모델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수민(서울 숭의초 6) 학생기자, 등가윤(서울 창천중 2) 학생모델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