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필의 視線] 천안 K-컬처박람회, 더 집중... 더 세밀하게

조한필 2024. 5. 27.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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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폐막한 2024 천안 K-컬처박람회 핵심은 3개 산업전시관이다.

세계로 뻗어나는 K-웹툰·푸드·뷰티 산업의 역사와 현재·미래를 보여줘 K-컬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도록 했다.

푸드관은 라면·김밥·치킨을 3대 K-푸드로 잡았으나, 이들이 세계인을 어떻게 매료시켰나 전시관서 그 실물을 확인할 수 없었다.

내년 개최 이후, 2027년 천안 K-컬처엑스포(세계박람회)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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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폐막한 2024 천안 K-컬처박람회 핵심은 3개 산업전시관이다. 세계로 뻗어나는 K-웹툰·푸드·뷰티 산업의 역사와 현재·미래를 보여줘 K-컬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도록 했다.

웹툰관은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돼 세계를 뒤흔든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에 집중했다. 여러 나라에서 웹툰뿐 아니라 만화 단행본으로 출간되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웹툰관 한가운데 기획전시실을 넓게 별도로 마련했다.

주최 측은 3개 산업전시관을 주무대가 있는 독립기념관 겨레의집 가까이 배치해 집중도를 높였다. 대형 임시텐트로 지난해는 없었던 실내 전시관을 설치, 관람객이 K-컬처 현황을 확인하게 했다. 박람회가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2024 천안 K-컬처박람회가 올해 처음 웹툰·푸드·뷰티 산업전시관을 설치하고, 또 한군데 모아 관람객 편의를 도왔다. 사진은 K-뷰티관 모습.   조한필 기자

푸드관과 뷰티관은 K-푸드도감(圖鑑), K-뷰티도감으로 각기 글로벌화 역사를 설명했다. 도감은 그림 등으로 눈에 쉽게 들어오도록 설명하는 걸 말한다.

그렇지만 3개 산업전시관이 관람객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웹툰 ‘나 혼자만’이 여러가지 입체적 시각물과 LED영상물, 입체 포토존 등으로 그런대로 관심을 끌었다. 반면 푸드·뷰티 도감은 썰렁한 텍스트 설명으로 일관, 관람객 눈을 잡지 못했다.

푸드관은 무료 경품 나눠 주는 ‘줄세우기’에 급급했다. 특히 농심은 이곳을 비빔면 신제품 등 홍보장으로 사용하는 느낌이 짙었다. 푸드관은 라면·김밥·치킨을 3대 K-푸드로 잡았으나, 이들이 세계인을 어떻게 매료시켰나 전시관서 그 실물을 확인할 수 없었다. 빙그레 바나나우유, 제주착즙주스, 부대찌개가 K-푸드라는 이야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뷰티관을 들어서면 바로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유치” 서명운동 부스와 마주친다. 치아 건강이 뷰티와 전혀 무관하다 할 순 없지만, 그리 밀접하지도 않다. 시정 홍보가 지나친 경우다. 외지 관람객을 모셔놓고 할 일은 아니었다. 천안의 미용기업 리챠드도 전면에 배치됐다. 어떤 여성이 “이러면 K-컬처가 아니라 L-컬처박람회 아닌가”라며 따끔하게 꼬집었다. L은 로컬을 말한다.

K-푸드전시관 입구의 넓은 농심 부스. 비빔면 신제품 홍보와 함께, 경품 줄서기가 이어져 ‘농심홍보관’을 연상케 했다.

주최 측의 세밀함이 돋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웹툰·푸드·뷰티산업 전시와 연계시켜 해당 전문가들이 출연하는 컨퍼런스를 동시 진행했다. 웹툰은 컨퍼런스 사흘간 총 5명이 출연해, 집중되고 세밀한 내용을 전달했다. 한켠에선 ‘큰 쓸모’ 없이 유명인 섭외에 너무 신경썼다는 지적도 있었다. 관객몰이에 치중, 진지함이 좀 떨어진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천안 K-컬처박람회가 지난 첫 회보다 업그레이드된 건 확실했다. 하지만 아직도 관람객 수에 연연해, 연예인 공연에 너무 정력을 빼앗긴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이제 실험·시도는 끝났다. 내년 개최 이후, 2027년 천안 K-컬처엑스포(세계박람회)가 기다리고 있다. 충남도도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엑스포 전의 2025년 대회는 더욱 정제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K-컬처라는 주제에 더욱 집중하고, 디테일한 데 신경을 쓰자. 각 부문 전시관은 각기 전문가 한 명이 총괄케 해, 책임감 있게 구성하도록 하자. 참여업체도 신중하게 선정해서 총괄자의 큰 그림 밑에 짜여 지도록 해야 한다.

박람회 첫 날, 전시관 입구서 만난 후배 기자가 “선배님, 뭘 본 지 모르겠어요” 라고 했다. 이런 말이 나와선 안 된다. 관람객이 전시관을 나서면 머리 속에 뭔가 느낌이 남아야 한다.

/천안·아산 선임기자  chohp11@kukinews.com

조한필 천안·아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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