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 1174km 신기술로 새단장…우천에도 선명해집니다”[쿠키인터뷰]

김태구 2024. 5. 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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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보 서울시 재난안전관리실장

“누군가는 당장 발생하지도 않는 수십년 혹은 100년에 한번 일어날 일을 대비해 많은 예산을 낭비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하거나 건물과 다리가 무너지면 재산상 손실뿐만 아니라 인명 피해도 막대합니다.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처럼 재난안전관리는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눈에 띄게 드러나진 않지만 시민들의 편안한 일상을 위해 한순간도 소홀히 해선 안 되는 분야입니다.”

서울시 재난안전관리실 김성보 실장(사진)은 우리 사회에 팽배한 안전 불감증에 대해 이 같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지방고시 건축직에서 최고득점으로 합격한 후 서울시에 임용됐다. 공직에서는 도시정비과장, 주거사업기획관, 재생정책기획관, 주택정책실장,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을 거쳤다. 지난 1월부터 재난안전관리실로 옮겨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의 안전관리계획, 재난 예방·복구 대책 수립, 재난 상황관리에 관한 사항 등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안전한 삶 위해 AI 등 적용확대

서울시 재난안전관리실은 올해 ‘24시간 365일 안전하고 매력있는 서울’을 비전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안전관리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적용을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김 실장은 “오세훈 시장님도 늘 말씀하시지만 공무원들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쓰지 않으면 리스크테이킹(위험감수) 가능성이 있다. 싼 게 비지떡이다. 비용이 들더라도 안전한 기술을 써야 한다. 또 신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면 앞서갈 수도 없다”면서 시범사업을 통한 새로운 첨단기술의 검증과 도입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신기술 적용 시범사업 성공사례는 지난해 7월부터 도입한 ‘AI(인공지능) 기반 영상 촬영장치’ 활용 포트홀(도로파임) 관리시스템이다. 김 실장은 “시는 지난해부터 국내 최초로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총 2000대에 AI촬영장치를 설치해 선제적으로 포트홀을 탐지하고, 위치와 사진정보를 담당부서에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있다. 지금까지 며칠이 걸리던 도로 응급복구가 이제는 포트홀을 발견한 후 12시간 이내에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확도에 대한 현장 실증을 마치고, 현재는 탐지 효율을 개선하는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관련 시스템에 대해서 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기술 문의가 많다고 귀띔했다.

시는 올해도 고성능 차선의 확대 도입과 드론을 이용한 기반시설물 점검 확대 등 신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실장은 “비가 올 때면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이 많았다. 비 오는 저녁은 더욱 그러하다”면서 “우천시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도로에 형성된 수막으로 차선의 반사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올해 차선 연장 1174㎞를 고성능 차선으로 재도색할 계획이다. 내구성과 시인성 모두 기존 차선보다 뛰어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한층 더 개선된 서울시만의 차선을 발굴하기 위해 오는 7월까지 다양한 신기술을 차선에 시범 적용하고, 1년간 추적조사를 통해 현장 적용성을 검증할 계획”이라며 “효과가 검증되면 향후 서울시 노후 포장도로 정비사업에 확대 적용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드론 띄워 한강다리 정밀 촬영 

김 실장은 또 교량 안전점검 분야에 있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강 다리가 손상된 것을 꼼꼼히 확인하려면 반드시 육안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다리 옆면을 확인할 방법은 마땅하지 않다. 지금은 배를 타고 안전점검을 하는 상황이다. 그러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이를 드론이나 로봇을 활용해 촬영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의 신기술 발굴 의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과의 동행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재난안전 업체들은 굉장히 영세하다.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도 이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공공기관에서는 재난안전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과 제품의 정보를 얻는 공식적인 경로가 제한적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신기술 공유의 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지난 4월부터는 재난안전 분야에 새롭고 혁신적인 민간 기술을 적극 도입하기 위해 기술 제안 창구를 마련하고, 재난안전관리실 주도로 기술설명회를 상시 개최하고 있다. ICT, AI 등을 활용한 민간기업의 최신 기술을 소개하고 도입해 재난예방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김 실장은 “시는 재난안전정보 통합 누리집(홈페이지)인 ‘서울안전누리’에서 수시로 기술제안을 받고 있다. 인증이 완료된 신기술뿐만 아니라 특허만 보유했거나 현재 상용화된 기술도 제안할 수 있다”면서 많은 민간기업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밖에 여름 장마철을 앞두고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됨에 따라 24시간 대응체계에도 나섰다. 또 인공지능을 활용한 CCTV를 통해 인파 밀집지역의 밀집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즉각 대응하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교통·통신·지리와 같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파밀집지도 제작 등도 추진하고 있다.

김 실장은 “취약계층은 물론, 일반시민의 일상에 언제든지 재난이 닥칠 수 있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어떠한 재난에도 흔들림 없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전하고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드는 데 혼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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