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단순·저렴하게"…'가성비 갑' 日노인주택 [시니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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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타 할머니가 사는 '민나노이에 하쿠산'이라는 2층짜리 노인주택에는 같은 처지의 중산층 노인 14명이 살고 있었다.
우리나라 고급 노인복지주택에 빠지지 않는 헬스장·골프장·영화관·건강관리실 등을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지난달 24일 일본의 중산층 노인을 위한 '서비스제공형 고령자주택' 콘셉트인 '최대한 단순하게, 최대한 저렴하게' 에 가장 잘 맞춘 이곳을 찾았다.
일본에는 소규모 노인주택들도 많아 대기업부터 사회복지법인까지 운영 주체의 범위가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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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급 노인복지주택과 분위기 달라
공용공간, 식당·세탁실·목욕실뿐
서비스는 청소·긴급호출·안부확인
중산층 노인 연금수준에 맞춰 월세 받아
"나같이 평범한 노인들에게는 합리적인 비용이 훨씬 중요해요. 많은 공용시설은 필요 없어요. 내가 사는 곳에는 응접실, 식당, 세탁실 목욕실 정도가 전부예요. 몇 개 안 되지만 꼭 필요한 것들은 있으니까 불편한 줄 모르고 살아요."
(후지타 레이코 할머니·90세)
후지타 할머니가 사는 ‘민나노이에 하쿠산’이라는 2층짜리 노인주택에는 같은 처지의 중산층 노인 14명이 살고 있었다. 우리나라 고급 노인복지주택에 빠지지 않는 헬스장·골프장·영화관·건강관리실 등을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지난달 24일 일본의 중산층 노인을 위한 ‘서비스제공형 고령자주택’ 콘셉트인 ‘최대한 단순하게, 최대한 저렴하게’ 에 가장 잘 맞춘 이곳을 찾았다. 도쿄 남쪽의 오다와라시에 위치한 아시가라 전철역에서 3분 정도 걸으면 보이는 곳이다. 노인들에게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공용공간과 서비스를 추리고 추려 만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갑(甲)’ 주택이다.
최대한 단순하게, 최대한 저렴하게
공용식당, 세탁실, 목욕탕, 로비는 1층에 모여 있었다. 아파트 거실 크기 정도인 식당에는 4인용 식탁 두 개와 공용 싱크대가 놓여 있었다. 목욕탕에는 샤워실 두 개뿐이었다. 미리 목욕 시간을 예약해 이용자들이 겹치지 않도록 했다. 세탁실도 따로 두지 않고 목욕탕 옆에 바로 붙여서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주택 내 돌봄 서비스도 꼭 필요한 것만 갖췄다. 생활물품을 대신 채워주고, 청소도 대신 해주고, 침대 곁에 긴급호출 버튼을 누르면 바로 달려가 주는 정도다. 방은 20㎡(약 7평)짜리 원룸 형태다. 가구는 침대, 옷장, 책상 정도만 들여놔 노인들이 움직이는 데 방해받지 않도록 했다. 에어컨까지 선택사항으로 넣었다. 대신 노인들이 아플 때도 바깥바람을 쐴 수 있도록 작은 발코니는 마련했다.
월세 143만원, 연금으로 충분해
이곳에 온 지 5년째 됐다는 스즈키 마사루 할아버지(81)는 "고혈압으로 어지러울 때가 더러 있는데 하루 3번씩 안부 확인을 해주는 직원이 있어서 마음 놓고 산다"며 "운동은 근처에 위치한 지자체 센터시설을 이용하고, 가끔 산책도 해서 헬스장이 없어도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월세는 한 달에 약 16만3000엔(약 143만원)이다. 임대료와 관리비, 식비까지 다 포함된 가격이다. 스즈키 할아버지가 받는 월 국민연금과 고령연금을 합쳐 낼 수 있는 수준이다.
이곳 대표인 도키타 가요코씨(70)는 "시설 구석구석이 간소하지만 늘 깨끗하게 정리해서 부족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했다"며 "제가 이탈리안 식당 셰프 출신이라 어르신들 식사 영양과 맛에 더 신경을 쓴다"고 했다.
도키타씨는 ‘가업’으로 물려받은 노인주택사업을 운영 중이다. 민나노이에 하쿠산은 ‘준세이엔’이라는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곳인데, 도키타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년 전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은 자리다. 민나노이에 하쿠산 말고도 근처에 서비스고령자주택 두 곳을 더 운영한다. 일본에는 소규모 노인주택들도 많아 대기업부터 사회복지법인까지 운영 주체의 범위가 넓다.
[14]日 '가성비 끝판왕 시니어 주택'은 이런 곳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강진형 기자 ayms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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