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이크론, 늘어나는 이자 비용에 수익성 빨간불

박형수 2024. 5.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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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대규모 투자 지속
매출 늘었으나 수익성 악화로 이익 감소
추가 투자 불가피한 상황서 증자로 자금 마련

2021년 SK하이닉스로부터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턴키 수주에 성공한 하나마이크론이 현재 늘어나는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벅찬 상태로 파악된다. 이에 하나마이크론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가운데 일부는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할 방침이다. 이후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은 구주 1주당 신주 0.096주를 발행해 1125억원을 조달한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2만2500원이고 오는 7월24일 발행가를 확정한다. 조달한 자금은 시설자금, 채무상환자금,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한다.

앞서 하나마이크론은 2021년 SK하이닉스로부터 턴키 수주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베트남법인 하나마이크론비나(Hana Micron Vina)의 대규모 증설 투자에 나섰다. 2022년에 단기차입금 1143억원 늘었고 5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총차입금은 4144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188.6%로 전년 대비 54.2%포인트(p) 상승했다. 증설을 마무리하면서 하나마이크론비나 매출은 2021년 216억원에서 지난해 3375억원으로 늘었다.

반도체 식각공정에 필요한 소모성 부품을 생산하는 자회사 하나머티리얼즈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늘렸다. 2021년부터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을 늘리면서 하나머티리얼즈 차입금은 2021년 1595억원에서 지난해 2417억원으로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의 증설 투자가 이어지면서 하나마이크론 연결기준 재무안정성이 악화했다. 총차입금은 2021년 4143억원에서 2023년 9820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34.4%에서 216.9%로 치솟았다. 이자비용은 176억원에서 45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5.96배에서 1.27배로 낮아졌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1년 6695억원에서 2023년 9680억원으로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049억원에서 579억원으로 줄었다. 수익성이 떨어졌다. 회사 측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재고조정에 따른 수주 감소 여파로 가동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산능력을 확대했지만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이익 증가 속도가 매출 규모 확대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컸던 올해 1분기에도 가동률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반도체 제조 부문 가동률은 70.8%로 2022년 가동률 80%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재료 부문 가동률은 51.4%에 불과하다.

빠르게 바뀌는 반도체 사업 환경에 대응하려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이자 비용은 늘고 수익성은 떨어졌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하나마이크론 매출은 늘고 있지만 수익성 회복은 아직 요원하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메모리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비메모리 테스트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2000억원을 투자했다. 하나마이크론은 69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에서 명령, 해석, 연산, 제어 등 사람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AP)를 테스트하는 설비에 투자한다.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차입금 규모를 추가로 늘릴 경우 유동성 및 재무안정성이 악화할 수 있기에 유상증자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증자 규모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설비투자 자금뿐만 아니라 채무 상환 자금도 계획에 포함했다. 2021년 11월 발행한 250억원 규모의 제10회차 사모사채 만기일이 다가오고 있다. 유상증자 대금 가운데 250억원을 사용해 원리금을 지급한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과 부채 상환을 통해 부채비율은 199.0%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업계는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라 하나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버용 D램 제품 위주에서 모바일 D램과 낸드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며 "전방 업체의 투자확대에 따른 낙수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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