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수신 감소세에 고금리 특판 ‘승부수’

이호연 2024. 5.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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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액 100조 위협…예금 금리 인하 영향
새마을금고·신협 ‘뭉칫돈’…상호금융 630조
웰컴·OK 등 고금리 적금 상품 잇달아 출시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설 명절을 앞두고 방출된 현금 뭉치. ⓒ 뉴시스

저축은행들이 수신잔고 100조원이 위협받으면서 고금리 적금 특판 상품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불황으로 인한 몸집 축소를 위해 예금금리를 인하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새마을금고나 신용협동조합 등 상호금융조합으로 돈이 몰리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다.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3월 말 기준 수신잔액은 103조7449억원으로 전월대비 183억원 증가에 그쳤다.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해 9월 117조8504억원에서 지난 2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3월에 감소세는 멈췄지만 100조원대를 겨우 유지하는 수준이다. 3월 여신 잔액도 101조 3777억원으로 지난해 1월(115조6003억원)부터 1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농·수·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조합의 수신잔액은 631조4947억원으로 전월 대비 8조7695억원 증가했다. 최근 5개월간 상호금융조합의 수신잔액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해 11월 615조4837억원에서 올해 3월까지 16조110억원이 늘었다.

3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260조811억원으로 지난해 4월(258조2811억) 이후 지속 늘었다. 지난해 7월 ‘뱅크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저축은행의 수신 감소는 업계가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79곳의 저축은행은 고금리 수신 유치에 따른 이자비용 급증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으로 지난해 8년 만에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는 5000억원대의 순손실을 냈으며 1분기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업계가 고금리 예금을 통한 자금 조달을 멈추며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3%대까지 하락했다. 이는 시중은행들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어서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경쟁자인 상호금융권이 여전히 고금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단위 금고나 조합에서는 4% 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저축은행이 금리를 꾸준히 내리는 동안 금리를 유지하면서 격차도 벌어졌다.

한은이 발표하는 비은행금융기관 수신금리를 살펴보면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평균 수신금리는 각각 3.97%, 3.93%로 저축은행(3.74%)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상호금융권의 경우, 전 금융기관을 합산해 원금 3000만원까지에 대해 이자소득세가 1.4%만 부과되는 혜택도 있어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유리한 측면도 있다. 일반 예·적금은 이자소득세 15.4%가 원천징수된다.

이에 주요 저축은행은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자금 유치를 위해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놓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웰뱅 라이킷(LIKIT) 적금’은 롯데카드를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하면 최고 연 14%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월 저축액 10만원, 적금 기간 12개월 등이 조건이다. 국내 저축은행 적금 상품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다.

웰컴저축은행의 ‘아이사랑 정기적금’은 최고 연 10%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만 16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나 만 16세 이하 자녀 본인 명의로 가입가능하다. 가입 기간은 12개월부터 최대 36개월이며 매월 1만원부터 1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이 각자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첫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WELCOME 첫거래우대 e정기적금’과 ‘WELCOME 첫거래우대 m정기적금’에 가입하면 각각 최고 7% 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OK저축은행은 청년을 대상으로 최고 연 5% 금리를 주는 상품을 내놓았다. 가입 기간은 1년으로 월 적립금은 10만원 이상 50만원 이하다. 1만좌 한도 소진 시 판매가 종료된다.

더케이저축은행도 지난 16일부터 전국 초·중·고 교사 및 대학교 교수를 대상으로 최고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을 판매 중이다. 가입기간은 12개월이며 납입한도는 월 1만원부터 100만원까지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공격적으로 대출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예·적금 이자 부담을 줄이고자 수신금리를 낮춘 것”이라면서도 “신규 고객 유치가 중요한만큼, 이자 비용 예측이 가능한 고금리 특판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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