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복? MZ 인싸들도 다 입는다 [Trend]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4. 5. 2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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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넘어가는 워크웨어 시장

워크웨어는 말 그대로 ‘일할 때 입는 옷’을 가리킨다. 작업복에서 유래한 옷으로, 안전성과 편의성이 높아 각광받는다. (코오롱FnC 제공)

워크웨어(Workwear)를 아시는지. 말 그대로 ‘작업복, 일할 때 입는 옷’이라는 뜻이다. 작업복이라고 해서 노동자만 입는 옷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필수 아이템’으로 통할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 해외에서는 1970년대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던 장르였다. 다만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패션이었다. 일부 마니아층만 입는 옷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반전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찾는 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아웃도어에 육박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워크웨어는 말 그대로 ‘일할 때 입는 옷’을 가리킨다. 작업복에서 유래한 옷으로, 안전성과 편의성이 높아 각광받는다. (코오롱FnC 제공)
노동자 스타일에서 모티브

어느덧 규모 1조 시장 육박

워크웨어는 노동자들이 입는 옷에서 유래한 의류를 일컫는다. 주로 1910년대 미국 지역의 광부, 노동자들의 작업복에서 착안한 옷이다. 청재킷, 청바지, 카고바지, 가죽 부츠 등이 대표적인 ‘워크웨어’ 의류다. 본래는 노동자들의 작업복으로 분류됐지만, 1975년 파리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서 하나의 패션 분야로 인정받았다.

국내에는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얻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 들어온 스트리트 패션, 아웃도어 의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국민 패션’ 반열에 오를 때도 워크웨어 시장은 조용했다. 2010년대부터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유행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었다.

상황은 지난해부터 바뀌었다. 전 세계적으로 빈티지 열풍이 불어닥치면서다. ‘칼하트’ ‘팀버랜드’ 등 미국 워크웨어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국내도 두 브랜드를 중심으로 워크웨어 판매량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MZ세대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자연스레 워크웨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인접 국가인 일본에서 워크웨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워크웨어 시장 성장세는 숫자로 드러난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워크웨어 시장 규모는 현재 1조원대에 달한다.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워크웨어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TMR은 세계 워크웨어 브랜드 시장 규모가 2022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6.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의류 업체들은 흐름에 맞춰 속속 워크웨어 브랜드를 내놓는 중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코오롱FnC와 형지엘리트다.

코오롱FnC는 2020년 워크웨어 브랜드 ‘볼디스트’를 공개했다. 국내 패션업체 중 최초로 워크웨어 브랜드를 내놨다. 정비 작업자, 목수, 용접 작업자 등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한 옷부터 일반 소비자용 의류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췄다. 2023년 매출이 2022년 대비 200% 증가하는 등 높은 매출 상승세를 자랑한다. 올해부터는 B2B 작업복 시장까지 공략, 브랜드 사세를 더 키울 계획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현재는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올해는 B2B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외형 확대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형지엘리트는 워크웨어 브랜드 ‘윌비 워크웨어’를 전개하고 있다. 회사용 단체 유니폼을 만들던 경험을 활용, 워크웨어 시장에 진출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10년 전부터 가능성을 엿보면서 워크웨어 사업을 준비해왔다. 품질 좋은 단체복 생산에 자신이 있어 ‘윌비’ 브랜드를 재편, 본격적으로 도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현재 편집숍 형태로 전국 200개 매장에서 윌비 제품을 판매 중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수주 계약도 연이어 따내며 순항하고 있다.

다른 패션업체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2년부터 ‘시프트G’ 브랜드를 선보이며 워크웨어 시장에 발을 들였다. 현재 전국 11개 매장을 운영한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더현대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함께 젊은 층과 외국인 유입률이 높은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 올해 4월 말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오를 정도로 성장세가 높다.

아웃도어 브랜드 ‘K2’와 ‘아이더’를 운영하는 케이투코리아그룹도 워크웨어 시장에 도전한다. 2022년 산업안전화 전문 법인인 케이투세이프티를 통해 워크웨어 브랜드 ‘아이더세이프티’를 내놨다. 안전과 젊은 감성을 모두 잡은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패션 브랜드가 아닌 일반 제조업체가 워크웨어를 만들기도 한다. 부산 철강업체 ‘대한제강’이 만든 브랜드 ‘아커드’가 대표적인 예다. 회사 내 작업자를 위한 옷에서 시작했다. 현재는 일반 소비자에게도 판매 중이다. 아커드를 찾는 사람이 늘자, 서울 충무로에 전시용 공간인 ‘아커드 서울’을 열기도 했다.

워크웨어 인기 이유는

편의성·안전성↑, 대량 구매도 원인

단순하고 투박한 디자인의 워크웨어가 ‘열풍’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류업계 관계자들은 ‘편의성’과 ‘안전성’을 주요 이유로 꼽는다.

워크웨어는 고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용 작업복에서 기원을 둔 의류다. 신축성이 좋고 기능성을 갖춘 섬유를 사용한다. 부상 방지를 위한 특수 섬유도 옷에 들어간다. 덕분에 다른 옷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실제 워크웨어 옷을 산 소비자 의견을 들어본 결과 감성과 기능성을 모두 충족해 만족스럽다는 의견이 다수다. 옷을 먼저 입어본 소비자들이 편한 옷을 찾는 다른 사람에게 워크웨어를 추천하는 경우도 상당수다”라고 귀띔했다.

B2B 수요가 높다는 점도 워크웨어 매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되는 등 산업 전반에 재해 관련 정책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여러 제조업체가 안전성과 기능성을 높인 워크웨어 작업복을 산업 현장에 연달아 도입하는 추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아닌 기업이 작업복·작업화용 워크웨어를 대규모로 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B2B 수요로 매출을 꾸준히 올렸고, 코오롱 볼디스트도 B2B 시장 진출을 선언할 만큼 규모가 커지는 중이다. 대량 구매가 많아지면 워크웨어 브랜드의 매출은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워크웨어 시장이 현재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다른 의류 대비 효율성이 높고, 젊은 세대의 수요가 꾸준해서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워크웨어 산업은 열 평 남짓한 매장에서 연매출 10억원을 올리는 경우도 있을 만큼 매출 효율이 높다. 일본의 경우 ‘워크맨’이라는 워크웨어 브랜드가 자스닥 1위를 차지한 적이 있는 등 가능성이 많은 분야다. 기업용(B2B), 일반 소비자용(B2C) 수요가 모두 높은 의류다.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인기는 꾸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0호 (2024.05.22~2024.05.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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