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시’도 상승세 인데…0%대 걱정하는 KBS 월화드라마 현실 [D:방송 뷰]

장수정 2024. 5. 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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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전기’, ‘야한사진관’ 등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으며 ‘채널 한계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듣던 ENA가 ‘크래시’의 상승세를 통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 중이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선재 업고 튀어’를 연속 흥행시킨 tvN과 ‘작품의 힘’으로 ‘반등’ 기대감을 키운 ENA의 상승세 속 KBS 월화드라마는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KBS

현재 방송 중인 작품은 ‘함부로 대해줘’로 인의예지를 장착한 MZ선비 신윤복(김명수 분)과 함부로 대해지는 삶에 지친 여자 김홍도(이유영 분)의 ‘예의 바른’ 로맨스 드라마를 잔잔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21세기에도 선비의 자세를 꼿꼿하게 유지하는 문화재 환수 스페셜리스트 신윤복과 힘겹게 아등바등 살아가는 소녀 가장 김홍도가 서로를 위로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인데, 크게 흥미를 끌 만한 전개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갓까지 쓴 조선 스타일의 신윤복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올드하다는 지적부터 주인공들의 케미가 안 느껴진다는 반응까지. 미지근한 반응 속 1%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2.3%의 시청률로 시작해 2회 만에 1.5%로 하락, 최근 회차인 4회에서 1.4%를 기록하며 ‘이러다가 0%대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까지 자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환상연가’, ‘순정복서’, ‘가슴이 뛴다’ 등 1%대를 기록한 월화드라마가 즐비하며, 그나마 김하늘이 나서며 관심을 받은 ‘멱살 한번 잡힙시다’가 2~3%대를 오가는 등 부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큰 걱정을 유발한다.

물론 평일 드라마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었다. 이에 최근 TV 앞에서 본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숫자가 크게 줄면서, 비교적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금, 토, 일요일로 기대작들이 몰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앞서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1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현재 방송 중인 ‘선재 업고 튀어’가 2049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으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 가운데 ENA ‘크래시’도 시원시원한 전개를 바탕으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2%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4회 만에 4%를 돌파했으며, ‘교통 범죄’를 소재로 경각심을 일깨우는 한편, 형사들의 활약을 시원하게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교통 범죄가 소재인 만큼, 카 액션으로 볼거리를 선사하는 등 시청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상승세도 기대하게 한다.

앞서 ENA는 전작인 ‘야한사진관’을 비롯해 19금 누아르 강조한 ‘악인전기’까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며 ‘채널의 한계’를 지적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결국 이번 작품으로 ‘작품이 좋으면 시청자들이 본다’는 것을 입증하며, ‘작아진 평일 드라마 시청자 파이’ 핑계 또한 댈 수 없어진 KBS 월화드라마다.

물론 KBS가 ‘적자’를 호소 중인 상황에서, 화려한 카 액션으로 이목을 끄는 ‘크래시’처럼 ‘스케일’로 승부를 보기 힘든 환경적인 요소도 무시할 순 없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주목을 받기보다 퓨전 사극으로, 스릴러 또는 로맨틱 코미디로 부지런히 차별화를 꾀하는 KBS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젊은 층을 겨냥할만한 ‘함부로 대해줘’에서는 다소 올드한 전개로 이목을 끌지 못하고, 앞서 퓨전 사극 ‘환상연가’로 시청자들을 만날 땐 아이돌 출신 박지훈을 주연으로 앞세우며 ‘애매하게’ 타겟층을 겨냥하는 등 KBS의 기획이 영리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엔 시청층에 맞춰 짧은 영상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마케팅을 하거나, 타겟층을 조금 더 뾰족하게 잡아 영리한 전략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KBS 월화드라마는 어느 층의 기대감도 충족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사실”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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