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1958’ 이제훈의 커진 ‘책임감’ [D:인터뷰]

장수정 2024. 5. 2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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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기 안 할 때도 회사가 굴러가는 것 목표…연기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이어나가는 삶까지 꿈꾼다.”

‘수사반장 1958’은 배우 이제훈에게 부담이 큰 작품이었다. ‘수사반장’의 세계관을 잘 이어나가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었지만, 주인공으로 후배 배우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었다. 여기에 최근 갖게 된 기획사 컴퍼니온의 ‘대표’ 직함까지. 이제훈 또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것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연기’라는 본래의 목표를 잘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들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이제훈은 최근 종영한 ‘수사반장 1958’에서 박영한 형사 역을 맡아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한 권력을 깨부수는 과정을 시원하게 그려냈다.

ⓒ컴퍼니온

국민 드라마 ‘수사반장’의 프리퀄로, 최불암이 연기한 박영한 반장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최불암을 만나 들은 조언을 녹여내고, 또 박영한의 ‘성장’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려고 애쓰며 ‘노력’으로 ‘부담감’을 이겨냈다.

“박영한이라는 형사가 처음부터 박 반장은 아니지 않나. ‘사건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담아내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무모할 수도 있고, ‘저렇게 해도 괜찮을까’라는 걱정도 유발하지만, 범인을 잡고 싶은 마음은 칭찬을 해주고 싶게. 그 마음을 느끼게끔 표현을 하려고 했다. ‘성장 스토리를 잘 봤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또 전개 안에서 소리도 지르고, 행동도 거친데 결혼을 하면서 성숙해지는 부분이 있다. 그러한 모습들이 오리지널 속 박 반장의 모습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그 부분을 염두에 두며 연기를 하려고 했다.”

‘수사반장의 프리퀄’이라는 점도 ‘수사반장 1958’의 재미 요소지만,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형사들의 활약이라는 작품 자체의 매력에 끌리기도 했다. 촬영에 돌입하기 전 유튜브 등을 통해 시대적 배경을 살피기도 하면서, ‘수사반장 1958’만의 분위기를 잘 구현하기 위해서도 애썼다.

“1950년대는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치면서 황폐화가 됐지만, 그러면서도 발전을 앞둔 시기다. 우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을 살고 있을까 싶은 궁금증이 일었다. 한복을 입고, 갓을 쓰고 돌아다니면서 곰방대를 피고, 소를 끌고 다니기도 하셨다. 그러면서도 양복을 입기도 한다. 혼재된 세상에 대한 흥미로움이 있었다. 연기하는 입장에선 경험하지 않은 낯선 세상이라 쉽지 않았지만 내가 본 자료들을 바탕으로 믿음을 가졌다. 또 제작진들이 만들어 준 소품 하나하나도 놀라웠다. 의심하지 않고 믿고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컴퍼니온

박영한 홀로 활약하는 것이 아닌, 김상순(이동휘 분), 조경환(최우성 분), 서호정(윤현수 분)과 함께 뭉쳐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도 이제훈에게는 매력적이었다. 형사 4인방의 활약이 유쾌하고, 또 시원하게 담길 수 있도록 직접 나서 의견을 끌어내기도 하면서, 선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후배들의 칭찬을 거듭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경력이 쌓이고, 작품 참여할 때 리드하는 역할도 하다 보니까, 알게 모르게 내게 바라는 지점들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런데 나도 신인 때는 준비한 연기를 충분히 해내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데 그때 선배들이 많이 독려를 해주시고, 대사를 잊어도 기회를 주는 모습을 보며 주셨고, 그래서 나도 성장을 했었다. 나도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하고 싶은 걸 펼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됐다. 현장이 딱딱하게, 내가 준비한 것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표현이나 애드리브가 있으면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편집에서 덜어낼 수 있으니까 마음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현장에서는 물론, 최근 설립한 기획사 컴퍼니온의 대표를 맡아 더 큰 책임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좋아하는 연기를 함께 잘 해 나가기 위해 벌인 일들인 만큼,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직원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마음에 조급함이 느껴질 때도 있지만, ‘함께 즐겁게 연기하자’는 목표를 위해 지금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처음엔 배우로서 매니지먼트가 필요한 건 맞지만, 내가 계약 관계로서 회사와 맺어져 있다는 게 고민이었다. 내가 이 회사가 마음에 안 들었다가 들 수도 있지 않나. 왔다 갔다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존재의식이 있었다. 평생 연기를 할 거니까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 보자는 호기로운 생각을 했다. 어려움은 한해, 한해 거치면서 느낀다. 최대한 아끼면서 하지만, 고정비가 상승한다. 저도 작품 텀이 있을 수도 있다. 아무나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선 지금의 목표는 내가 연기를 안 할 때도 회사가 굴러가는 것인데, 이게 안 되면 자격 미달이 될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연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응원하며 이어나가는 삶까지 꿈꾼다.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 돼 꿈을 키우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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