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일부 지주·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 '미흡'"

임철영 2024. 5. 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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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은행 이행계획 구체성 부족…이행여부·시기 불명확
은행별 보완 필요사항 논의·개선 유도
지배구조 감독·검사업무 수행 시 모범관행 '가이드라인'으로 활용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국내 은행지주와 은행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 취지에 맞게 개선안을 마련해 이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은행은 이행계획의 구체성이 부족하거나 이행여부와 시기가 불명확한 경우가 존재하는 등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은행지주ㆍ은행별로 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도록 하는 한편 지배구조 감독과 검사업무를 수행할 때 모범관행을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26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1분기 중 '지배구조 모범관행'과 관련해 은행별 이행계획을 제출받아 점검한 결과 일부 은행지주와 은행의 미비점을 확인하고 보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점검은 8개 은행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NH, BNK, DGB, JB), 16개 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부산, 경남, 대구, 전북, 광주, 제주, SC, 씨티, 카카오, 케이, 토스)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지배구조의 개선을 유도하고 감독기준의 글로벌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은행권, 외부전문가와 태스크 포스(TF) 논의를 거쳐 '은행지주ㆍ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best practice)' 최종안을 마련한 바 있다. 모범관행은 ▲사외이사 지원조직 및 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ㆍ독립성 확보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의 4개 분야로 구성됐다.

김형순 은행검사1국장은 "일부 은행지주와 은행의 경우 이행계획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이행여부 및 시기가 불명확한 항목이 있는 등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경영승계절차, 이사회 구성 및 평가 등에 관련된 사항의 경우에는 각 은행의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사외이사 선임ㆍ평가 등의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개선방안을 조속히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점검결과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 지원 전담조직(사무국) 설치는 은행지주와 은행 11곳이 완료했고 나머지 대부분의 은행이 연내에 이행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은행은 업무총괄자를 부서장급 이상으로 지정하고, 업무총괄자의 임면과 성과평가 시 이사회 사전보고와 참여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이사회 지원조직 인력은 대체로 업무총괄자(사무국장) 이외에 2명을 전담인력으로 지정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자료 송부 시기는 최소 7일 이전으로 내규화하면서 조기송부 예외 사유와 절차를 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모든 은행이 충실한 안건논의를 위해 사외이사만의 간담회 실시 근거를 마련하고, 회의 개요 등 주요 사항을 기록하기로 했으나 일부 은행지주와 은행은 소집 절차 등이 불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외이사 교육ㆍ연수 강화와 관련한 모범관행에 대해서도 모든 은행지주와 은행이 사외이사 교육ㆍ연수 계획의 이사회 보고, 교육내용 확대ㆍ강화 등의 계획을 제시했으나 구체적인 교육내용, 필수 이수 시간 등 세부 내용은 아직 검토 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은행지주·은행 경영승계계획 구체화·문서화 미흡 …'CEO 자격요건' 구체적 제시도 드물어

CEO 선임과 경영승계절차 모범관행 중 종합적인 승계계획 마련과 점검 원칙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금융사가 경영승계계획의 구체화ㆍ문서화를 진행 중이며 일부 은행지주와 은행은 임기만료 예정 시 CEO 자격요건을 포함해 승계계획의 적정성 점검 횟수를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CEO의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은행지주와 은행은 드물었다. 이미 완료한 곳은 4개 사에 불과했고 대부분 은행지주와 은행은 구체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모든 은행지주와 은행이 현재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이전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은행지주와 은행이 단계별로 최소 소요 시간 부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ㆍ검증 체계와 관련해 일부 은행지주와 은행은 후보 평가ㆍ검증 시 외부전문가 활용 등의 계획을 제시하고 있으나, 대부분은 여전히 세부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확인됐다. 글로벌 기업은 후보군을 조기에 선정하고 장기간의 평가ㆍ검증을 통해 CEO를 선임하나 국내은행은 평가검증 기간이 짧고 평가검증의 다양성ㆍ객관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은행지주와 은행은 적임의 CEO 선임을 위해 내ㆍ외부후보군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 절차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 임원추천위원회 역할 보장과 관련해서는 지주별로 은행에 자회사 CEO 후보군 정보제공, 교류 기회, 인터뷰 참석, 추천ㆍ의견 제출권 부여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은행지주·은행이사회 '역량진단표' 세부사항도 구체화 필요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 확보와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은행지주와 은행이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있지만 이를 이사회 역할로 명확하게 규정하는 등 문서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범관행에 따르면 이사회는 집단적으로 은행규모, 복잡성, 리스크 프로파일에 상응하는 집합적 정합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집합적 정합성 판단기준을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점검ㆍ검토해 미흡 사항 발생 시 대응책을 수립하는 것을 이사회 책임으로 명문화해야 한다.

모든 은행지주와 은행이 도입할 예정인 '역량진단표(Board Skill Matrix)' 역시 형식적인 작성이 아닌 실질적 활용을 위해서는 작성·관리기준, 활용방안 등 세부사항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역량진단표는 이사회 구성원의 전문성, 능력, 경험, 자질뿐만 아니라 성별, 연령, 사회적 배경 등 다양성 정보를 표나 그림 등으로 도식화하여 이사회 구성이 적절한지 평가하는 수단이다. 아울러 '임기차등부여' 등 적정 임기정책을 포함하는 장단기 이사회 승계계획을 마련해 완료한 곳은 3개 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사회와 사외이사 평가체계와 관련해서는 은행별로 정량지표 확대, 설문지 등의 평가항목 다양화, 평가주체(자기ㆍ동료ㆍ임직원)별 비중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모든 은행지주와 은행은 평가절차, 평가체계 적정성 점검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며, 일부는 외부전문기관 활용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일부 은행이 평가결과 나타난 미흡 점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 이행여부 점검절차 등을 규정화하지 않고 있어 환류 기능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국장은 "금융감독원은 은행별 보완 필요사항 등을 논의해 개선토록 하는 등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한 이사회의 적극적 관심과 노력을 당부할 예정"이라면서 "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감독ㆍ검사업무 수행 시 모범관행을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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