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 "수원에 있어 행복했다" 염기훈 사퇴 발표 '수원 레전드의 씁쓸한 마지막'

김희준 기자 2024. 5. 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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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 수원삼성 감독이 물러난다.

염 감독은 올해 1월 정식 감독으로 취임해 수원 승격을 위해 노력했고, 4월에는 리그 5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순항하는 듯했으나 5월 들어 5연패를 당하며 속절없이 무너져내렸다.

팬들은 염 감독의 사퇴 소식에 마지막으로 염 감독의 응원가를 부르며 수원 전설을 위한 최선의 예우를 해줬다.

아울러 수원 전설로 마지막까지 고생한 염 감독에게 위로의 언사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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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 전 수원삼성 감독(왼쪽)과 박경훈 수원삼성 단장.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염기훈 수원삼성 감독이 물러난다.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15라운드를 치른 수원이 서울이랜드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수원은 이로써 중위권 순위도 위협받게 됐다.


이후 염 감독은 주차장 입구를 둘러싼 팬들을 박경훈 단장과 함께 찾아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운을 뗀 뒤 현 시간 부로 수원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승리의 신이 수원을 외면했다. 수원은 전반 42분 뮬리치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골대만 세 번 맞추는 등 좀처럼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반면 이랜드는 후반 40분 이동률의 크로스가 우연찮게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 동점골을 만들었고, 후반 추가시간 연달아 2골을 더 실점하며 무너져내렸다. 김도균 이랜드 감독도 경기 후 자신에게 운이 더 따랐다고 자평할 정도였다.


염기훈 전 수원삼성 감독. 서형권 기자

경기 후 수원 팬들은 "염기훈 나가!"를 외치며 염 감독에게 분노했다. 염 감독은 올해 1월 정식 감독으로 취임해 수원 승격을 위해 노력했고, 4월에는 리그 5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순항하는 듯했으나 5월 들어 5연패를 당하며 속절없이 무너져내렸다. 해당 기간 단순히 결과뿐 아니라 경기력 측면에서도 득점하지 못하고 역습 한 방에 실점하는 패턴이 반복되며 많은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수원 팬들은 수원 팀 버스가 나가는 주차장 입구를 둘러싸고 다시 한 번 버스 막기를 시작했다. 5연패를 당하며 승격이 불투명해졌고, 이날 경기력과 별개로 결과를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경기 종료 후 약 1시간 30분 뒤에 염 감독은 박 단장과 함께 주차장 위로 올라왔다. 염 감독은 "경기 끝나고 단장님께 찾아가서 '제가 떠나는 게 맞다'고 말씀드렸다"며 "제가 2010년에 와서 팬들에게 많은 사랑도 받고, 질타도 받았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이 떠나도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을 해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이어 "정말 오랫동안 수원에 있었다. 울기도 많이 울었고, 웃기도 많이 웃었는데 마지막에 이런 모습을 보여 죄송스럽다"며 "그동안 정말 감사했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수원에 있으면서 행복했다. 다시 또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에 목소리에 울음기가 담긴 염 감독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뒤돌아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팬들은 염 감독의 사퇴 소식에 마지막으로 염 감독의 응원가를 부르며 수원 전설을 위한 최선의 예우를 해줬다.


박 단장은 염 감독이 사퇴 의사를 전한 건 경기가 끝난 뒤였다고 말하며, 조속히 부산전 대비와 함께 구단 철학에 맞는 감독을 선임해 수원이 다시금 승격에 도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수원 전설로 마지막까지 고생한 염 감독에게 위로의 언사도 남겼다.


염기훈 전 수원삼성 감독. 서형권 기자

[염기훈 감독 사퇴 전문]


일단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경기 끝나고 단장님께 찾아가서 '제가 떠나는 게 맞다'고 말씀드렸다. 제가 2010년에 와서 팬들에게 많은 사랑도 받고, 질타도 받았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저에 대한 마음을 충분히 알아서 더 마음이 아프다. 저보다는 선수들에게 더 큰 응원을 지금처럼 해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오랫동안 수원에 있었다. 울기도 많이 울었고, 웃기도 많이 웃었는데 마지막에 이런 모습을 보여 죄송스럽다. 항상 저도 뒤에서 팬들을 응원하고 수원을 응원하고 선수들을 응원하겠다. 이렇게 인사드려 죄송하다. 웃으면서 떠날 수 있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도 죄송스럽다. 이제는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떠난다고 말씀드렸다. 팬들도 운동장 오셔서 선수들에게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수원에 있으면서 행복했다. 다시 또 인사드리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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