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시대, 인플루언서의 인기와 몰락 [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데스크 2024. 5. 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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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4는 미국의 중소 영화제작 및 배급사로 독립영화계 떠오르는 신흥강자다.

글로벌 투자회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에서 투자금을 받아 시작한 A24는 감독에게 전권을 주며 여러 신인 감독을 발굴하고 다양한 장르 영화를 배급했다.

특히 영화 '미드소마' '유전' '미나리'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페스트 라이브즈' 등 특유의 하위 문화적 감수성이 묻어 나는 드라마성 작품들과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재기발랄한 영화를 배급하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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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림 시나리오’

A24는 미국의 중소 영화제작 및 배급사로 독립영화계 떠오르는 신흥강자다. 글로벌 투자회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에서 투자금을 받아 시작한 A24는 감독에게 전권을 주며 여러 신인 감독을 발굴하고 다양한 장르 영화를 배급했다. 특히 영화 ‘미드소마’ ‘유전’ ‘미나리’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페스트 라이브즈’ 등 특유의 하위 문화적 감수성이 묻어 나는 드라마성 작품들과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재기발랄한 영화를 배급하는 게 특징이다. 개봉을 앞둔 영화 ‘드림 시나리오’는 천재 감독으로 불리는 아리 에스터가 참여해 기상천외한 해프닝을 담은 코미디 작품이다.

소심하고 한심하고 너무 평범해서 어디에서나 존재감 없던 대학교수 폴(니콜라스 케이지 분)은 어느 날부터 모든 사람들의 꿈에 무작위로 등장하게 되면서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된다. 수강생도 별로 없었던 강의실에는 학생들이 몰려들고 뉴스 인터뷰 요청과 광고 모델 제의까지 쇄도한다. 폴은 꿈을 통해 얻게 된 유명세 덕분에 모두가 찾는 인플루언서가 되지만, 어느 순간부터 폴이 등장하는 모든 꿈이 악몽으로 바뀌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뒤집힌다. 대학교수였던 그의 생계가 위태로워지는 것은 물론 가족에까지 피해를 주게 되자 그는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영화는 SNS를 통해 유명해지는 현시대를 유쾌하게 비꼰다. 평범한 폴은 처음에는 딸과 전 여자친구 그리고 동료의 아내에게만 등장하더니 급기야 모든 세상 사람들 꿈에 나타난다. 모두가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은 모두의 SNS 피드에 같은 사람과 같은 영상으로 도배 되는 요즘의 모습과 닮았다.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존재감이 부각된 폴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꿈속에서 악당으로 등장하면서 흉악범으로 낙인찍히면서 SNS에서 팔로우를 무더기로 취소하는 이른바 ‘캔슬 컬처’ 현상까지 일어난다. 영화는 현대 사회 소셜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하루아침에 유명해지고 또한 인기를 잃게 되는 과정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이익 창출의 목표만을 추구하는 기업의 탐욕도 보여준다. 세계적인 스타가 된 평범한 교수 폴은 온라인상에서 바이러스와 같이 확산되는 바이럴 마케팅의 인재로 손꼽힌다. 생전 처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폴은 명성을 이용해 책을 내보려고 하지만 대중은 관심이 없다. 눈치 빠른 기업의 마케팅 부서는 지루하고 볼품없는 대학교수 폴을 세상에서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포장해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 영화는 기업윤리나 도덕보다 시류에 편승해 이익만 내려는 기업의 태도를 비판한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 변신 또한 새롭다. 연기자는 대학교수나 흉악범 등 어떤 역할도 소화해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가 연기하는 폴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특별한 상황을 만나면서 대응하고 변해가는 모습에서, 때로는 어눌하고 안쓰럽고 측은하기까지 한 케이지의 연기 변신을 볼 수 있다. 꿈과 현실을 오가며 짠하고 웃픈, 때론 섬뜩하기까지 한 그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은 관객들의 볼거리다.

SNS와 유튜브는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플루언서가 등장하면서 유튜버를 포함해 새로운 직업들이 나타났으며 바이럴 마켓팅 등 기업의 마켓팅 전략 또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인기의 부침 또한 심하다. 이번 개통령의 경우와 같이 순식간에 명성이 사라지고 부정적인 면만 확산될 수 있다. 영화 ‘드림 시나리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유명세를 얻고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현시대를 신랄하게 풍자해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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