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서 스냅 찍을래" 중화권 MZ, 한복 입고 몰려든 곳

최충일 2024. 5.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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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한류→제주도 관광까지


지난 21일 낮 12시 제주시 삼도2동 제주목 관아를 찾은 중화권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1일 낮 12시 제주시 삼도2동 제주목 관아. 한복을 입은 20~30대 중화권 관광객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제주도청 격인 제주목 관아 건물이 있다. 1434년 화재로 불타 없어진 일부 관아시설을 2002년 12월 복원했다.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던 캐시(28·베이징)는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주도나 한복 사진을 자주 올린다”며 “나도 한복을 입은 멋진 사진 촬영을 위해 전문 사진사까지 고용했다”고 설명했다.

중국·대만·싱가포르·홍콩 MZ 북적


21일 낮 12시 제주시 삼도2동 제주목 관아를 찾은 한 중화권 관광객이 전문사진사를 고용해 한복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목 관아’가 외국인에게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제주목 관아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은 1만7822명으로 전년 동기 4799명 대비 3.7배 증가했다. 이 중 중국·대만·싱가포르 등 중화권 관광객이 1만3520명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외국인 관광객은 중화권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세대다. 이런 인기에 제주도는 5월부터 10월까지 제주목 관아를 야간에 무료로 개장한다. 야간 개장 기간에 각종 공연을 열고 전통공예 체험 행사도 주 1회 운영한다.

인근 한복 대여점도 호황이다. 한복점이지만 중국어 간판을 달고 중국인 직원을 채용했다. 한복 대여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평일 30~40명, 주말엔 하루 70~80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복을 빌려 간다”며 “대부분 20~30대인데, 일부는 메이크업 전문가나 사진사와 함께 찾는 추세”라고 했다.


중화권 MZ “틀에 박힌 것 탈피”


지난해 11월 13일 제주시 제주목 관아 인근의 한 한복 대여점에서 중화권 관광객이 사진촬영을 위한 한복을 고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목 관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은 최근 외국인 제주관광 유형이 단체여행에서 개별여행으로 바뀌면서 제주목 관아가 한복체험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시대 관아 터인 제주목 관아에 남아있는 고풍스러운 옛 건물인 연희각(목사 집무실), 망경루와 감귤정원 등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최근 서울 경복궁처럼 한복사진 촬영 명소로 부상했다. 제주도는 한복을 입고 제주목 관아를 방문하는 관람객이 과거 제주목사가 쓰던 연희각과 귤림당에서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포토존을 조성했다.

개별관광 선호현상은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제주관광공사는 2021년 10월 12일부터 26일까지 15일간 중국 SNS 웨이보와 설문조사 플랫폼 원줸싱을 통해 중국인 1만1025명을 대상으로 중화권 여행 트렌드 설문조사를 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됐을 때 여행방식’을 묻는 말에 ‘자유여행’(41.7%) 선호도가 ‘단체여행’(39.6%)보다 높게 나왔다. 전문가들은 MZ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SNS에서 조사된 결과인 만큼 젊은 층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SNS 확인 후 자유롭게 움직인다”


21일 낮 12시 제주시 삼도2동 제주목 관아를 찾은 중화권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대만에서 온 이팅(25·타이중)은 “여자친구와 첫 제주 여행은 단체여행이 아닌 개별여행으로 선택했다”며 “대만의 젊은 층 대부분이 일정이 짜인 단체관광보다, SNS 등을 참조해 카페나 자연 명소 등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여행 방식을 선호한다”고 했다.

한편 올해 3월 말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대만·홍콩·싱가포르 등 중화권 관광객은 33만10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337명보다 16.2배 급증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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