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비서가 말 바꾼 이유는?…"金 보호하려는 위증 전략" [법조계에 물어보니 411]

이태준 2024. 5. 25.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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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검찰, 배씨 증언 위증이라는 것 입증할 수 있는 진술 받아내야"
"진술 번복 이면에 김혜경 지시 있었다면…金, 위증 교사죄로 처벌가능성"
"검찰, 배씨 위증 죄질 중하다고 판단하면 구속영장 재청구할 가능성도 존재"
"김혜경, 재판 끝날 때까지 '법인카드 사적 유용, 고의 없었다'고 주장할 것"
지난달 22일 수원지법에 출석하는 김혜경 씨 ⓒ연합뉴스

2022년 대선 당내 경선 관련 식사 제공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 재판에서 김씨의 사적 수행비서로 알려진 경기도 전 사무관 배모씨가 "법인카드로 결제한 음식을 배달하면 김씨가 현금을 줬다"고 했다. 배씨는 수사기관에 "김씨가 음식값을 보전해준 적 없다"고 했는데, 법정에서 말을 바꾼 것이다.

법조계에선 배씨의 진술 번복이 김씨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위증전략이라며 검찰에서 배씨의 증언이 위증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진술을 얻어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배씨의 진술 번복 이면에 김씨의 지시가 있었다면 김씨가 위증 교사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고, 검찰이 배씨의 위증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하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22일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6차 공판에서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식사비 관련해 피고인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식대 결제는 본인이 판단해 결정한 일이라고 증언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배우자의 대선과 관련해 국회의원 배우자들을 만나는 자리인데 식사비 결제를 참석자들에게 알려주는 게 상식 아닌가. 그런데도 아무런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거냐"고 물었고 배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배씨의 진술 번복은 김씨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위증으로 보인다. 정치인과 관련된 사건에서는 피고인, 참고인 등 관련자들이 입장을 번복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배씨처럼 정치인의 부하 직원들은 업계를 떠나지 않는 이상 처벌을 감수하더라도 끝까지 충성하는 편이다. 최악의 경우 배씨가 위증죄로 실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안 변호사는 "의도가 보이는 위증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형량을 더 높이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는 수사기관과 사법부를 농락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며 "물론, 재판부에서는 이같은 요소들까지 고려해 판결할 것이다. 검찰에서도 추가로 증언할 다른 증인들로부터 배씨의 증언이 위증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진술을 얻어내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가 지난 2월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소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윌)는 "배씨에 대한 증언 변경을 김씨가 했다는 정황이 드러난다면, 김씨도 위증 교사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공판을 진행하는 중에도 추가 범죄를 인지한다면, 검찰이 수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검찰에선 법정에서 입장을 뒤집는 것을 매우 괘씸하게 생각하는 편이기에 위증 요소를 고려해 구형할 것이다. 배씨가 추후 사죄하더라도, 사법부 역시 관용해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배씨의 위증은 죄질 측면에서도 중한 편에 속하기에 구속영장이 재청구될 수도 있다. 그는 김씨가 본인을 지켜줄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정치인들이 주변인들을 지켜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배씨 본인이 죄를 다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또, 혹시 모를 신변의 변화에 대비해 법원과 검찰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형사 범죄가 기본적으로 성립하려면 고의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래서 김씨가 '법인카드를 유용하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해버리면 범죄 구성 요건이 안되기에 무죄 호소 전략으로 가는 것"이라며 "재판이 끝날 때까지 이 전략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지난 22일 공판에서 배씨와 김씨가 법정에서 처음 대면했는데, 배씨로부터 솔직한 증언을 얻기 위해서라도 김씨를 퇴거 조치했어야 했다. 상하 관계에 있는 관계자들은 상사의 눈치를 보기에 한 공간에 있으면 진실된 진술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며 "또, 이 사건 공익 제보자가 김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관련된 내용이 담긴 녹취를 7개월간 했는데, 전문 증거로서 인정된다면 이 사건의 핵심 실마리가 될 것이다. 다만, 녹취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본인이 아니라고 부인한다면 증거로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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