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이승기 "권진영, 돈 얘기하면 화내…나쁜 사람으로 몰았다"
법정에 선 가수 이승기가 "데뷔 때부터 권진영 후크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돈 문제를 언급하면 매우 화를 내며 나를 돈만 밝히는 나쁜 사람으로 몰아붙였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낭독했다.
이승기는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 심리로 열린 채무부존재확인소송 2차 변론기일에 참석했다. 이는 후크 측이 이승기를 상대로 미지급한 수익금이 없다는 것을 확인받기 위해 제기한 소송이다.
이 자리에서 이승기는 "권 대표가 데뷔 때부터 출연료나 계약금같이 돈에 관련된 얘기를 하는 것을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했다"며 "돈 문제를 언급하면 매우 화를 내면서 저를 돈만 밝히는 나쁜 사람으로 몰아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우연한 기회에 음원료에 대한 정산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권 대표에게 물어보자 '너는 마이너스 가수다, 가수 활동은 그냥 팬 서비스라고 생각하라'고 했다"며 "2022년 내가 20년간 음원료를 한 푼도 정산받지 못했다는 것이 공론화되자 그제야 권 대표가 일방적으로 48억원가량을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믿었던 회사와 권 대표가 오랜 시간 동안 날 속여왔다는 것에 대해 큰 배신감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처럼 어린 나이에 기획사에 들어가 연예인을 시작한 많은 사람이 나와 비슷한 입장일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고 나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큰 용기를 냈다. 이 사건을 통해 더 이상 나와 같이 어린 나이에 데뷔한 후배 연예인들이 비슷한 불이익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승기는 앞으로 돌려받을 미정산금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승기는 후크에서 받은 54억 중 소송 비용 등을 제외한 수십억원을 어린이병원 등에 기부했다.
한편 소속사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14조에 따라 소속 연예인별 회계장부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 후크 측은 이날 재판에서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에 재판부는 2004년부터 이승기와 관련된 모든 정산 자료를 USB 담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다음 변론 기일은 오는 7월 19일로 예정됐다.
앞서 이승기는 데뷔 후 18년간 음원료 정산을 받지 못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후크 측은 미지급한 정산료와 지연이자 명목으로 54억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며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이승기 측은 후크 측과 정산에 대해 합의한 적 없고, 실제 정산금과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권 대표 등 후크 측과 관계자들에 대해 업무상횡령·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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