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은 진화 중… 성욕 감퇴 부작용 없고 월 1회 주사하는 약 개발한다

이금숙 기자 2024. 5. 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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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 ‘JW0061’ 남녀 모두 사용 가능
종근당 ‘CKD-843’, 대웅제약 ‘IVL3001’ 장기지속형 주사제
JW중외제약의 ‘JW0061’, 종근당의 ‘CKD-843’, 대웅제약의 ‘IVL3001’ 등 새로운 탈모약 후보 물질들이 현재 개발 단계에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현재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탈모 치료제 성분은 총 3가지다. 이는 각각 남성용 경구 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그리고 여성·노인용 도포제인 ‘미녹시딜’이다. 이 치료제들의 뒤를 이어, 현재 제약계에서는 여러 후보 물질들이 임상 중에 있다. JW중외제약은 남녀 탈모 환자 모두에게 쓸 수 있는 Wnt 표적 치료제 후보 물질 ‘JW0061’을 개발 중에 있다. 종근당은 후보물질 ‘CKD-843’을 활용해 기존 경구용 치료제에서 월 1회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의 제형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 대웅제약은 장기지속형 주사제 후보물질 ‘IVL3001’을 개발 중에 있으며,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주’를 탈모 치료제로 연구하고 있다. 신약 후보 모두 아직 임상 전 단계지만, 탈모 신약이 국내 허가를 받고 시장에 진입한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기존 치료제, 부작용·효과 등 단점 꾸준히 지적돼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원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다. 하지만 이를 저용량으로 복용할 경우 남성 호르몬 과발현을 억제해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부수적인 효능이 인정돼 탈모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과발현에 의해 발생하는 탈모로, 남성 탈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형이다. 피나스테리드는 MSD에서 ‘프로페시아’라는 제품명으로, 두타스테리드는 GSK에서 ‘아보다트’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한편 미녹시딜은 원래 고혈압 약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으나, 부작용 중 다모증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탈모 치료제로 추가 승인됐다. 주로 여성과 노인에게 1차 치료제로 처방되는 도포제다. 두피에 발라 혈관을 확장해 두피에 혈류를 더 많이 공급하면서 모발이 자라도록 돕는 기전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약품의 ‘마이녹실’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다만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기전 상 성욕 감퇴, 발기부전 등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며, 임산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이 약을 만질 경우 남성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용 치료제인 만큼 복용 상의 불편함이 있어 복약순응도가 낮아진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또 미녹시딜의 경우 탈모 억제의 효과가 약한 경우가 많아 경구용 일반의약품(판시딜, 마이녹실S 캡슐 등)을 보조요법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새 기전 신약 후보 물질 등장… 장기지속형 주사제도 연구 중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기존 약물의 부작용을 일부 극복하거나 ▲전혀 다른 새로운 기전을 가진 탈모 신약 후보 물질들이 현재 개발 단계에 있다. JW중외제약의 ‘JW0061’, 종근당의 ‘CKD-843’, 그리고 대웅제약의 ‘IVL3001’이 대표적이다.

JW중외제약의 JW0061은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기전을 가진 완전신약(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JW0061은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한다. Wnt 신호전달경로는 피부 발달과 모낭 형성, 피부 줄기세포의 모낭 분화에 기여하며, 모유두 세포(모발의 성장과 유지를 조절하는 세포) 증식에도 관여한다.

JW0061은 최근 인간 피부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 연구에서 표준 치료제 대비 모낭 생성과 모발 성장에서의 우위성이 확인됐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모든 것을 최초로 규명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은 있지만, 신약 개발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위탁 연구, 미국 핵심 대학 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모두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종근당의 CKD-843과 대웅제약의 IVL3001은 기존의 경구용 남성 탈모 치료제를 장기지속형 주사 제형으로 제형 변화를 시도 중인 개량신약 후보 물질이다. 경구용 치료제를 매일 먹는 대신 치료 간격을 월 1회로 늘려 탈모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다. 제약사들은 자사 기술을 활용해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효과가 최대한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진통제의 경우에도 서방정처럼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약물이 있듯이, 장기지속형 주사제에도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머물고 작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다만 두 후보 물질은 완전신약이 아니라 제형 변화이기 때문에, 발기부전이나 성욕 감퇴와 같은 부작용은 경구용 치료제와 동일하다.

한편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주’도 탈모 치료제로 연구 중이다. 2013년 나보타를 미간 주름 등 미용 목적으로 상품화하고, 적응증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탈모에 적용했을 때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발견해 현재 개발 단계에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나보타를 두피에 사용할 경우 모낭세포에서 탈모를 일으키는 물질인 TGF-β1의 분비를 억제해 모발의 짧아진 성장기의 회복을 도울 수 있게 된다.

◇허가 시 여성 탈모 환자 선택지 높아져, 안전성 우위 예상
우선 JW중외제약의 JW0061이 국내 허가를 받을 경우, 남성에 비해 탈모 치료제 선택지가 부족한 여성 탈모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다. 여성 탈모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남성 호르몬과 거리가 먼 새로운 기전을 통해 여성 탈모 환자들도 사용할 수 있는 신약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 제약사의 입장이다.

또 장기지속형 주사제들은 안전성 면에서 경구제에 비해 우월성을 갖는다. 물론 주사제가 경구제와 달리 성인 남성 탈모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발기부전, 성욕 감퇴 등의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신 주사제형은 경구 치료제와 달리 여성이 탈모약에 접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주사제들의 한계점이었던 약물의 초기 과다 방출 현상을 개선해 혈중 약물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편의성 면에서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투약 횟수를 줄여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구용 치료제의 경우 매일 복용해야 하지만, 주사제의 경우 월 1회만 맞으면 된다는 것이 제약사들의 설명이다.

◇젊은 층 탈모 환자 증가… 해외 수출 계획도
한편 제약계는 국내·해외 탈모 치료제 시장의 미래를 모두 밝게 전망하고 있다. 이는 국가를 불문하고 사회적 활동이 많은 젊은 층에서 탈모 환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젊은 탈모 환자들은 대체로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만큼, 탈모를 빨리 해결해야 할 하나의 ‘질병’으로 판단해 탈모 치료제 처방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뷰 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21년 1034억원 규모에서 2028년 1928억원 수준까지 약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20년 약 8조원에서 2028년에는 19조원까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제약사들은 탈모 신약 후보물질들이 정식 허가를 받게 된다면 국내 출시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JW0061은 처음부터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한 약”이라며 “아직 임상 전 단계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말할 순 없지만, 향후 기술 이전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중국, 브라질, 미국 등 탈모 시장 규모가 큰 국가를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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