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철거된 부산 터널 위 '꾀.끼.깡.꼴.끈', 사건의 전말

임병도 2024. 5. 2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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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연터널 위에 '꾀.끼.깡.꼴.끈'이라는 이상한 문구가 설치돼 논란입니다.

읽기도 어려운 이 문구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 21일 네이버 지식인에 "부산 도시고속 대연터널 위에 꾀끼깡꼴끈이란 간판있던데 이게 뭐죠?"라는 글이 올라온 뒤부터입니다.

논란이 일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입장문을 내고 "안전이 중요시되는 고속도로 터널 위에 저런(꾀.끼.깡.꼴.끈) 문구를 설치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라며 "사전에 보고받지 못해 막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즉각 시정조치할 것을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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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시장이 시무식 때 강조한 내용... 시설공단 이사장은 박형준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출신

[임병도 기자]

[기사보강 : 24일 오후 3시 27분]
 
 부산 대연터널 위에 설치된 ‘꾀끼깡꼴끈’ 문구
ⓒ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부산 대연터널 위에 '꾀.끼.깡.꼴.끈'이라는 이상한 문구가 설치돼 논란입니다.

읽기도 어려운 이 문구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 21일 네이버 지식인에 "부산 도시고속 대연터널 위에 꾀끼깡꼴끈이란 간판있던데 이게 뭐죠?"라는 글이 올라온 뒤부터입니다. 누리꾼들도 관련 질문을 읽고 신기하다며 검색하기 시작했고, 결국 박형준 부산시장의 유튜브 채널인 '박형준의 생각TV'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꾀.끼.깡.꼴.끈'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월 2일 시무식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5가지 덕목이라며 "공적 선의를 가진 존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꾀(지혜), 끼(에너지·탤런트), 깡(용기), 꼴(디자인), 끈(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과 일치합니다.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뭔가 대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줄 알았는데 부산시장이 시무식에서 언급한 내용이라니 허탈하다", "부산시 공무원들만 알고 있을 내용을 왜 예산을 들여 터널 위에 설치했느냐", "부산시설공단의 용비어천가"라는 등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논란이 일자 부산시설공단 측은 디자인경영위원회 회의에서 노후 시설물을 중심으로 감동 문구를 설치해 미관을 개선하자는 아이디어에 따라 문구를 설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노조도 반대했던 낙하산 인사... 이성림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소개 페이지
ⓒ 부산시설공단 홈페이지 갈무리
 
논란이 된 '꾀.끼.깡.꼴.끈' 문구를 설치한 부산시설공단의 이성림 이사장이 부임할  당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부산 경남의 대표적인 민영방송인 KNN 대표 출신인 그는 2022년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박형준 부산시장이 이성림 이사장을 내정하자 부산시설공단 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반발했습니다. 왜냐하면 시설관리에 대한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기자 출신 전임 이사장(이해성)이 직장 갑질과 성희롱 의혹으로 해임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공단 노조는 "전 기자 출신인 전임 이사장은 아직도 부산시장을 상대로 해임에 대한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등 직원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일말의 미안함과 반성의 기미조차 없다"라며 "그런데도 또다시 방송사 출신을 이사장으로 내정하는 것은 인사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시에 조합원들의 바람과 염원을 담아 검증된 시설관리 전문가를 이사장으로 임명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미 내정된 낙하산 인사를 단행해 또다시 공단의 기강을 흔들려 하고 있다"면서 "이번 인사는 공단 조합원들의 염원은 무시한 어이없는 보은 인사"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결국 사흘 만에 철거 

부산시설공단은 "꾀·끼·깡·꼴·끈 문구는 주철환 작가 책에서 나온 것"이라며 "부산시에서 지시해 설치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꾀.끼.깡.꼴.끈이라는 부산시장과 부산시 공무원들만 알만한 내용을 수백 만원의 예산을 들여서 설치한 것이 도시 품격의 업그레이드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논란이 일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입장문을 내고 "안전이 중요시되는 고속도로 터널 위에 저런(꾀.끼.깡.꼴.끈) 문구를 설치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라며 "사전에 보고받지 못해 막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즉각 시정조치할 것을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당 시설물이 운전자의 관심을 끌어 자칫 사고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사흘만에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이낸셜뉴스>는 24일 오후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 도로시설팀은 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입구 위에 설치된 간판을 지난 23일 철거하기로 결정, 이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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